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軍 “휴전선 완충구역 훈련 재개 ‘일단 멈춤’…北 동향 주시”

軍 “휴전선 완충구역 훈련 재개 ‘일단 멈춤’…北 동향 주시”

최재헌 기자
최재헌 기자
입력 2024-01-28 10:36
업데이트 2024-01-28 11:39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군사분계선 5㎞ 내 사격 멈춤…선제 훈련 부담
“北 도발 수위에 달려…‘행동 대 행동’ 원칙 준수”

이미지 확대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포병사격을 실시한 5일 우리 군 서북도서부대가 K-9 자주포로 해상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포병사격을 실시한 5일 우리 군 서북도서부대가 K-9 자주포로 해상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우리 군 당국이 2018년 문재인 정부 당시 북한과 체결한 ‘9·19 남북군사합의’로 설정된 ‘육상 적대행위 중단 구역’(완충구역) 훈련을 재개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북한이 9·19 군사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하고 올해 초 해상 완충구역 안에서 포 사격을 했지만 아직 육상 완충구역에서의 도발은 감행하지 않은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군은 새달 중 육상 완충구역 내 포병 사격을 검토했으나 시간을 갖고 대응하고자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

북한군은 이달 5~7일 사흘 연속으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 완충구역에서 포병 사격을 해 9·19 군사합의를 노골적으로 파기했다. 지난 8일 우리 군은 “적대행위 중지구역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해상과 육상 완충구역 안에서 훈련을 재개하겠다”고 선언했다.

군 당국이 육상 완충구역 안에서의 포병사격과 기동훈련(FTX)을 당장 재개할 것처럼 발표했다가 다시 신중한 자세로 돌아선 것은 북한이 이를 도발의 빌미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군은 아직 군사분계선(MDL) 5㎞ 안 육상 완충구역에서는 포병 사격이나 연대급 이상 부대 기동훈련을 하지 않고 있다.

우리 군은 북한이 9·19 군사합의 전면 파기 선언 후 최전방 감시초소(GP)를 복원하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계 병력을 무장시키고, 서해 NLL 인근에서 포 사격을 하는 등 합의를 깨는 행동에 나설 때마다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 상응하는 조처를 해왔다. 군 고위 관계자는 “언제든지 (육상 완충구역 내) 훈련을 재개할 수 있지만 당분간 ‘행동 대 행동’ 원칙을 지킨다”고 설명했다.

9·19 군사합의에 따르면 남북은 군사분계선 기준 각각 5㎞ 이내 육상 완충구역에서 포병 사격이나 연대급 이상 부대 기동훈련을 할 수 없다. NLL 인근 해상 완충구역 안에서도 함포 사격과 함정 기동훈련을 해서는 안 된다.

이미지 확대
국방부는 백령도에 있는 해병 6여단과 연평도 소재 연평부대가 5일 오후 3시께부터 신원식 국방부 장관 주관하에 사격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신 장관은 서북도서 해병부대의 해상사격훈련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점검했다. 사진은 신원식 국방부 장관. 2024.1.5 국방부 제공.
국방부는 백령도에 있는 해병 6여단과 연평도 소재 연평부대가 5일 오후 3시께부터 신원식 국방부 장관 주관하에 사격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신 장관은 서북도서 해병부대의 해상사격훈련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점검했다. 사진은 신원식 국방부 장관. 2024.1.5 국방부 제공.
해상 완충구역의 경우 지난 5일 북한군이 서해 NLL 인근 포 사격 때 서해 최북단 서북도서에 배치된 해병부대가 이미 대응 사격에 나섰다. 9·19 군사합의 이후 6년 5개월 만의 훈련이었다.

국방부는 해상이나 육상 완충구역 안에서의 훈련 재개는 육·해·공군이 자체적으로 계획을 수립해 추진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치·군사적으로 민감한 훈련을 국방부나 합동참모본부 지침 없이 스스로 재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더욱이 ‘한반도의 화약고’로 불리는 서해 NLL 인근 해상 완충구역 안에서의 우리 군의 함포 사격이나 함정 기동훈련은 9·19 군사합의 이전에도 거의 실시된 적이 없어 부담이 더 크다. 이미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두 곳의전쟁에 관여하고 있는 미국도 한반도의 긴장 수위가 더 높아지는 것을 내심 바라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북한이 서해 NLL 인근에서 추가로 포병 사격을 진행하거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같은 도발을 이어가면 언제든 훈련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육상 완충구역 내 훈련 재개 여부는 북한이 어느 정도 도발을 해오느냐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최재헌 기자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