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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단이 점령한 아이티…“두목 인터뷰” 여행 유튜버 최후

갱단이 점령한 아이티…“두목 인터뷰” 여행 유튜버 최후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4-04-04 10:16
업데이트 2024-04-0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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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법지대가 된 아이티로 떠난 유튜버
몸값 지불해 풀려났지만 행방 묘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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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ARAB 캡처
유튜브 ARAB 캡처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카리브해의 섬나라 아이티가 무법지대가 됐다. 갱단이 교도소를 습격하면서 교도소에 수감됐던 죄수들이 탈출했고, 수도 대부분이 갱단 손에 넘어갔다. 거리엔 시신이 널브러져 부패하고 있다.

이 곳으로 “두목을 인터뷰하겠다”라며 떠난 유튜버는 피랍됐다. 몸값을 지불하고 풀려나는 듯했으나, 아직까지 아이티를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아이티로 떠났다가 갱단에 납치된 레바논계 미국인 유튜버 에디슨 피에르 말루프(26)는 17일 만에 몸값으로 약 5만 달러(약 6700만원)를 지불했으나 아직까지 귀국길에 오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루프는 구독자 144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아랍’(@YourFellowArab)을 운영하는 유튜버로 치안이 좋지 않은 나라를 여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아이티는 지난 2021년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된 이후부터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말루프는 지난달 14일 아이티에서 폭력 사태를 벌이고 있는 갱단 두목인 지미 세르지에를 만나겠다며 아이티에 입국했지만 공항 인근에서 세르지에의 경쟁 조직에 납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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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아이티 갱단 두목 셰리지에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아이티 갱단 두목 셰리지에 5일(현지시간) 아이티 포르토프랭스의 델마6 지역에서 전직 경찰 간부 출신이며 ‘바비큐’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 아이티 갱단 ‘G9’의 두목 지미 셰리지에가 기자회견하고 있다. 셰리지에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아리엘 앙리 총리가 이끄는 정부를 무너뜨리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03.06. AP 뉴시스
그는 납치됐을 당시 SNS를 통해 “외딴곳에 납치됐다. 철조망에 둘러싸인 콘크리트 오두막집”이라며 “집에 갈 때까지 자세한 내용을 말할 수는 없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소식이 끊기고 17일 만인 지난달 30일, 그는 SNS에 자신을 납치한 갱단 지도자 조셉 윌슨과 포옹을 나누는 모습을 남기며 몸값을 지불하고 석방됐다고 밝혔다.

그의 아버지인 피에르는 언론에 “아들의 석방을 위해 몸값을 지불했다”라며 “아이티의 갱단들은 납치를 돈벌이로 이용하고 있으며 몸값을 지불 받으면 피해자들을 다치게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본국으로 귀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티 매체 더 아이티안 타임스는 “그는 공항에 도착하기 직전 렌터카 업체와 말다툼을 벌였고, 차량 운전자가 가격을 올리는 바람에 비행기를 놓쳤다”고 전했다. 미국행 비행기에 다시 탑승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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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 시신 방치된 포르토프랭스
거리에 시신 방치된 포르토프랭스 20일(현지시간) 아이티 포르토프랭스의 델마 구역에서 한 주민이 거리에 방치된 시신을 바라보고 있다. 2024.03.21. AP뉴시스
“갱단 폭력에 5만명 수도 탈출”
아이티에서는 약 3주 만에 5만명이 넘는 수도 포르토프랭스 시민들이 도시에서 탈출했다.

유엔 산하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포르토프랭스 전체 인구 60%에 해당하는 5만 3125명의 시민들이 지난달 8~27일 사이 도시를 떠나 아이티 남부 시골 지역으로 이동했다. 이들 중 70%는 자산의 집을 버리고 친척들과 함께 살거나 비위생적인 임시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고 유엔은 설명했다.

폭력 사태로 지난달 22일 기준 아이티에서 1500명 이상이 사망하고, 1만 7000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아리엘 앙리 아이티 총리는 과도 정부가 구성되고 새로운 지도자가 선출되면 사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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