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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의대증원, 학업 방해’ 주장에 정부, 국립대 의대 겸임교수 늘린다

[단독] ‘의대증원, 학업 방해’ 주장에 정부, 국립대 의대 겸임교수 늘린다

강주리 기자
강주리, 이현정, 곽소영 기자
입력 2024-02-15 23:59
업데이트 2024-02-16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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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부산대 등 9개 국립대 의대 교수 증원

의협 “2000명 증원, 교육 질 떨어져”
행안 “국립대 의대정원 배정 끝나면
4월 정기직제서 의대 교수 증원 검토”
기재 “증원 규모 오면 예산 확정할 것”
외과 등 필수 의료 분야 교수 더 증원
사립 의대 포함 1000명 교수 자리 늘 듯
복지 “기초의학 등 과목별 교수 늘릴 것”
“의학교육 질 문제 집단행동 이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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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정원 확대 반대’ 서울시의사회 궐기대회
‘의대정원 확대 반대’ 서울시의사회 궐기대회 서울시의사회 소속 의사들이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2024.2.15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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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정원 확대 반대’ 외치는 참가자들
‘의대정원 확대 반대’ 외치는 참가자들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 반대 서울시의사회 궐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의대증원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2.15 연합뉴스
정부가 의대 정원을 2000명 증원해도 교육의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국립대 의대 겸임교수를 늘리기로 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정원을 한 번에 2000명이나 늘리면 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하며 여론전을 펴자 이에 대응해 실효성 있는 대안을 내놓은 것이다. 응급의학과 등 의료 인력 부족이 언급되는 필수 의료 분야를 중심으로 교수 정원을 늘리는 방안이다.

공무원 조직 정원을 조정하는 행정안전부의 복수 관계자는 15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의대 입학 정원이 늘면서 교수 1명이 담당하는 학생수가 과도하게 늘어 교육의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겸임(겸직) 교수의 정원을 적절히 늘려 비율을 맞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행안부는 보건복지부와 교육부가 내년도 국립대 의대 학생 정원 배정 절차를 마치는 대로 오는 4월 시작되는 공무원 정기 직제에서 국립대 의대 교수 정원 증원을 검토하기로 했다.

특히 응급의학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외과 등 필수 의료 분야는 교수 1인당 학생수 법정 기준(8명)보다도 여유 있게 교수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2000명에 대한 학교별 배정 기준이 3~4월 나오면 기획재정부와 인건비를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방향에 공감하며 “행안부에서 증원 규모를 알려 주면 협의해 예산을 최종 확정 짓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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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 벗은 의사들 ‘의대 정원 확대 반대’ 경북도의사회 이우석 회장 등 도의사회 소속 의사들이 15일 오후 7시 경북도의사회관에서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하는 규탄대회를 열고 의사가운 탈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2024.2.15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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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 증원 졸속추진 반대”
“의대 정원 증원 졸속추진 반대” 전라북도의사회는 15일 전주시 완산구 전동 풍남문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을 규탄하고 있다. 이들은 “일방적인 의사증원 건보재정 고갈한다”, “전달체계 개선없는 의대증원 절대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2024.2.15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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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병원설치법 17조 겸직조항에 따르면 공무원 신분인 국립대 의대 겸임(겸직)교수는 대학에서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병원에서 의사 업무를 겸한다. 국립대 의대교수 정원에는 초빙교수, 전임교수, 겸임교수가 모두 해당된다고 행안부와 교육부는 설명했다. 임상·진료교수는 정원에 포함되지 않는다.

서울대(법인화)를 제외한 부산대·경북대 등 9개 국립대 의대 교수는 1200명이다. 법정 정원 감안 시 단순 계산한다면 2000명 증원에 따라 늘어나야 할 교수는 250명이다. 의대 교육 과정이 6년인 점을 감안하면 사립 의대 포함 1000여명의 교수 자리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게 행안부 설명이다.

“전공의 ‘36시간 연속 근무제’ 개선”
“지도전문의 배치 속도감 있게 추진”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8차 회의’ 브리핑에서 “의학교육 질을 담보할 수 있도록 기초의학 등 과목별 교수를 늘리고 수련 과정에서 충분한 임상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수련제도 개선과 재정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전공의들이 과도한 업무 부담을 덜고 양질의 수련을 받을 수 있도록 36시간 연속 근무제도 개선과 지도전문의 배치 확대 방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1980년대 대비 주요 의대 정원 수는 서울대 260명에서 현재 135명, 부산대 208명에서 125명, 경북대 196명에서 110명으로 학교별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교수 수는 훨씬 늘어나 지난해 말 각 의대 여건 조사 결과, 증원해도 의학교육 평가인증기준을 모두 충족함을 확인했다”면서 “의학교육의 질 문제는 의사단체가 환자의 건강권을 위협하는 집단행동의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지난 10년간 20대 의사 비중은 절반으로 줄었고, 65세 이상 고령 의사는 2배 수준으로 늘었다”면서 “2000명 규모의 증원 없이는 미래 의료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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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하는 박민수 차관
브리핑하는 박민수 차관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1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2.15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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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들 ‘동맹휴학’ 나서나
의대생들 ‘동맹휴학’ 나서나 15일 강원 춘천시 한림대학교 의과대학에서 학생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한림대 의대 4학년생들은 의대 증원 등 정부의 의료개혁 방침에 반발하며 1년간 ‘동맹휴학’을 하기로 했으며, 의대생 단체는 전체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동맹휴학 참여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해 집단행동에 나서겠다고 이날 밝혔다. 2024.2.15 연합뉴스
세종 강주리·이현정·곽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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