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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잉크가 증발하네” 백지가 된 투표용지…‘결과 뻔한’ 러 대선 (영상) [포착]

“어, 잉크가 증발하네” 백지가 된 투표용지…‘결과 뻔한’ 러 대선 (영상) [포착]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4-03-15 19:11
업데이트 2024-03-15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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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대선 투표 개시…장기집권 푸틴 5선 확실시
사흘 일정…득표율 80%대 기록 여부에 관심
끊이지 않는 부정 선거·투표 조작 의혹

러시아 제8대 대통령 선거 투표가 15일(현지시간) 사흘간의 일정으로 시작된 가운데, 부정 선거 가능성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속이 훤히 보이는 투명한 투표함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진 데 이어, 이번에는 ‘증발하는’ 특수잉크 펜이 기표용구로 제공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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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매체 ‘시레나’(사이렌)는 일부 지역 대선 투표소에 열을 가하면 글씨가 사라지는 특수잉크 내장 펜이 기표용구로 제공됐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2024.3.15 시레나
15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매체 ‘시레나’(사이렌)는 일부 지역 대선 투표소에 열을 가하면 글씨가 사라지는 특수잉크 내장 펜이 기표용구로 제공됐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2024.3.15 시레나
러시아 독립매체 ‘시레나’는 이날 일부 지역 대선 투표소에서 열을 가하면 글씨가 사라지는 특수잉크 내장 펜이 기표용구로 제공됐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쿠르스크 지역 유권자는 이 매체에 “프랑스 문구업체 빅(Bic) 라벨과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선 공식 마크가 부착된 상자에 담겨 온 펜은 평범해 보였지만, 열을 가하면 글씨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그가 제보한 동영상에는 기표 완료 투표용지에 열을 가하자 투표 결과는 사라지고 용지는 백지로 변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로스토프나도누 지역의 유권자 역시 같은 제보를 하며 “조작을 피하려면 직접 펜을 가져갈 수밖에 없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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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매체 ‘시레나’(사이렌)는 일부 지역 대선 투표소에 열을 가하면 글씨가 사라지는 특수잉크 내장 펜이 기표용구로 제공됐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2024.3.15 시레나
15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매체 ‘시레나’(사이렌)는 일부 지역 대선 투표소에 열을 가하면 글씨가 사라지는 특수잉크 내장 펜이 기표용구로 제공됐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2024.3.15 시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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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매체 ‘시레나’(사이렌)는 일부 지역 대선 투표소에 열을 가하면 글씨가 사라지는 특수잉크 내장 펜이 기표용구로 제공됐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2024.3.15 시레나
15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매체 ‘시레나’(사이렌)는 일부 지역 대선 투표소에 열을 가하면 글씨가 사라지는 특수잉크 내장 펜이 기표용구로 제공됐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2024.3.15 시레나
독립언론 가제타에 따르면 지난 2009년 3월 총선 때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당시 국가두마(러시아 의회 하원) ‘공정 러시아’(CP)당 당수 니콜라이 레비체프는 볼고그라드 지역 389번 투표소에서 투표용지에 열을 가하면 기표가 사라지는 사례가 있었다고 기자들에게 폭로했다.

레비체프가 입수한 동영상에는 익명의 유권자가 선관위가 제공한 펜으로 투표용지에 ‘나는 당신을 믿지 않는다’고 쓴 뒤, 열을 가해 글자를 증발시키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와 관련해 가제타는 개표 과정 중 해당 투표소에서 285개의 무효표가 나왔으며 대부분이 기표가 안 된 ‘백지’였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시레나는 백지는 무효표로 간주되나, 개표 과정에서 불법 기표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비슷한 투표 조작 논란은 2012년 우크라이나 총선 때도 있었다.

당시 우크라이나 야권은 일부 투표소에서 기표용구로 제공된 펜에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잉크를 채운 사실이 발견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같은 해 이집트 대선에서도 ‘사라지는 잉크’가 담긴 펜이 유권자들에게 주어졌다는 의혹이 확산했었다.

● ‘투명 투표함’에 전자투표도 공정성 논란…“조작의 문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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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한 여성이 대통령선거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2024.3.15 AP 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한 여성이 대통령선거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2024.3.15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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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러시아 대통령선거 투표가 개시된 가운데 모스크바의 한 투표소에 전자투표 단말기가 설치돼 있다. 텔레그램
15일(현지시간) 러시아 대통령선거 투표가 개시된 가운데 모스크바의 한 투표소에 전자투표 단말기가 설치돼 있다. 텔레그램
이번에 처음 도입된 전자투표제 역시 논란이다.

14일 워싱턴포스트(WP)는 ‘왜 푸틴은 항상 이기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예전부터 대중의 목소리를 이용해 선거를 조작하는 수법 등으로 항상 승리해왔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 역시 투표함 조작의 문이 활짝 열려있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러시아 내 27개 지역과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2곳에서는 사상 최초로 전자투표가 시행된다.

이에 따라 유권자는 집에서 컴퓨터, 스마트폰, 태블릿 등으로 특별 사이트에 접속하고 디지털 코드로 신원을 확인하고 원격으로 투표할 수 있게 됐다.

각 투표소에서도 전자투표 단말기로 용지에 서명하고 여권을 스캔하는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공정한 선거 감시가 어려워 조작이 가능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상 최고 득표율 당선을 노리는 푸틴 대통령이 이처럼 불투명한 방법으로 투표율과 득표율을 동시에 끌어올려 표면적으로나마 정권 연장의 정당성을 확보하려 한다는 의혹도 있다.

도네츠크 등 러시아가 통제 중인 점령지에서 시행한 사전투표는 비밀 투표가 보장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선거관리 직원들이 투명한 투표함을 들고 가정집을 방문하고, 군인이 기표한 투표용지를 접지도 않고 투명한 투표함에 넣는 모습이 공개된 것이다.

다만 일각에는 이런 ‘투명 투표함’이 폭탄 등 전시 테러 위협에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해석도 있다.

WP는 이밖에 공무원과 국영 기업 직원들이 푸틴에게 투표한 ‘인증샷’으로 정부에 대한 충성심을 증명하도록 명령받고 있다고 짚었다.

● 러시아 대선 투표 시작…‘차르 대관식’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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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의 네벨스코이 국립해양대학교에서 한 학생이 기표소에서 나오고 있다. 2024.3.15 AP 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의 네벨스코이 국립해양대학교에서 한 학생이 기표소에서 나오고 있다. 2024.3.15 AP 연합뉴스
러시아는 15일 오전 8시 가장 동쪽에 있는 추코트카 자치구·캄차카주에서 투표를 시작했다.

시간대가 11개에 이를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가진 러시아는 각 지역 시간대에서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러시아가 2022년 ‘새 영토’로 편입했다고 주장하는 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 등 우크라이나 지역 4곳에서도 처음으로 러시아 대선이 실시된다.

후보는 총 4명이고 푸틴 대통령을 제외한 3명의 지지도는 미미한 수준이다.

푸틴 대통령의 당선이 거의 확실한 상황에서 관심사는 그의 당선 여부가 아니라 득표율이다.

2018년 그의 최고 득표율(76.69%)을 깨고 80%대 득표율을 달성하느냐에 관심이 쏠려있다.

앞서 친정부 성향 러시아여론조사센터(VCIOM·프치옴)는 이번 대선 투표율을 71%, 푸틴 득표율은 82%로 전망했다.

푸틴 대통령은 승리할 경우 2030년까지 정권을 연장하게 된다. 2030년 대선까지 출마할 경우 이론상 2036년까지 집권을 연장할 수 있어 사실상 종신집권도 가능하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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