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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란 세력 기습에 미군 3명 사망, 바이든 “보복”…중동 긴장 최고조

친이란 세력 기습에 미군 3명 사망, 바이든 “보복”…중동 긴장 최고조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4-01-29 10:43
업데이트 2024-01-2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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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 미군 주둔지 ‘타워 22’ 드론 기습
이·하 전쟁 이후 첫 미군 사망자 3명 발생
부상자도 30명 이상…중동 긴장 최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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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시리아 국경과 가까운 요르단 북부 미군 주둔지 ‘타워 22’(사진)가 전날 밤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미군 3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며 보복을 선언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시리아 국경과 가까운 요르단 북부 미군 주둔지 ‘타워 22’(사진)가 전날 밤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미군 3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며 보복을 선언했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미군 사망자가 발생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시리아 국경과 가까운 요르단 북부 미군 주둔지 ‘타워 22’가 전날 밤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미군 3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며 보복을 선언했다.

시리아와 이라크의 친이란 무장 단체들은 이스라엘 전쟁 발발 후 중동에 주둔한 미군을 계속 공격해왔다. 여러 미군이 다쳤으나, 이전까지는 사망자는 없었다.

이로써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을 계기로 고조된 중동 지역 긴장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악화할 우려가 커졌다.

미국 CNN 방송도 “시리아 국경 근처 요르단에서 미군 3명이 사망함에 따라 이미 위태로웠던 중동에서 한층 심각한 긴장 고조가 발생하게 됐다”고 짚었다.

● 바이든 “싸움 멈추지 않아…보복할 것”
요르단 “사망 미 병사들, 시리아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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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웨스트 콜롬비아의 한 교회에서 요르단 북동부에서 친이란 민병대의 드론 공격으로 사망한 미군 3명을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2024.1.28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웨스트 콜롬비아의 한 교회에서 요르단 북동부에서 친이란 민병대의 드론 공격으로 사망한 미군 3명을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2024.1.28 AP 연합뉴스
2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미군 주둔지가 기습당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이 공격의 사실관계를 아직 확인하고 있지만, 이란이 후원하고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극단주의 민병대가 공격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테러와 싸우겠다는 그들(희생 장병)의 신념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우리가 선택하는 시기와 방식으로 이 공격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다. 그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해 보복을 다짐했다.

다음달 3일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첫 공식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앞두고 사우스캐롤라이나를 방문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유세에서도 미군 사망자 애도를 위한 묵념을 제안하며 “우리는 보복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역시 이날 별도 성명을 통해 “대통령과 나는 미군에 대한 공격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과 우리 군대, 국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스틴 국방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파이너 부보좌관으로부터 사상자 발생 보고를 청취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후에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국가안보팀을 화상으로 연결해 대책 회의를 갖기도 했다.

일단 친이란 민병대의 무인기 공격 당시 대공 방어 체계 가동 여부 및 피해 발생 배경에 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공격 때 타워 22에 얼마나 많은 미군 병사가 주둔해 있었는지도 즉각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요르단 정부는 사망한 미군 병사들이 요르단이 아닌 시리아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요르단 정부 대변인인 무한나드 알 무바이딘은 공영 알맘라카TV와 인터뷰에서 이번 공격이 시리아 내 알-탄프 미군기지를 목표로 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 기습 피해 ‘타워 22’는? “중동내 미군 요충지”
시리아와 이라크, 요르단 3개국 국경 만나는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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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12일(현지시간) 미국 민간 위성 업체 ‘플래닛 랩’이 촬영한 요르단 북부 미군 전초기지 ‘타워 22’ 위성 사진.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
2023년 1월 12일(현지시간) 미국 민간 위성 업체 ‘플래닛 랩’이 촬영한 요르단 북부 미군 전초기지 ‘타워 22’ 위성 사진.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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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시리아 국경과 가까운 요르단 북부 미군 주둔지 ‘타워 22’(사진)가 전날 밤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미군 3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며 보복을 선언했다. 타워 22(사진 속 빨간 네모)는 시리아와 이라크, 요르단 3개국 국경이 만나는 중동의 요충지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는 시리아 알 탄프 미군 주둔지를 지원하는 특수 작전 부대 및 군사 훈련병·요원들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시리아 국경과 가까운 요르단 북부 미군 주둔지 ‘타워 22’(사진)가 전날 밤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미군 3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며 보복을 선언했다. 타워 22(사진 속 빨간 네모)는 시리아와 이라크, 요르단 3개국 국경이 만나는 중동의 요충지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는 시리아 알 탄프 미군 주둔지를 지원하는 특수 작전 부대 및 군사 훈련병·요원들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중동내 주요 동맹국인 요르단은 미 정부의 해외군사자금 지원을 가장 많이 받는 국가 중 하나다. 통상 3000여명의 미군이 요르단에 주둔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요르단에는 수백명의 미국 교관이 있으며, 연중 미군 병사들과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이는 몇 안되는 역내 동맹국 중 하나”라고 짚었다.

미국은 2021년 ‘테러와의 전쟁’ 공식 종료를 선언한 뒤에도 이라크와 시리아에 병력을 남겨 대테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로이터는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2011년부터 미국은 요르단이 시리아와 이라크 무장세력의 자국 침투를 차단하기 위해 ‘국경 안보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정교한 감시 체계를 구축하는 걸 돕는데 수억 달러를 써왔다”고 부연했다.

이번에 공격받은 타워 22는 시리아와 이라크, 요르단 3개국 국경이 만나는 중동의 요충지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는 시리아 알 탄프 미군 주둔지를 지원하는 특수 작전 부대 및 군사 훈련병·요원들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적으로 중요한 위치인 만큼 이 기지와 관련해 대중적으로 드러난 정보는 거의 없다.

다만 이곳에서 멀지 않은 시리아 남부지역에는 소수의 미군이 주둔 중인 알탄프 기지가 있다.

알탄프는 과거 시리아와 이라크를 장악했던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 국가(IS)와 국제연합군의 싸움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곳이다.

IS 패망 이후에도 미국은 시리아에 약 900명의 병력을 주둔시켜 왔으며, 알탄프 기지는 시리아 동부 친이란 세력의 군사력 증강을 억제한다는 전략에서 역할을 맡아왔다.

타워 22는 그런 알탄프 기지를 유사시 지원할 수 있을 만큼 가까이 위치해 있고, 이란의 지원을 받는 지역내 무장세력을 견제하거나 IS의 잔당이 다시 세력을 확장하는 걸 감시하는 역할도 수행해 왔을 것으로 보인다.

● 재선 도전 바이든 ‘돌발 악재’ 직면…공화, 강경 대응 지속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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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18일 미 해병대와 중부사령부 대테러 보안팀이 요르단 제77 해병대대와 폭동 진압 훈련을 실시한 후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미 해병대 자료사진
2018년 4월 18일 미 해병대와 중부사령부 대테러 보안팀이 요르단 제77 해병대대와 폭동 진압 훈련을 실시한 후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미 해병대 자료사진
미국은 이란지원 무장세력의 중동 주둔 미군에 대한 공격이 잇따르자 지난주 헤즈볼라 및 기타 이란과 연계된 단체들이 사용해온 이라크 내 시설 세 곳을 공습한 것을 비롯해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반군 후티에 여러 차례 공격하는 등 군사적 대응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두고 중동에서 확전 가능성에 대한 지속적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번 미군 사망자 발생은 자국민 보호에 최우선의 가치를 두고 있는 미국 정부 입장에서 결코 묵과하기 어려운 사건인 만큼 이전까지 우려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수준의 보복이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올해 재선 도전을 앞두고 낮은 지지율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는 돌발 악재에 봉착한 만큼 강하게 대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공화당은 그간 중동에서 제한적 공격을 이어온 바이든 행정부를 비난하며 이란이 지원하는 단체들에 대한 강경 대응을 압박해 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가자 전쟁 이후 첫 미군 사망자 발생으로 어디서, 어떤 식으로 미국 정부가 대응할지에 대한 즉각적 물음이 제기되고 있다”며 “미국은 미군에 대한 공격을 막기 위한 방어적 목적이라는 명분으로 최근 수 주 동안 이라크, 시리아, 예멘에 대한 공격을 감행해 왔다”고 보도했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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