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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손끝에서 봄이 피어났다…‘봄의 전령사’ 오용길의 새로운 시도

그의 손끝에서 봄이 피어났다…‘봄의 전령사’ 오용길의 새로운 시도

정서린 기자
정서린 기자
입력 2024-03-05 13:30
업데이트 2024-03-05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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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용길 작가가 20일까지 서울 신사동 청작화랑에서 여는 개인전에서 해바라기를 처음 풍경 속에 들여보낸 작품 ‘계절의 향기-해바라기’를 선보이고 있다. 정서린 기자
오용길 작가가 20일까지 서울 신사동 청작화랑에서 여는 개인전에서 해바라기를 처음 풍경 속에 들여보낸 작품 ‘계절의 향기-해바라기’를 선보이고 있다.
정서린 기자
우리 전통 수묵화의 맥을 이으면서도 서양 풍경화 같은 채색으로 한국화에 새 길을 연 오용길 화백(78·이화여대 명예교수)이 그의 손끝으로 봄을 먼저 불러왔다.

먹으로 정교하게 윤곽을 그린 뒤 수채 물감으로 맑게 채색한 벚꽃, 유채꽃, 복숭아꽃이 화선지 위에 흐드러져 생동하는 봄 기운이 그득하다. 20일까지 서울 신사동 청작화랑에서 열리는 오 화백의 개인전 이야기다.

봄의 정경을 자주 그려온 그는 화랑가에서 ‘봄의 전령사’라 불린다. 이번 전시에서도 밀양 위양지와 금시당, 안성 팜랜드 등에서 전국 곳곳을 다니며 마음에 들어온 풍경에 자신만의 연출을 더해 자연의 청명한 색과 감각을 생생히 포착했다. 김윤섭 미술평론가는 “오용길의 풍경이 정겨운 이유는 그 계절의 색과 표정을 놓치지 않고 일일이 붓끝으로 낚아내기 때문”이라며 “계절의 가장 민감한 변화의 순간들을 피부 위에 올려놓은 듯 하다”고 했다.

나무 이파리 하나, 꽃잎 한 장까지 허투루 묘사하지 않은 생동감 넘치는 표현과 투명한 채색으로 그의 그림은 한국화이지만 낡은 느낌을 주는 대신 세련된 감각마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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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용길, 계절의 향기-복숭아 밭, 53x65cm , 화선지에 먹과 채색, 2023년 작 청작화랑 제공
오용길, 계절의 향기-복숭아 밭, 53x65cm , 화선지에 먹과 채색, 2023년 작
청작화랑 제공
지난 4일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동양화를 공부하고 추구했지만 서울예고에서 소묘, 수채, 유화를 익혔기 때문에 내 그림은 전통을 기본으로 하지만 서양의 감각을 적극 받아들인 것”이라며 “우리 것의 맥을 잘 부여잡으며 나만의 감성을 지키되 시대의 자극을 도외시하지 않고 받아들이며 그림에 녹여 왔다”고 했다.

일흔을 훌쩍 넘은 나이에도 그는 매일같이 아침이면 아내가 싸준 도시락을 들고 집에서 3㎞ 남짓 거리의 작업실로 가 종일 그림을 그리다 저녁이 되어서야 귀가하는 ‘성실한 그리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쉼 없는 수련과 경험을 통해 겸재의 진경산수 정신을 현재에 이어받고 오용길만의 현대적 진경 산수화를 완성해나가는 데 천착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해바라기를 처음 그림에 들여보내는 시도도 했다. 봄뿐 아니라 여름, 가을까지 아우르는 ‘계절의 향기’ 연작들이다. 초근경에 구륵법(형태의 윤곽을 선으로 먼저 그리고 그 안을 색으로 칠하는 화법)으로 그려 앞세운 해바라기 무리들이 무르익은 늦여름과 초가을의 정취를 미리 전해준다. 그간 흰색으로 처리했던 하늘에 새롭게 푸른색을 입히며 색감 조화를 대조할 수 있는 작품을 짝지워 선보인 것도 눈에 띈다.

어디를 가든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이 ‘그림이 될지 안 될지’ 촉각을 곤두세운다는 노작가는 “벚꽃만 그리다 안 해본 해바라기를 그리니 재미가 있더라”며 “앞으로는 다양한 색의 조합을 실험해보는 작업도 이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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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용길, 봄의 기운 -금시당, 46x53cm, 화선지에 먹과 채색, 2023년 작 청작화랑 제공
오용길, 봄의 기운 -금시당, 46x53cm, 화선지에 먹과 채색, 2023년 작
청작화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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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용길, 사월 - Yellow, 56x136cm, 화선지에 먹과 채색, 2023년 작 청작화랑 제공
오용길, 사월 - Yellow, 56x136cm, 화선지에 먹과 채색, 2023년 작
청작화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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