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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t 총선 ‘현수막 쓰레기’, 스타벅스 천장재·연료로 쓴다

1600t 총선 ‘현수막 쓰레기’, 스타벅스 천장재·연료로 쓴다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4-04-08 19:32
업데이트 2024-04-08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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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환경부, 폐현수막 지자체 지원사업… 첫 폐현수막 재활용 경진대회 추진

총선 전후 현수막 쓰레기 급증 예상
올해 1월 옥외광고물법 개정 영향
한 달 새 불법 현수막 1만 3000개
지방선거 1557t, 직전 총선 1739t
폐현수막 재활용해 스타벅스 마감재
백화점 진열대·공유우산 등 실사용
“환경오염 줄이고 지역 일자리 창출”
“고부가가치 자원 기술개발 적극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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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현수막. 연합뉴스
정당 현수막. 연합뉴스
4·10 총선 전후로 1600t에 달하는 ‘현수막 쓰레기’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가 폐현수막을 유명 커피매장의 마감재나 단열재, 공유우산, 전기생산용 고형연료 등 다양하게 재활용하는 지원사업과 경진대회를 추진한다.

행정안전부와 환경부는 8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총 15억원을 지원해 폐현수막 재활용과 친환경 소재 현수막 제작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각 지자체에서 수요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달 중 사업비가 지원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총선과 맞물려 정당 현수막 관리를 강화하는 옥외광고물법이 지난 1월 시행되면서 수거할 현수막 수량이 급증했다. 당장 올해 1월 말부터 한 달간 전국 지자체에서 규정 위반으로 정비돼 폐기 처분될 정당 현수막만 1만 3082장에 달한다.

2022년 지방선거 때에는 1557t(260만장)에 달하는 현수막이 수거됐는데 행안부는 올해 불법 현수막 철거 등으로 그 수량이 훨씬 더 늘 것으로 전망했다. 4년 전 총선 때에는 무려 1739t의 폐현수막이 수거됐고 2022년 대통령 선거 때에도 1111t이 나왔다. 3개 선거 때 수거된 폐현수막 재활용률은 모두 25%에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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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서울대병원점 매장 천장 마감재로 재활용된 폐현수막. 행정안전부 제공
스타벅스 서울대병원점 매장 천장 마감재로 재활용된 폐현수막. 행정안전부 제공
행안부 관계자는 “불법 현수막과 선거 현수막, 정당 현수막 등이 증가하면서 2년 전 지방선거 때보다 폐현수막 양이 비슷하거나 더 늘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현수막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을 줄이고 수거한 현수막의 재활용을 높이기 위해 지원 사업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작년에는 1억 5000만원을 21개 지자체에 지원해 폐현수막으로 마대·장바구니·모래주머니 등을 15만 2709개, 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고체연료 225t을 만들었다. 행안부는 지원액을 15억원으로 늘린 만큼 더 많은 현수막의 재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 중구, 폐현수막 1720장 재활용
공유우산 430개 제작, 공공기관 비치
송파구, 장바구니로 재활용…무료 보급

실제 스타벅스 서울대병원점에는 2020년 현수막을 재활용해 매장 천장 마감재로 활용했다. 스타벅스 2곳, 투썸플레이스 발산점에서도 폐현수막을 활용한 마감재가 사용됐다. 2022년에는 현대백화점 신촌점과 롯데백화점 잠실점 나이키 매장에서는 진열대에 재활용 현수막이 사용되기도 했다. 서울 청계천 벤치와 성동구의 관내 벤치에도 폐현수막이 재활용됐다.

서울 중구에서는 수거한 폐현수막 1720장을 재활용해 공유우산 430개를 제작한 뒤 관내 주민센터와 복지관 등 15개 공공기관에 비치해 우산이 없는 시민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 호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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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현수막을 활용해 공유우산, 장바구니, 쓰레기 수거 캠페인 자루를 만든 지자체들. 행정안전부 제공
폐현수막을 활용해 공유우산, 장바구니, 쓰레기 수거 캠페인 자루를 만든 지자체들. 행정안전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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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계천 벤치 등으로 재활용된 현수막. 행정안전부 제공
서울 청계천 벤치 등으로 재활용된 현수막. 행정안전부 제공
서울 송파구는 해마다 폐현수막을 활용해 장바구니, 손가방, 앞치마 등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무료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장바구니 2130개를 제작해 1275장을 주민센터·어린이집 등을 통해 주민들에게 보급했다.

전남도는 지난해 10월 주민·시민단체 등이 직접 참여해 폐현수막을 재활용해 해양 쓰레기 수거용 청소 자루 1090개를 만들어 47개 해변가 등에서 시민단체, 대학, 어린이집 등 1088명이 참여해 환경정비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경기 파주시는 지난해 12월 전국 최초로 친환경 현수막 소재 사용과 폐현수막 재활용 사업 활성화를 위한 조례를 제정했다.

행안부와 환경부는 기초지자체와 민관협의체를 대상으로 ‘폐현수막 자원순환 문화 조성 경진대회’도 연다. 현수막 재활용 모범사례를 찾기 위한 것으로 이달 9~30일 참가 기관을 모집해 평가를 거친 뒤 오는 9월 6일 ‘자원순환의 날’에 표창을 수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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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소에서 전기 생산 연료로 쓰이는 폐현수막으로 만든 친환경 고형연료. 행정안전부 제공
발전소에서 전기 생산 연료로 쓰이는 폐현수막으로 만든 친환경 고형연료. 행정안전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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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현수막으로 가방 등 생활소품. 행정안전부 제공
폐현수막으로 가방 등 생활소품. 행정안전부 제공
임철언 행안부 균형발전지원국장은 “수거한 많은 현수막이 소각·매립되고 있는데 이를 재활용한다면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번 협력사업은 지역 주도 현수막 순환이용 체계를 갖출 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 등에 일자리도 제공해 주민·기업이 상생하는 협업의 본보기가 되기에 재활용 문화가 확산하도록 지자체와 관련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유승광 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은 “모바일, 전광판 등 현수막을 사용하지 않고 홍보하는 방향의 관계기관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이미 발생한 폐현수막을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과 기업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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