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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21표’ 푸틴, 서울에선 질 뻔했다…“재외선거 참패”

‘단 21표’ 푸틴, 서울에선 질 뻔했다…“재외선거 참패”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4-03-18 18:31
업데이트 2024-03-18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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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156명·부산 556명 재한러시아인 투표…1526표 유효
푸틴, 서울 투표소에서 41.47% 득표…다반코프 겨우 따돌려
“푸틴 이길 것 알았으나 투표로 저항”…서울서도 ‘정오 시위’

블라디미르 푸틴(71·무소속) 러시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90%에 육박하는 압도적 득표율로 5선을 사실상 확정했다.

하지만 각종 부정선거 의혹으로 공정성 및 투명성이 결여된 반쪽짜리 승리라는 평가가 있다.

실제로 서울 등에서 치러진 재외선거에서는 푸틴이 참패했다는 공식·비공식 조사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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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사실상 5선을 확정지은 18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선거본부에서 언론과 만나고 있다. 2024.3.18 AF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사실상 5선을 확정지은 18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선거본부에서 언론과 만나고 있다. 2024.3.18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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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대선 마지막 날, 투표 위해 줄 선 러시아인들
러시아 대선 마지막 날, 투표 위해 줄 선 러시아인들 러시아 대선 마지막 날인 17일 오후 서울 중구 주한러시아대사관을 찾은 러시아인들이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4.3.17 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5~17일 서울 중구 주한러시아대사관(8173번 투표소)에서 치러진 선거에서 푸틴은 41.47% 득표율로 39.65% 득표율을 얻은 블라디슬라프 다반코프(40·새로운사람들당)를 겨우 따돌렸다.

서울에서 나온 1155표 가운데 유효표는 1004표, 무효표는 151표로 집계됐으며, 이 중 479표(41.47%)는 푸틴, 458표(39.65%)는 다반코프에게 돌아갔다.

푸틴 총 득표율이 90%에 육박하는 것과는 상반되는 결과다.

앞서 재한 러시아인 모임 ‘보이시스 인 코리아’가 대선 마지막날인 17일 주한러시아대사관 앞에서 유권자 1093명 중 450명을 대상으로 출구조사한 결과에서는 다반코프 59.6%, 푸틴 17.1%, 무효표 20.7%로 집계된 바 있다.

러시아 선관위와 주부산러시아총영사관(8174번 투표소)에 따르면 부산에서 나온 556표 가운데 유효표는 522표, 무효표는 34표로 집계됐다. 이 중 362표(65.11%)는 푸틴, 123표(22.12%)는 다반코프에게 돌아갔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월 현재 등록외국인, 거소신고자, 단기체류자 등 국내 체류 러시아인(한국계 포함)은 6만 7062명이다.

이 가운데 서울 체류자는 4151명, 부산 체류자는 266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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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5~17일 서울 주한러시아대사관에서 치러진 선거에서 푸틴(빨간색 네모 14번)은 41.47% 득표율로 39.65% 득표율을 얻은 블라디슬라프 다반코프(빨간색 네모 13번)를 겨우 따돌렸다. 2024.3.18 러시아 선관위 자료
18일(현지시간)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5~17일 서울 주한러시아대사관에서 치러진 선거에서 푸틴(빨간색 네모 14번)은 41.47% 득표율로 39.65% 득표율을 얻은 블라디슬라프 다반코프(빨간색 네모 13번)를 겨우 따돌렸다. 2024.3.18 러시아 선관위 자료
이런 결과에 대해 보이시스 인 코리아의 반전 활동가인 알렉산드라는 서울신문에 “범죄자 푸틴 심판이자, 저항의 상징”이라고 밝혔다.

모스크바 출신 결혼 이민자인 알렉산드라는 2021년 9월부터 한국에서 반전 시위에 참여 중이다.

알렉산드라는 “러시아에는 투표해도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무기력감이 팽배해 있다. 그래서 침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주의식 선거에는 ‘결과를 모르지만 과정은 안다’는 얘기가 있다. 반면 독재자 부정선거에는 ‘결과는 알지만 과정은 모른다’는 얘기가 있다”며 “우리 역시 푸틴의 승리를 예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샤이 반(反)푸틴에 ‘푸틴에 반대하는 사람이 많다’, ‘혼자가 아니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알렉산드라는 “나발니 사망 이후 평범한 재한 러시아인의 집회 참여 혹은 관심이 늘었다”며 “희망이 엿보인다”고 덧붙였다.

같은 맥락에서 알렉산드라를 비롯한 반푸틴·반전 활동가 100여명은 대선 마지막날 주한러시아대사관 앞 ‘푸틴에 맞서는 정오 시위’에도 참여했다.

이날 서울을 비롯한 전 세계 러시아 대선 투표소에는 푸틴을 규탄하는 재외국민이 정오에 맞춰 집결해 저항 의지를 드러냈다.

서울 시위에 함께한 사회진보연대 김진영 정책교육국장은 “시위에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모였다”며 “푸틴 정권에 저항하며 반전 의지를 표현하고자 하는 재한 러시아인의 의지를 봤다”고 평가했다. 김 국장은 이어 “민주주의와 평화를 향한 러시아 시민의 염원이 결코 작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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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대선 마지막 날 투표하러 온 러시아인들
러시아 대선 마지막 날 투표하러 온 러시아인들 러시아 대선 마지막 날인 17일 오후 서울 중구 주한러시아대사관을 찾은 러시아인들이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4.3.17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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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대선 참여하는 러시아인들
러시아 대선 참여하는 러시아인들 러시아 대선 마지막 날인 17일 오후 서울 중구 주한러시아대사관을 찾은 러시아인들이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4.3.17 연합뉴스
반면 러시아대사관 측은 소셜미디어(SNS) 성명에서 “투표소 앞에는 첫날부터 인파가 많았다. 줄이 계속 길었다”며 “정오 시위라면 왜 오후까지 해산하지 않았겠느냐”고 반박했다.

이어 “유권자들은 서방의 위협에도 조국 러시아가 준 기회를 활용하여 투표하러 온 것이며, 그들이 누구에게 투표하고 어떻게 투표하는지는 자유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정오 시위와 관련해 푸틴 역시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며 “투표를 촉구한 것은 칭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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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대선 마지막 날인 17일 오후 서울 중구 주한러시아대사관을 찾은 러시아인들. 2024.3.17 주한러시아대사관
러시아 대선 마지막 날인 17일 오후 서울 중구 주한러시아대사관을 찾은 러시아인들. 2024.3.17 주한러시아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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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대선 마지막 날인 17일 오후 주부산러시아총영사관을 찾은 러시아인들이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4.3.17 주부산러시아총영사관
러시아 대선 마지막 날인 17일 오후 주부산러시아총영사관을 찾은 러시아인들이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4.3.17 주부산러시아총영사관
한편 예브게니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에 따르면 17일 18시 기준 24만 9806명이 러시아 대선 재외선거에 참여했다.

재외선거와 관련해 한 비영리 기관은 서울이 아닌 다른 재외투표소에서도 푸틴이 압도적 지지는 얻지 못했다는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21년 설립 후 전 세계 48개국에서 부정선거감시 및 출구조사 활동을 하고 있는 비영리 기관 ‘보트어브로드’가 18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푸틴은 전 세계 62개 투표소 가운데 그리스, 이탈리아 제노바와 로마, 사이프러스, 몰도바, 튀르키예 앙카라, 우즈베키스탄, 독일 본 등에 마련된 8개 투표소에서만 승리했다.

러시아 선관위 집계는 조금 달랐다.

선관위는 폴란드 바르샤바(다반코프 51.01%·푸틴 19.78%), 체코 프라하(다반코프 59.89%·푸틴 15.68%), 네덜란드 헤이그(다반코프 56.88%·푸틴 15.22%), 리투아니아 빌니우스(다반코프 39.22%·푸틴 29.74%), 이스라엘 하이파(다반코프 40.82%·푸틴 33.93%)를 제외한 나머지 재외투표소에서 푸틴이 승리한 것으로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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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중구 주한러시아대사관 근처에서 반푸틴·반전 시위 중인 재한 러시아인들. 204.3.17 보이시스 인 코리아
17일 서울 중구 주한러시아대사관 근처에서 반푸틴·반전 시위 중인 재한 러시아인들. 204.3.17 보이시스 인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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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설립 후 전 세계 48개국에서 부정선거감시 및 출구조사 활동을 하고 있는 비영리 기관 ‘보트어브로드’가 18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푸틴은 전 세계 62개 투표소 가운데 그리스, 이탈리아 제노바와 로마, 사이프러스, 몰도바, 튀르키예 앙카라, 우즈베키스탄, 독일 본 등에 마련된 8개 투표소에서만 승리했다. 2024.3.18 보트어브로드 자료
2021년 설립 후 전 세계 48개국에서 부정선거감시 및 출구조사 활동을 하고 있는 비영리 기관 ‘보트어브로드’가 18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푸틴은 전 세계 62개 투표소 가운데 그리스, 이탈리아 제노바와 로마, 사이프러스, 몰도바, 튀르키예 앙카라, 우즈베키스탄, 독일 본 등에 마련된 8개 투표소에서만 승리했다. 2024.3.18 보트어브로드 자료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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