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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 공격에 첫 민간인 사망… 라마단 앞두고 들끓는 중동

후티 공격에 첫 민간인 사망… 라마단 앞두고 들끓는 중동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4-03-08 00:33
업데이트 2024-03-08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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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베이도스 선박 승무원 3명 숨져

이·하마스 간 휴전·인질 협상 암울
美, 10일 라마단 시작 전 타결 총력
“가자 수천 명 아기 숨질 것”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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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중부사령부가 6일(현지시간) 예멘 아덴만에서 후티 반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바베이도스 벌크선 ‘트루 컨피던스’의 모습을 담은 흑백사진을 공개했다. 이날 미군은 후티 반군이 대함 탄도미사일로 선박을 공격해 선원 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후티 반군이 홍해 일대 민간 선박 공격을 시작한 뒤로 사망자가 생겨난 것은 처음이다. 미국 중부사령부·AP 뉴시스
미군 중부사령부가 6일(현지시간) 예멘 아덴만에서 후티 반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바베이도스 벌크선 ‘트루 컨피던스’의 모습을 담은 흑백사진을 공개했다. 이날 미군은 후티 반군이 대함 탄도미사일로 선박을 공격해 선원 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후티 반군이 홍해 일대 민간 선박 공격을 시작한 뒤로 사망자가 생겨난 것은 처음이다.
미국 중부사령부·AP 뉴시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의 휴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예멘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으로 민간 상선을 공격하다 승무원들이 사망하는 일이 처음 발생했다.

AP통신은 7일 홍해 아덴만을 지나던 바베이도스 국적 선박이 후티 미사일 공격을 받아 승무원 3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에 본부를 둔 후티 반군은 이 선박이 미국 소유라고 주장해 표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선박은 그리스 회사가 소유한 바베이도스 선적의 벌크선 ‘트루 컨피던스호’로, 중국산 철강 제품을 사우디아라비아로 운반하던 중이었다. 현재 선박은 심각하게 파손돼 인양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후티 반군은 지난해 11월부터 홍해를 지나던 선박을 무차별 공격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연합군이 나서 공격을 방어하면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이번에는 필리픽 국적 선원 2명과 베트남 국적 1명이 숨졌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사망자 외에도 선원 최소 4명이 다쳤으며 그중 3명이 중태라고 밝혔다.

후티 반군이 석 달가량 홍해 지역에서 60회 이상의 공격을 감행하면서 아시아와 유럽, 이집트의 수에즈운하를 연결하는, 세계에서 가장 바쁜 수로가 막히다시피 한 상황이다. 홍해와 아덴만은 세계 해상 물동량의 12%를 담당하고 있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의 무모한 공격은 세계 무역과 상업을 혼란에 빠뜨렸을 뿐만 아니라 단순히 업무를 수행하던 국제 선원들의 목숨을 앗아 갔다”고 규탄했다.

그러나 후티 반군 측은 가자지구에 포위된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한 공격이 멈출 때만 보복이 중단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번에도 연합군은 홍해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이후 홍해 연안 호데이다에 있는 공항에 두 차례 공습을 가했다. 미 재무부도 후티 반군의 자금 흐름을 막기 위해 이란 혁명수비대에서 지원하는 물품을 운송한 해운사 두 곳과 선박 두 척에 제재를 가했다고 밝혔다.

오는 10일 시작되는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을 앞두고 휴전 및 인질 교환 협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은 점점 암울해지고 있다. 미국 측은 인질 일부를 석방하고 라마단 이전에 휴전하기를 바라며 협상단을 압박하고 있지만,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세부사항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는 3단계에 걸친 인질 석방 이후 영구적 휴전 약속을 원했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거부했다.

미국은 한 달간 금식 기도에 들어가는 라마단 기간에는 협상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 보고 10일 이전에 타결될 수 있도록 애쓰고 있다. 휴전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는 더욱 악화하고 있어 수천 명의 아기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최소 20명의 신생아가 영양실조로 사망한 가운데 가자지구 최남단의 난민촌 라파에서 근무 중인 의료진은 CNN에 “많은 아기가 굶주림으로 죽어 가고 있다”며 “현 상황이 지속되면 다음주 혹은 2주 안에 아기 수천 명이 사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수 전문기자
2024-03-0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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