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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바이든vs트럼프… 美대선시계 빨라진다[이재연 특파원 르포-미 공화 뉴햄프셔 경선]

다시 바이든vs트럼프… 美대선시계 빨라진다[이재연 특파원 르포-미 공화 뉴햄프셔 경선]

이재연 기자
이재연 기자
입력 2024-01-24 23:59
업데이트 2024-01-24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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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트럼프 선명해진 ‘재대결’

트럼프, ‘중도’ 뉴햄프셔서도 승리
헤일리와 11.6%P 차 대세론 입증
바이든 “트럼프, 공화 후보 확실
이보다 더 큰 위험은 없다”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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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의 두 번째 대선 후보 경선인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 뒤 지지자 축하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이오와주에 이어 2연승을 하며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리턴매치에 한 발짝 더 다가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버지니아주 매너서스 힐튼 퍼포밍 아츠센터에서 열린 낙태권 보호 행사에 참석해 “낙태권을 빼앗은 가장 큰 책임은 트럼프에게 있다”고 연설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세에 나섰다(왼쪽). 내슈아·매너서스 EPA·AP 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의 두 번째 대선 후보 경선인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 뒤 지지자 축하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이오와주에 이어 2연승을 하며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리턴매치에 한 발짝 더 다가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버지니아주 매너서스 힐튼 퍼포밍 아츠센터에서 열린 낙태권 보호 행사에 참석해 “낙태권을 빼앗은 가장 큰 책임은 트럼프에게 있다”고 연설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세에 나섰다(왼쪽).
내슈아·매너서스 EPA·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대선 공화당 경선의 첫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치러진 뉴햄프셔주에서 승리했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와의 맞대결에서 그의 돌풍을 잠재우며 초반 대세론을 사실상 굳히게 됐다. 국제 정세에 중대 영향을 미칠 올해 미 대선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턴매치’로 치러질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더 선명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개표율 91% 현재(AP통신) 지지율 54.8%로, 43.2%를 얻은 헤일리 전 대사를 11.6% 포인트 차로 눌렀다. 역대 공화당 후보 중 첫 경선지인 아이오와·뉴햄프셔에서 동시에 승리한 경우는 경선 당시 현직 대통령이었던 후보를 제외하고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 유권자 10명 중 4명이 중도 성향인 뉴햄프셔는 무소속 유권자, 반트럼프 성향 당원들이 헤일리에게로 결집하며 한때 트럼프 대세 구도가 위협받았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반 지지율에 두 자릿수 지지율 격차로 승리하며 헤일리 전 대사의 추격 가능성을 차단했다.

두 후보 각각 자신의 ‘표밭’인 공화당원(26만여명), 무소속 그룹(34만여명)에서 선전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수당원의 강력한 결집에 힘입어 승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공화당 다음 경선지인 네바다(2월 6일)와 헤일리 전 대사의 정치적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2월 24일) 역시 트럼프 지지율이 우위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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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의 대선 경선 프라이머리가 열린 23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베드퍼드의 고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뉴햄프셔 주정부는 미 대선에서 첫 프라이머리를 열었던 전통을 지키기 위해 공식 일정을 잡은 공화당뿐 아니라 당 규정을 바꿔 다른 지역에서 프라이머리를 처음 열기로 한 민주당에 대해서도 비공식적인 경선 투표를 진행했다. 베드퍼드 AFP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의 대선 경선 프라이머리가 열린 23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베드퍼드의 고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뉴햄프셔 주정부는 미 대선에서 첫 프라이머리를 열었던 전통을 지키기 위해 공식 일정을 잡은 공화당뿐 아니라 당 규정을 바꿔 다른 지역에서 프라이머리를 처음 열기로 한 민주당에 대해서도 비공식적인 경선 투표를 진행했다.
베드퍼드 AFP 연합뉴스
다만 헤일리 전 대사는 무당층도 공화당에 투표 가능한 뉴햄프셔의 ‘오픈’ 방식 덕분에 양자 대결 지지율 40%를 넘겨 사우스캐롤라이나까지 경주를 이어 갈 동력은 얻었다. 본선 국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도층 공략용으로 손을 내밀 수 있는 잠재력도 확보하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헤일리를 제치며 후보 선출까지 질주 체제로 나아가는 연료를 주입했다”고 평가했다.

ABC 등 4개 방송사 출구조사(2129명)를 보면 전체 투표자 중 공화당원은 51%, 무소속은 43%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투표자 가운데 74%를 득표, 25%에 불과한 헤일리 전 대사를 압도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무소속 투표자 중 60%의 지지를 받았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38%)과의 격차는 28% 포인트에 그쳤다.

또 트럼프 지지자의 78%는 이민, 54%는 경제가 지지 후보 결정에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으나 헤일리 지지자들은 낙태(64%), 외교정책(63%)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지지층에서 ‘트럼프가 유죄 판결을 받아도 대통령 자격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87%로 압도적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대선 전복 시도 혐의 등 4건의 형사 기소가 ‘사법 리스크’로 작동하지만 지지자들은 이를 문제 삼지 않는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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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로는 238개 타운 중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남부 내슈아, 데리 등 공들였던 지역을 비롯해 시브룩, 맨체스터, 로체스터, 펠럼, 세일럼 타운 등 고르게 선전했다. 특히 주 전체 정당 성향과 거의 비슷한 로체스터의 승자가 뉴햄프셔주 경선 최종 승자가 된다는 1952년 이래 공식이 이번에도 들어맞았다.

반면 헤일리는 주도인 콩코드와 자정 투표 전통이 있는 북부 시골마을 딕스빌노치를 비롯해 소대학도시인 하노버와 포츠머스, 뉴캐슬 등에서 강세를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밤 내슈아 선거본부 승리 연설에서 “전형적인 승리 연설은 아니겠지만 오늘같이 최악의 밤을 맞고도 승리했다고 행세하게 하지 말자”며 헤일리 전 대사의 후보 사퇴를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이어 “그렇다고 난 너무 화를 내진 않는다. 되갚아 줄 뿐”이라며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쉽게 이길 것”이라고 장담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패배를 인정했지만 사퇴를 거부하고 주지사를 지낸 사우스캐롤라이나까지 경선을 이어 갈 뜻을 고수했다. 투표 종료 약 20분 만에 콩코드 선거본부를 찾은 그는 지지자들 앞 연설에서 “이 레이스가 끝나려면 멀었다. 아직 여러 주가 남아 있다”며 “다음은 내가 사랑하는 사우스캐롤라이나”라고 덧붙였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 배정된 대의원 수는 22명으로, 전체(2429명)의 0.9%에 불과하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50명이라 헤일리 전 대사가 주목할 만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되는 것이 이제 분명하다”며 “이보다 더 큰 위험은 없다는 것이 나의 메시지”라고 우려했다.

전현직 대통령의 재대결이 조기 확정되면서 올해 11월 대선에 앞서 민주·공화 양당은 사실상 본선 구도로 전환해 본격 선거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대통령 측은 ‘민주주의의 위기’와 낙태권 이슈를 앞세우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마가’(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앞세워 세몰이를 할 것으로 보이며, 중도층 확장 공략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데리·맨체스터(뉴햄프셔) 이재연 특파원
2024-01-2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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