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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화가’ 김종학이 꽃 그리듯 그린 보통 사람들…‘사람이 꽃이다’

‘설악산 화가’ 김종학이 꽃 그리듯 그린 보통 사람들…‘사람이 꽃이다’

정서린 기자
정서린 기자
입력 2024-03-02 10:30
업데이트 2024-03-0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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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부터 쉼 없이 그린 인물화
현대화랑 143점 소개…대부분 대중에 첫선
“사람 보는 것, 그림 보는 것만큼 좋은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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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화랑에서 4월 7일까지 열리는 김종학 화백의 개인전 ‘사람이 꽃이다’에서 한 관람객이 그가 그린 다채로운 개성의 인물화를 감상하고 있다. 현대화랑 제공
현대화랑에서 4월 7일까지 열리는 김종학 화백의 개인전 ‘사람이 꽃이다’에서 한 관람객이 그가 그린 다채로운 개성의 인물화를 감상하고 있다.
현대화랑 제공
“사람도 꽃도 다양하게 생겨 흥미롭다. 나의 인물화에는 예쁘고 잘생긴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다. 시골 버스를 타면 예쁘고 잘생긴 사람은 드물고 개성 강한 사람이 많아 일부러 시골 버스를 타기도 했다. 이제 죽을 날도 얼마 안 남았는데(웃음) 인물을 많이 그리고 싶다.”

자연의 생명력을 화려한 색채로 펼치며 ‘설악산 화가’, ‘꽃의 화가’로 불려온 김종학(87) 화백. 그가 계절마다 설악 산야를 헤매며 발견한 다채로운 야생화를 그리듯 관심을 놓지 않고 쉼 없이 그려온 대상이 바로 사람이다.

서울 사간동 현대화랑이 4월 7일까지 그가 화업 60여간 화폭에 담아온 인물을 한데 모은 개인전 ‘김종학: 사람이 꽃이다’를 연다. 1950년대부터 그려온 143점 가운데 대부분은 대중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들이다.

특히 1977년부터 2년간 미국 뉴욕에 거주하던 기간 인물에 대한 그의 탐구는 더 빛을 발했다. 당시를 작가는 이렇게 회고한다. “길에서 스쳐 지나가는 사람, 지하철에서 마주 보고 서 있었던 사람 중 내 기억에 남은 사람들을 집에 와서 그리곤 했다. 다양한 인종의 얼굴과 모습이 흥미로웠다. 미술관에 가서 그림을 보는 것만큼이나 사람들을 지켜보는 게 좋은 공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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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학, 남자, 1978, Oil on canvas, 61 x 75.5 cm 현대화랑 제공
김종학, 남자, 1978, Oil on canvas, 61 x 75.5 cm
현대화랑 제공
3개의 전시장 가운데 첫 전시장에서 볼 수 있는 ‘남자’(1978)는 바로 당시 뉴욕에서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인물, 형상을 탐색하던 당시 그린 그림이다. 당시 뉴욕 화단에서 새롭게 접한 회화 경향을 보고 느낀 신선한 감각과 에너지를 자신만의 화법으로 표현한 것이다. 두 번째 전시장에는 그가 연필, 수채, 수묵 등 다양한 재료로 시도했던 인물 드로잉들이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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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화랑에서 4월 7일까지 열리는 김종학 화백의 개인전 ‘사람이 꽃이다’에서 한 관람객이 그의 대작 ‘팬더모니움’(2018)을 감상하고 있다. 현대화랑 제공
현대화랑에서 4월 7일까지 열리는 김종학 화백의 개인전 ‘사람이 꽃이다’에서 한 관람객이 그의 대작 ‘팬더모니움’(2018)을 감상하고 있다.
현대화랑 제공
세 번째 전시장에서 마주하는 8m 길이의 대형 캔버스(2018년 작 팬더모니움, 대혼란이라는 뜻)에는 갖가지 색과 형태의 야생화들이 앞다퉈 피어올라 새, 나비 등과 함께 어우러져 있다. 마치 그가 평생 그려온 설악의 야생화들을 한데 모은 듯하다. 물감 상자 뒷면에 99명의 인종, 성별, 연령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인물들을 같은 크기로 그려넣은 ‘얼굴들’(1990)은 마치 작가가 그린 꽃처럼 제각각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김인혜 미술사가는 “그가 사람을 그리는 방식은 꽃을 그리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름 모를 들꽃을 세심하게 관찰한 것처럼, 평범한 보통 사람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기억한 뒤 특징을 그림에 담았다”며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그의 인간 군상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그는 수십 년 전부터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인생이란, 단지 한 사람이 평생 만난 사람들의 총체일 뿐이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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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학, Faces, 1990s, Acrylic on paper box, 127 x 90 cm 현대화랑 제공
김종학, Faces, 1990s, Acrylic on paper box, 127 x 90 cm
현대화랑 제공


정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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