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봉봉투’ 속 인수위 인선…또 ‘깜짝인사’

‘밀봉봉투’ 속 인수위 인선…또 ‘깜짝인사’

입력 2012-12-27 00:00
업데이트 2012-12-27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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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통보안’ 朴당선인 인사 원칙 또 지켜져하마평 없던 김용준 前헌재소장 인수위원장에 발탁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1차 인선안이 발표된 27일 오후 2시 여의도 새누리당사.

기자실에 들어선 윤창중 수석대변인은 단상에 오르자마자 스카치테이프로 밀봉된 서류봉투를 열고 인선 내용이 담긴 A4지 3장을 꺼냈다.

먼저 인선 범위가 인수위원장과 부위원장, 국민대통합위, 청년특위로 한정돼 있다고 전한 윤 대변인은 인수위원장에 대선캠프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이 임명됐다고 발표를 시작했다.

이날 발표된 인사는 총 14명. 밀봉된 봉투에서 나온 종이에는 이들의 이름과 직책, 현직 및 주요경력, 인선배경 설명까지 빼곡히 적혀 있었고 윤 대변인은 이를 또박또박 읽어나갔다.

모든 내용이 박 당선인의 설명으로 윤 대변인은 당선인을 대신해 읽기만 한 것이었다.

박 당선인으로부터 직접 받은 인선 명단을 봉투에 넣어 밀봉해 가져와 발표장에 섰다고 설명한 윤 대변인은 “발표하기 전까지 명단을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인선이 지난 24일 당선인 비서실장과 대변인단이 발표될 때처럼 철저한 보안 속에 이뤄졌음을 강조한 것이다.

실제로 윤 대변인의 발표 전까지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카더라’ 수준의 하마평이 쏟아졌지만 정확한 인선 내용을 알아맞힌 이는 없었다.

발표 직전에 이르러서야 ‘발표를 들으면 누군지 금방 알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정도의 얘기만 흘러나왔을 뿐이다.

특히 당선인 대변인단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발표 시간조차 정확히 알지 못했다.

조윤선 대변인은 오전 9시13분 ‘오늘 인수위 일부 인선발표는 오전이 아니라 오후에 있을 예정입니다. 시간은 추후 공지하겠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취재진에 돌렸다.

정오가 가까운 오전 11시46분에야 오후 2시에 윤 대변인이 인수위 인선을 발표한다는 공지가 문자메시지로 전해졌다.

보안을 가장 중시하는 박 당선인의 인사 원칙이 이번에도 지켜진 것이다.

지난 24일 이뤄진 유일호 비서실장과 윤창중 수석대변인, 박선규ㆍ조윤선 대변인에 대한 인선에서도 보안은 철저했다.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박 당선인의 첫 인선이라는 점에서 취재진의 취재경쟁은 그야말로 뜨거웠다.

하지만 일부 취재원은 전화를 받자마자 “나는 모릅니다”라는 말부터 꺼냈고, 일부는 아예 전화를 받지 않은 채 자신은 모른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발표 당시에도 이날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기자회견장에 선 이정현 최고위원은 발표 20분 전에 당선인과 통화에서 발표 지시를 받았으며, 인사 대상자였던 박ㆍ조 대변인도 발표 직전에야 자신이 임명됐음을 전달받았다.

유일호 비서실장의 경우 좀더 일찍 임명 사실을 전달받았지만 발표 시점이 24일 오후 6시라는 것은 모른 채 강남의 자택에 있다가 직접 차를 몰고 부랴부랴 여의도로 넘어왔을 정도였다.

이러한 스타일은 그동안 박 당선인의 각종 인사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보안을 지켜야 특정 언론에 특종을 주지도 않지만 낙종을 시키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당 비상대책위원 인선이 하루 전날 특정 언론에 보도된 것을 놓고 그는 “촉새가 나불거려서...”라며 언짢아 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이후에도 올해 초 총선 공천심사위원, 대선 중앙선대위 인선까지 박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은 보안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것으로 굳어졌다.

언론의 예측을 비켜가는 ‘깜짝 인사’도 여전했다.

박 당선인이 국민대통합을 강조한 바 있어 언론들이 인수위원장은 탈영남 인사 중에서도 호남 인사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쳤고, 김용준 인수위원장은 캠프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냈는데도 그동안 하마평에 거의 오르지 않았다.

김 인수위원장의 출생지는 서울이며, 본적은 충남 부여이다.

청년특위 위원으로 박칼린 킥뮤지컬스튜디오 예술감독과 윤상규 네오위즈게임즈 대표이사, 이종식 채널A 기자 등을 임명한 것도 쉽게 예상하기 힘든 인사였다. 또 인수위에 청년특위를 따로 설치한다는 것도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이다.

다만 인수위 부위원장에 임명된 진 영 당 정책위의장의 경우 그동안 언론 보도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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