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고 진학하며 ‘수재’ 소리 들었지만
학교폭력에 어려운 가정사…입시 실패
헬스터디2 유튜브
최근 유튜브 채널 ‘미미미누’는 ‘헬스터디’ 시즌2에 합류하는 정순수(25)씨의 사연을 공개했다. ‘헬스터디’는 아예 수능 공부 기초가 없는 노베이스인 N수생을 대상으로 그 해의 수능 시험에 목숨을 걸어 원하는 대학과 학과에 합격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대입 콘텐츠다.
2025학년도 수능까지 모든 교재와 대면 강의를 지원하고 목표 대학 합격 시 첫 학기 등록금을 전액 지원한다.
정순수씨는 중학생 시절 전교 1등을 하며 과학고에 진학했지만 교내에 가난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교 폭력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정씨는 “친구 세 명이 제 노트북을 뒤지다가 자기소개서를 봤는지 우리 집안이 가난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걸 다른 애들한테 까발리겠다고 했다. 그땐 들키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너무 무서웠다. 꾹 참고 학교에 다녔다”라고 말했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가 과학고 입학 선물로 사준 노트북을 친구가 밟아서 부순 적도 있었다. 대학생이 되면 과외를 해서 노트북값을 갚겠다고 했던 친구는 결국 잠적했다”고 했다.
헬스터디2 유튜브
‘헬스터디2’ 유튜브
그는 “하루 12시간씩 배달 일하다가 아스팔트에 팔이 갈리는 사고가 났는데 병원비가 아까워 혼자 연고 바르고 치료했다. 며칠 뒤 급성 패혈증으로 죽을 뻔했다. 너무 억울했다. ‘노트북 하나 때문에 이렇게까지 돼야 하나?’ 싶었다. 많이 비참했고 가난하면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정씨는 어머니가 조울증으로 병원에 입원하면서 형편은 더 어려졌고, 아버지마저 치매에 걸렸다고 고백했다.
정씨는 “아빠가 살도 40㎏까지 빠지고 그랬다. 너무 암울해서 딱 죽으려고 했다. 그때가 제 생일이었다”며 “그냥 죽기가 너무 억울했다. 학교폭력 당한 것도 제 잘못 아니고, 부모님 아픈 것도 제 잘못 아니지 않냐”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정씨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택배 상·하차 일을 하면서 지난 5년간 계속 수능을 봤지만 성적은 좋지 않았다. 최근 수능 성적은 4, 5 등급이었다. 그러던 중 헬스터디 모집을 봤고 ‘신이 나를 버리지 않았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의사가 돼서 엄마, 아빠를 돌볼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장기적으로는 나같이 힘든 사람들을 도와주자는 결심으로 의대에 지망하게 됐다. 동정이나 연민 말고 응원이나 격려를 보내달라”라고 부탁했다.
김유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