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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세男, 대기업 때려치우고 편의점서 알바 합니다”

“36세男, 대기업 때려치우고 편의점서 알바 합니다”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4-03-03 17:49
업데이트 2024-03-05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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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에 부는 ‘프리터족’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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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드라마 ‘남과 여’에서 배우 임재혁이 연기하는 29살 오민혁. 그는 취업, 연애, 결혼에 관심 없고 혼자 있는 게 편한 프리터족이다. 유튜브 캡처
TV 드라마 ‘남과 여’에서 배우 임재혁이 연기하는 29살 오민혁. 그는 취업, 연애, 결혼에 관심 없고 혼자 있는 게 편한 프리터족이다. 유튜브 캡처
“나 스스로를 챙길 여유 없이 일만 했다. 미래보다는 현재의 행복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싶다”

6년간 대기업에 다니다 얼마 전 퇴사한 30대 김모씨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프리터족’이다.

프리터족은 자유롭다는 뜻의 프리(free)와 일하는 사람의 아르바이터(arbeiter)를 합친 말로, 저성장이 장기화한 일본의 2030세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삶의 형태 중 하나다.

기성세대처럼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하며 가족을 지탱하기보다는 개인 위주의 자유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이들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경제 상황과 상관없이 100% 자의로 정규직을 포기하고 알바를 하며 최소한의 생계비만 버는 2030이 늘고 있다.

3일 키워드 분석 사이트 ‘썸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달 온라인상에서 ‘프리터족’ 언급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5.45% 뛰었다.

통계청 조사에서도 최근 5년간 우리나라 파트타임 근로자(주 30시간 미만 근로) 비중은 2019년 12.2%에서 2022년 16.4%로 4.2% 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파트타임 근로자 수는 51만 9000여명에서 62만 4000여명으로 20.2%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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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 등 단기 일자리로 연명하는 ‘프리터족’이 늘어나고 있다(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 넷플릭스
뚜렷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 등 단기 일자리로 연명하는 ‘프리터족’이 늘어나고 있다(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 넷플릭스
“프리터족 되고 싶어요”…25살, 취업 준비 포기 선언
유튜브에서도 프리터족과 관련한 콘텐츠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30대가 편의점 알바하는 이유’, ‘25살, 취업 포기 선언’ 등 프리터족 관련 콘텐츠가 넘쳐난다.

최근에는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프리터족의 특징’이란 제목의 게시물도 화제를 모았다.

게시물에서 프리터족의 특징으로 ‘정규직 직업보다는 아르바이트를 더 선호함’, ‘특별한 약속이 아닌 이상 혼자 있는 것을 더 좋아함’, ‘내가 모은 돈으로 여행 가는 게 취미’, ‘뚜렷한 미래 계획보다는 현재가 중요’ 등이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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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 등 단기 일자리로 연명하는 ‘프리터족’이 늘어나고 있다. 인크루트 제공
뚜렷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 등 단기 일자리로 연명하는 ‘프리터족’이 늘어나고 있다. 인크루트 제공
성인 71% “프리터족, 긍정적으로 평가”
프리터족에 대한 MZ세대의 인식도 긍정적이다.

구인·구직 플랫폼 인크루트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성인 71%가 프리터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답했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로는 ‘본인이 원하는 삶을 사는 것이기 때문’(46.1%), ‘사회생활로 인한 스트레스가 줄어 건강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22%), ‘취미생활 등에 많은 시간을 쓸 수 있어서’(17%) 등 뒤를 이었다.

앞으로 프리터족이 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51.5%가 ‘있다’고 답했다. 특히 30대가 54.3%로 절반 이상이었고, 20대 응답자도 51.9%에 달했다.

이들은 ‘내가 원할 때만 일하고 싶어서’(32.1%), ‘여러 가지 일을 해보고 싶어서’(18.5%), ‘조직 생활이 답답해서’(18.2%) 등 이유를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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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이후 계획 설문 결과. 알바천국 제공
졸업 이후 계획 설문 결과. 알바천국 제공
대학 졸업자 4명 중 1명 “취업 보다 아르바이트”
대학 졸업자 4명 중 1명이 취업 대신 아르바이트 구직 및 근무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바천국에 따르면 2월 대학 졸업자 및 졸업 예정자 506명을 대상으로 ‘졸업 이후 계획’을 조사한 결과 ‘취업’보다 ‘아르바이트 구직 및 근무’가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응답자의 23.5%가 졸업 이후에도 기존 아르바이트 근무를 계속하거나, 새로운 아르바이트 구직 활동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어학 성적 갱신, 자격증 취득 등 취업 준비에 전념하겠다는 답변은 20.2%, 정규직 구직 활동을 하겠다는 응답이 16.2%로 2,3위를 차지했다.

반면 ‘정규직·전환형 인턴 등 취업에 성공해 출근 중이거나 출근 예정’이라고 답한 비율은 14.0%에 불과했다.

졸업 후 알바 구직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조건(복수응답)으로는 ‘급여’(49.6%)를 가장 많이 꼽았다. 아르바이트를 통해 희망하는 월 평균 급여는 ‘100만원 이상 200만원 미만’ 41.2%로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프리터족에 대한 선호는 나날이 얼어붙는 고용 환경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양질의 일자리가 감소하자 취업에 매달리기보다는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소확행’을 실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젊은 층의 이런 삶의 방식이 개인에겐 고령기 빈곤 문제, 국가적으로는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단기 알바의 경우 지속 가능성이 적고, 수입이 안정적이지 않아 미래가 불확실하다. 의료보험 등 사회적 보호망의 혜택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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