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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노르웨이산 먹는데” 아프리카, 국산 고등어 싹쓸이하는 까닭

“우리는 노르웨이산 먹는데” 아프리카, 국산 고등어 싹쓸이하는 까닭

최재헌 기자
최재헌 기자
입력 2024-03-05 10:35
업데이트 2024-03-05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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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나이지리아 등 3국 한국산 70% 싹쓸이
우크라이나 전쟁,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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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 경매가 벌어지는 부산공동어시장 풍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고등어 경매가 벌어지는 부산공동어시장 풍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산 고등어가 아프리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잡히는 고등어는 크기가 작아 주로 사료용으로 쓰이는데 가격에서 이점이 크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영향으로 수산물 수입이 막혀 한국산이 대체제로 급부상했다는 분석도 있다.

5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해외시장분석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 냉동 고등어 수출액은 약 1억 666만 달러(약 1422억원)로 전년(6547만 달러) 대비 63% 급증했다. 국산 고등어 80% 가량을 위탁판매 하는 부산공동어시장은 지난해 15만 2000t(3215억원)을 위판해 7년 만에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 목표치 14만t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국내에서 잡힌 고등어가 가장 많이 수출되는 곳은 단연 아프리카였다. 지난해 4분기 냉동 고등어 수출 현황에 따르면 가나(1105만 달러), 나이지리아(1081만 달러), 코트디부아르(886만 달러) 3개국이 전체 고등어 수출액의 70.5%를 차지했다. 2023년 한 해만 놓고 보면 이들 3개국이 국내 수출 고등어의 60% 이상을 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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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년 고등어 수출액 3개국: 가나, 나이지리아, 코트디부아르. 자료 수산물 수출 정보 포털
최근 4년 고등어 수출액 3개국: 가나, 나이지리아, 코트디부아르. 자료 수산물 수출 정보 포털
아프리카가 국산 고등어를 수입하게 된 건은 기존 수입 경로가 대부분 막혔기 때문이다.

아프리카는 예전부터 러시아와 일본에서 수산물을 주로 수입했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의 무역 제재가 심해지면서 수입 경로가 사실상 막힌 상태다. 여기에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뒤 어선 출항 횟수를 줄이면서 덩달아 고등어 어획량도 급감했다.

반면 국내산 고등어는 뛰어난 가성비를 앞세워 아프리카의 입맛까지 사로잡았다. 국내 연근해에서 잡히는 고등어 대부분은 씨알이 작은 망치고등어다.

구이나 찌개를 선호하는 국내에서는 주로 노르웨이산 대형 고등어를 요리에 사용하고 망치고등어는 대부분 사료용으로 처리된다. 반면 생선 훈제 요리가 발달한 아프리카에서 국내산 망치고등어가 인기를 얻은 것이다.

수산업계 관계자는 “아프리카에서는 단백질 섭취를 위해 육류보다는 저렴한 수산물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며 “과거에는 러시아와 일본에서 주로 수산물을 수입했는데 코로나 이후에는 가격이 저렴한 국내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최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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