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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유엔 인권이사회 왜 보이콧했나…중과부적에 ‘판깨기’

北, 유엔 인권이사회 왜 보이콧했나…중과부적에 ‘판깨기’

입력 2016-03-02 10:40
업데이트 2016-03-0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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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유엔 대북결의안 채택 앞두고 강경대응 천명” 분석도

북한이 유엔 인권이사회에 대해 ‘보이콧’이라는 예상 외의 강경카드를 꺼내 든 이유는 무엇일까.

북한 리수용 외무상은 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기 연설에서 “북한의 인권문제를 개별화해 정치적으로 공격하고 압력을 가하는 회의들에 더는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국제사회가 있지도 않은 북한의 인권 문제를 이슈화해 자신들을 헐뜯고 모함하고 있기 때문에 판을 깰 수밖에 없다는 게 리 외무상의 주장이다.

인권문제에 대한 북한의 이와 같은 입장은 북한이 그간 관영매체를 통해 주장해온 논리와 맥락을 같이 한다.

북한은 그동안 자국 내에 인권문제는 존재하지 않으며, 적대세력들이 체제 전복을 위해 조작한 것이라는 주장을 펼쳐왔다.

그러면서 북한은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이 오히려 ‘인권의 불모국’이라며 역공을 퍼부어왔다.

리 외무상이 연설에서 “북한에는 미국처럼 총기류를 제 마음대로 휘둘러 한해에 1만 3천여 명의 생명을 앗아가는 일이 없다”, “일본처럼 2차대전 당시 수백만의 무고한 사람을 학살한 인권유린행위가 없다” 등의 발언을 한 것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또 열악한 북한의 인권 상황을 증언하는 북한이탈주민에 대해서는 해당 탈북민의 가족과 지인 등을 동원해 ‘인간 쓰레기’로 매도해 증언의 진정성에 흠집을 내는 것이 북한의 상투적인 수법이다.

북한의 대남 선전용 매체인 우리민족끼리가 지난 2014년 국내 거주 탈북민 7명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조국과 인민 앞에 죄를 짓고 부모처자와 고향사람들마저 배반하고 남조선으로 도망간 인간쓰레기 탈북자들”이라고 비난한 것이 대표적이다.

리 외무상은 회의 참석 전 이런 논리들을 앞세워 국제사회의 파상공세를 정면돌파하겠다는 노림수를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예상 밖으로 ‘중과부적(衆寡不敵)’임을 깨닫게 되자 방향을 선회한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2일 인권이사회 기조연설에서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의 인권 침해 문제를 중점적으로 제기해 국제사회의 대북 공세에 힘을 보탤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3일 0시로 예정된 북한의 4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 차원의 대북 결의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표결이 북한의 태도 변화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는 북한 전문가의 분석도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을 앞두고 북한이 국제사회에 대한 강경대응 입장을 천명한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국회에서 북한인권법이 통과될 경우에도 북한은 강하게 반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그동안 미국 등의 인권문제 제기에 주로 맞대응해왔다”며 “이번에는 유럽연합(EU)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한꺼번에 반기를 든 셈이어서 주목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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