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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소야대 만든 ‘먹고사니즘’… 라이칭더 앞길은 ‘가시밭길’

여소야대 만든 ‘먹고사니즘’… 라이칭더 앞길은 ‘가시밭길’

윤창수 기자
윤창수, 최영권 기자
입력 2024-01-15 03:00
업데이트 2024-01-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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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진당 첫 12년 집권 ‘불안한 성공’

113석 중 51석 그쳐 과반 의석 실패
52석 국민당·8석 민중당 협조 필수

커원저 돌풍 민중당 ‘캐스팅보트’
민생 파고들며 2030 표심 기울여
“대만 평화, 美 대선이 변수”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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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소속 개표원들이 지난 13일 대만 최대 도시 신베이의 한 투표소에서 개표 작업을 하고 있다. 제16대 대만 총통·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 투표는 13일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대만 전역 1만 7795개 투표소에서 이뤄졌고 투표 종료 뒤 곧바로 개표가 진행돼 오후 8시쯤 당선인 윤곽이 나왔다. 신베이 EPA 연합뉴스
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소속 개표원들이 지난 13일 대만 최대 도시 신베이의 한 투표소에서 개표 작업을 하고 있다. 제16대 대만 총통·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 투표는 13일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대만 전역 1만 7795개 투표소에서 이뤄졌고 투표 종료 뒤 곧바로 개표가 진행돼 오후 8시쯤 당선인 윤곽이 나왔다.
신베이 EPA 연합뉴스
총통직은 민주진보당, 의회 다수당은 국민당이 차지한 이번 대만 선거 결과를 두고 대만인들이 ‘친미’의 길을 택하면서도 ‘중도’의 묘를 잃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제3세력으로 전체 의석 113석인 의회에서 정원의 7%에 해당하는 8석을 차지한 민중당의 선전이 눈에 띈다. 커원저(65) 민중당 대선 후보는 26.4%의 지지를 받았는데 후보 단일화를 시도했다가 실패한 국민당 허우유이(67) 후보의 표까지 합하면 두 야당의 득표수는 라이칭더(65) 당선인보다 270만여표가 많다.

이번 선거에서는 또 대만 정치 역사상 두 번째로 야당이 의회를 장악해 2000~2008년 민진당 천수이볜 전 총통 집권 시기와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비밀자금 횡령 및 세탁 혐의로 구속됐다가 가석방된 천 전 총통 시기에는 의회에서 ‘살벌한 분쟁’이 벌어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다. 민진당도 12년 집권을 하게 됐지만 야당의 협조 없이는 새로운 정책을 구사할 수 있는 여지가 매우 적다.

총통 직선제 이후 여덟 번째로 치러진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72%로 역대 두 번째로 낮았다. 대만 유권자들은 ‘민주주의냐 독재냐’ 또는 ‘전쟁이냐 평화냐’를 내세운 기존 양대 정당보다는 ‘먹고사는 문제’를 내세우며 민생에 집중한 제3세력에 관심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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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커 민중당 후보는 2000년 5석이었던 의회 의석 숫자를 8석으로 늘리며 확실한 존재감을 갖게 됐다. 거대 양당인 국민당의 의석 숫자는 52석, 민진당은 51석으로 113석 정원인 의회에서 어느 당도 과반수를 갖지 못해 민중당의 ‘캐스팅보트’가 막강한 힘을 발휘하게 됐다.

수십년간 이어진 양당 체제를 깨뜨린 ‘민중당 파워’의 배경은 2030 청년층으로 꼽힌다. 중국인이 아닌 대만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대만 독립보다는 현상 유지를 원하는 젊은이들은 의사 출신으로 소셜미디어(SNS)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커 후보에게 관심을 돌렸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가장 원하지 않는 후보의 당선에 오는 5월 20일 신임 총통 취임식 전까지 중국이 상징적인 군사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 라이 당선인이 선거 기간 대중 관계에서 차이잉원 총통의 온건 노선을 따르겠다고 했지만 중국공산당을 안심시키진 못했다고 봤다. 그가 유세 도중 “대만 총통이 미 백악관에 입성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해 논란을 낳은 만큼 미국도 라이 당선인의 취임 연설에서 돌발 발언이 나올까 봐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라이 당선인은 자신을 ‘위험한 분리주의자’라고 비난하는 중국의 분노에 대처하는 역대 가장 힘든 임무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이번 선거보다는 오히려 미국 대선에 달려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성균중국연구소는 “미국은 대만 문제의 국제화를 통해 중국공산당의 도덕성과 폭력성을 공략하며 도덕적 우위를 점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면서 “민진당의 승리로 시진핑 지도부는 국내 여론을 의식해 대만에 강력한 보복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안(중국과 대만)의 위기는 미중 관계에서 파생하는 것으로 대만해협의 평화를 뒤흔들 가장 큰 변수는 11월 미국 대선이라고 지적했다.
윤창수 전문기자·최영권 기자
2024-01-1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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