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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꼭 돼야 할텐테”…한적, 이산가족 상봉자 5배수 추첨

“이번에는 꼭 돼야 할텐테”…한적, 이산가족 상봉자 5배수 추첨

입력 2015-09-09 13:49
업데이트 2015-09-0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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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 인선위, 90세 이상 고령 50% 확대·직계가족 가중치 부여

“이번에는 꼭 되어야 할 텐데…”

대한적십자사(한적)의 이산가족 상봉 후보자 5배수 추첨 현장에 달려온 이창용(93) 할아버지는 9일 “상봉 행사 초기부터 신청했으나 번번이 떨어졌다”며 이렇게 말끝을 흐렸다.

이날 아침 일찍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서 부인과 함께 온 이 할아버지는 고향 주소가 평양 대동군 시종면 권지리 348번지라며 “지금도 고향 마을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이 할아버지는 “1951년 1·4 후퇴 때 혼자 남쪽으로 내려왔다”며 “평양 시내에서 30리쯤 되는 곳에 있는 큰 기와집이 우리 집이며 제법 잘 사는 편이었고, 근처에 넓은 자두밭이 있었다”고 기억했다.

그는 마을 이름이 ‘김쟁골’이라고 되뇌면서 북쪽에 두고 온 부인과 아들, 딸을 찾고 싶다고 했다.

서울 중량구에 사는 이종우(82) 할아버지는 “북에 있는 어머니와 여동생이 보고 싶다”고 가족 상봉에 대한 절절한 마음을 표했다.

황해도 벽성군 내성면 대산리가 고향이라는 이 할아버지는 “6·25 전쟁 당시 17살 때 아버지, 남동생과 함께 38선 넘어 연평도 앞 용매도를 거쳐 남쪽으로 내려왔는데, 당시 어머니와 여동생은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보살피느라 북쪽에 남아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그때 며칠 있으면 만날 줄 알았는데, 이렇게 가로막혀 65년이 지나서도 얼굴을 못 볼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지금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안타까워했다.

한적 5층 강당에서 열린 5배수 추첨 현장에는 이들을 포함한 이산가족 할아버지와 할머니 10여명이 추첨 과정을 지켜보면서 대상자에 꼭 포함되길 바라며 초조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이들 이산가족은 상봉 후보자 추첨에서 떨어져 쓸쓸히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한적은 인선위원회 선정 기준을 토대로 이산가족 신청자들 중 이달 8일까지 등록된 생존자 6만 6천여 명에 대해 무작위 컴퓨터 추첨을 해 1차 상봉 후보자 500명을 뽑았다.

이는 최종 선정 인원 100명의 5배수에 달한다.

김성주 한적 총재는 컴퓨터 추첨을 한 뒤 “10월 20일부터 시작되는 상봉 행사가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한적은 후보자 선정부터 최종 인원 선정까지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까운 시일내에 본격적으로 남북 적십자회담을 열기로 한 만큼 이제 일회성이 아닌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적은 적십자사 5층 회의실에서 ‘2015년 추석 계기 이산가족 대면상봉 대상자 선정 인선위원회’를 열어 상봉 대상자 선정 기준을 마련했다.

남북이 지난 7일과 8일 적십자 실무접촉을 통해 다음 달 20∼26일 금강산 면회소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열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인선위가 결정한 선정 기준에 따르면 연령별 분포 비율을 고려하되 90세 이상 고령자의 비율을 50%로 높여 지난해(35%)보다 더 많이 선정될 수 있도록 우선적으로 배려했다.

또 가족 관계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하기로 했으며, 부부, 부자 등 직계가족과 형제자매가 3촌 이상의 가족관계보다 더 많은 가중치를 둬 뽑기로 했다.

2차 후보자 250명은 본인의 상봉 의사를 확인하고 건강검진 결과를 반영해 선정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50명은 국군포로 등 특수 이산가족으로 분류해 별도로 선발하기로 했다.

최종 후보자 100명은 북측의 생사확인 명단을 토대로 가족관계에 따라 직계가족이 우선 선정되도록 할 방침이다.

인선위에는 강호권 위원장(한적 사무총장)을 비롯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 하무진 통일부 이산가족과장, 김성근 국제남북국 국장 , 이산가족·이북5도 단체 관계자 등 모두 8명이 참석했다.

한편 남북 양측은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생사확인 의뢰서를 오는 15일에, 생사확인 결과가 담긴 회보서를 다음 달 5일에, 최종 상봉 대상자 명단을 같은 달 8일에 각각 교환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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