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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위 ‘유승민 논란’에 野 공세, 與 쉬쉬, 靑 침묵

운영위 ‘유승민 논란’에 野 공세, 與 쉬쉬, 靑 침묵

입력 2015-07-03 17:52
업데이트 2015-07-0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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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기 “존경하는 위원장님” 인사말에 ‘유승민’ 생략해 눈길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유승민 정국’이 펼쳐진 가운데 3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는 유 원내대표가 받는 사퇴 압박과, 이를 촉발한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에 대한 논란으로 점철됐다.

여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당연한 권리’라고 평가하면서도 이에 따라 불거진 유 원내대표의 책임론과 그의 진퇴 문제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운영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대부분 이른바 ‘유승민 사단’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당청 갈등의 한복판에서 청와대와 당내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로부터 압박을 받는 유 원내대표의 곤혹스러운 처지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은 질의 횟수나 시간도 야당에 비해 훨씬 적었다. 질의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처, 청와대의 통상적인 운영 문제, 외교·경제 현안 위주였다.

김제식 의원이 “삼권분립의 취지에서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인 거부권 행사는 지극히 자연스럽다”고 언급하고, 김도읍 의원이 “현재의 국회법을 보면 체계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정도다.

특히 유 원내대표는 운영위원장 자격으로 “대통령에 대한 표현을 할 때 국회 차원에서 예의를 갖춰달라”고 당부하는 등 청와대 업무보고와 무관한 정치공세 성격의 질문에 제동을 거는 모습도 보였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국무회의에서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유 원내대표 등을 강하게 비판한 것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유 원내대표의 거취 논란으로 최고조에 달한 당청 갈등과 여권의 자중지란 상황을 파고든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강동원 의원은 “형식적으로는 국회법 개정안을 거부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국회를 거부한 유신의 부활”이라며 “(박 대통령이) 막말, 압박, 협박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다. 마치 용상에 앉아 대감들에게 호통치는 모습이었다”고 성토했다.

다른 의원들도 박 대통령이 제왕적 권력을 행사한다면서 “왕조시대”라는 표현을 쓰는가하면, 박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를 언급한 데 대해선 “국회를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또 이병기 비서실장과 현정택 정책조정수석비서관 등을 불러세워 당시 국무회의의 박 대통령 발언 원고가 어떤 과정을 거쳐 작성됐는지 따져 묻고, 초안 공개까지 요구했다.

관심을 모았던 이 실장 등 청와대 참모들은 유 원내대표의 거취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했다. 친박계가 국회법 개정안의 재의안이 본회의에 상정되는 오는 6일까지 지켜보기로 한 만큼, 불필요하게 논란을 키우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실장은 박 대통령이 유 원내대표 사퇴를 직접적으로 촉구했다는 데 대해선 “그런 언급을 하신 적이 없다”고 해명했고,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거부권 행사로 돌아왔으니) 국회에서 처리할 일”이라고 답했다.

다만, 지난 25일 국무회의 발언은 대통령으로서 자신의 견해를 밝힌 것이며, 이는 “국민 삶을 생각하고 국민 중심의 정치가 돼야 한다는 대통령 나름의 절절한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발언으로 드러난 청와대의 기류에 변화가 없다는 뜻이다. 회의 의사봉을 잡은 유 원내대표를 직접적으로 겨냥하진 않았지만, 유 원내대표와 함께 갈 수 없다는 기존의 입장 역시 달라지지 않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이 실장은 이날 회의 인사말에서 예전과 달리 “존경하는 위원장님”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유승민’이라는 이름을 생략한 것이다. 지난 5월1일 운영위에선 “존경하는 유승민 위원장님”이라고 불렀고, 김기춘 전 비서실장도 1월9일 운영위에서 “존경하는 이완구 위원장님”이라고 불렀다.

이날 오전에 미리 배포된 이 실장의 인사말 자료에 ‘존경하는 위원장님’이라고 적혀 있었으며, 이 실장은 이 자료를 그대로 읽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인사말 원고를 작성했을 당시 유 원내대표가 일찌감치 사퇴할 것이라는 예상을 했던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이 실장은 이와 관련한 정의당 정진후 의원의 지적에 자신도 몰랐던 듯 “아, 그랬나요”라며 “제가 잘 몰라서…”라고 답변했다.

이 실장은 회의 종료 직후 유 원내대표의 제안으로 운영위원장실에서 약 10분간 함께 차를 마신 뒤 국회를 떠났다. 회의 시작 전에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잠시 차를 마시면서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그냥 인사만 했다”며 유 원내대표 거취 문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지금부터 입이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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