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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레이트를 슥슥… 김하성을 위한 심판의 특별한 배려

홈플레이트를 슥슥… 김하성을 위한 심판의 특별한 배려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4-03-21 10:53
업데이트 2024-03-21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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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이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다저스 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맞대결에서 2회말 첫 타석에 들어선 후 인사하고 있다. 랜스 박스데일 주심이 홈플레이트를 정리하면서 이 장면이 나올 수 있었다. 2024.3.20 공동취재
김하성이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다저스 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맞대결에서 2회말 첫 타석에 들어선 후 인사하고 있다. 랜스 박스데일 주심이 홈플레이트를 정리하면서 이 장면이 나올 수 있었다. 2024.3.20 공동취재
지난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에서 2회말 김하성(샌디에이고)이 타석에 들어섰다. 그러자 갑자기 랙스 박스데일 주심이 정리할 일 없이 깨끗한 홈플레이트를 슥슥 정리했다. 무슨 사연일까.

김하성이 인사를 할 수 있게 배려해준 심판의 센스가 화제다. 박스데일 주심이 홈플레이트를 정리하는 사이 김하성은 헬멧을 벗고 인사할 수 있었고 이날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금의환향한 김하성을 함성으로 반겼다. 고척돔은 김하성이 미국에 진출하기 전 키움 히어로즈 소속으로 뛰었던 홈구장이다.

이 장면의 낭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올해 한국프로야구에도 적용을 검토 중인 피치 클락을 알아야 한다. 피치 클락은 젊은 관객들이 MLB를 점차 외면하는 현실에서 MLB 사무국이 경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이에 따라 타자들은 정해진 시간 안에 타격 준비를 마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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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플레이 스포츠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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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이 피치 클락을 위반하지 않으려면 바로 타석에서 준비해야 하므로 인사할 시간이 부족했을 수 있다. 그러나 심판이 홈플레이트를 정리함으로써 아직 인플레이 상황이 아니게 됐고 덕분에 김하성은 잠깐의 틈을 타 팬들에게 인사할 수 있었다. 야구장 분위기도 덕분에 한층 더 달아올랐다.

김하성은 경기 후 “한국에서 경기하는 거라 심판께서 배려해주신 것”이라고 인정한 뒤 “그래서 덕분에 팬들께 인사하고 타석에 설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정말 기분 좋았고 감사했고 또 색다른 느낌이었다. 고척에서 이렇게 MLB 정식 경기를 한다는 게 기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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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가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맞대결에서 3회초 2사 때 2루 도루를 성공시키고 있다. 뉴시스
오타니 쇼헤이가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맞대결에서 3회초 2사 때 2루 도루를 성공시키고 있다. 뉴시스
김하성과 훈훈한 장면을 만들어낸 순간은 또 있었다. 상대팀인 다저스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그 주인공. 오타니는 3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첫 안타를 터뜨렸고 이후 2루 도루에 성공했다.

2루에서 김하성을 만난 오타니는 우리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다. 김하성 역시 오타니와 인사를 나눴다. 김하성은 “오타니와는 그때 인사 정도 했다. 우리말로 먼저 ‘안녕하세요’라고 하길래 저도 ‘안녕하세요’라고 답했다”고 소개했다.

한국에서 MLB 정규경기가 처음 열린 이날 대결에서는 우승에 도전하는 다저스가 5-2로 역전승을 거뒀다. 다저스는 1-2로 끌려가던 8회에 행운이 따른 상대 실책과 오타니의 적시타 등으로 4점을 뽑아 승부를 뒤집었다.

이날 경기에서는 ‘한국인 최초 빅리거’ 박찬호 현 샌디에이고 특별고문이 마운드에 올라 한국 야구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시구를 했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에서 모두 선수로 뛰었던 그의 가슴팍에는 ‘파드리스’(PADRES)와 ‘다저스’(dodgers)를 절반씩 적용한 ‘파드저스’(PADgers)가 새겨져 이날 경기의 의미를 더했다.
류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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