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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카페에 얼음 쏟고 떠나더니…CCTV에 담긴 초등학생의 ‘선행’

무인카페에 얼음 쏟고 떠나더니…CCTV에 담긴 초등학생의 ‘선행’

윤예림 기자
입력 2024-01-10 11:31
업데이트 2024-01-1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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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무인카페에서 기기 작동 미숙으로 얼음을 쏟은 초등학생 손님이 자리를 떠난 뒤 다시 가게로 돌아와 사과 쪽지와 1000원짜리 지폐를 남긴 사연이 전해졌다.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지난 8일 무인카페에서 기기 작동 미숙으로 얼음을 쏟은 초등학생 손님이 자리를 떠난 뒤 다시 가게로 돌아와 사과 쪽지와 1000원짜리 지폐를 남긴 사연이 전해졌다.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기기를 잘못 작동해 얼음을 바닥에 쏟아버린 초등학생이 다시 가게로 돌아와 사과의 마음을 전한 사연이 전해졌다.

3년째 무인카페를 운영하고 있다는 남성 A씨는 지난 9일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초등학생의 선한 영향력에 감동받는 하루’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전날 A씨는 폐쇄회로(CC)TV를 통해 가게를 살피던 중 바닥에 얼음이 쏟아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초등학생 손님이 기기 작동 미숙으로 얼음을 쏟은 것이었다.

A씨 가게 기계는 컵을 꺼내 제빙기에 올려놓고 얼음을 받아야 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 초등학생은 컵을 꺼내지 않은 채 레버를 눌러 얼음이 그대로 쏟아져버렸다.

당황해하던 초등학생은 뒤늦게 컵을 꺼내 얼음 없이 음료만 받았다. 바닥에 떨어진 얼음을 치우려고 고민하는 듯하더니 결국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

A씨는 “황급히 자리를 뜨더라. 맥 빠지는 순간이었다”며 “그래도 어차피 저 학생은 음료값을 지불했고 나는 청소를 노동 값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날 저녁 매장을 찾은 A씨는 선반 위에서 꼬깃꼬깃 접혀 있는 쪽지 하나를 발견했다.

재차 CCTV를 돌려본 A씨는 얼음을 쏟은 초등학생이 1시간 30분쯤 지난 뒤 매장을 다시 찾아 쪽지를 두고 간 것을 확인했다. 이 학생은 CCTV를 향해 인사를 하듯 허리를 숙이는가 하면 쪽지를 봐달라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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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무인카페에서 기기 작동 미숙으로 얼음을 쏟은 초등학생 손님이 자리를 떠난 뒤 다시 가게로 돌아와 사과 쪽지와 1000원짜리 지폐를 남긴 사연이 전해졌다.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지난 8일 무인카페에서 기기 작동 미숙으로 얼음을 쏟은 초등학생 손님이 자리를 떠난 뒤 다시 가게로 돌아와 사과 쪽지와 1000원짜리 지폐를 남긴 사연이 전해졌다.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학생이 두고 간 쪽지에는 “사장님 죄송합니다. 제가 무인카페를 처음 와서 모르고 얼음을 쏟았습니다.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고 치우곘습니다. 적은 돈이지만 도움 되길 바랍니다. 장사 오래오래 하시고 행복하게 지내세요.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 학생은 쪽지와 함께 1000원짜리 지폐 한 장도 함께 넣었다.

A씨는 “3년 동안 영업하면서 지쳐왔던 제 마음을 싹 보상받는 느낌이었다”며 “학생은 자기가 미안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성의 금액이었는지 1000원을 끼워 놨다. 초등학생에게 감동을 받아보긴 처음”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1000원은 지갑 속에 고이고이 넣어둘 것”이라며 “학생의 마음은 잘 받았고, 이제 제가 받은 걸 돌려줘야겠다. 구매 이력이 남아서 학생에게 연락할 방법이 있다. 제가 언제까지 영업하게 될 진 모르겠지만 이 학생에게는 영업을 접는 날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본 사람들은 “천사가 왔다. 아이 심성이 너무 착하다”, “아직도 이런 따뜻한 아이들이 자라고 있다는 현실이 감사해진다”, “부모님이 어떻게 교육하신 건지 궁금하다”, “감동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윤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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