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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해안포 쏘던 그 순간에도, 빛나는 졸업장 속 꿈은 자란다

북한 해안포 쏘던 그 순간에도, 빛나는 졸업장 속 꿈은 자란다

고혜지 기자
고혜지 기자
입력 2024-01-08 00:54
업데이트 2024-01-08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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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내 유일 학교 대성동초… 다섯 아이 위한 특별한 졸업식

군복 어른들 틈 한복차림 초등생
‘엄중한’ 축사와 달리 천진난만
유튜버·바리스타 등 꿈도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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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경기 파주시 비무장지대(DMZ) 내 대성동초등학교에서 열린 제55회 졸업식에서 한복을 입은 졸업생들이 기념품을 받고 있다. 북한은 이날 백령도 북방 장산곶 일대와 연평도 북방 등산곶 일대에서 해상 사격을 실시했다. 국방일보 제공
지난 5일 경기 파주시 비무장지대(DMZ) 내 대성동초등학교에서 열린 제55회 졸업식에서 한복을 입은 졸업생들이 기념품을 받고 있다. 북한은 이날 백령도 북방 장산곶 일대와 연평도 북방 등산곶 일대에서 해상 사격을 실시했다.
국방일보 제공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해안포 사격을 진행하던 지난 5일 오전 우리나라 비무장지대(DMZ) 내 유일한 마을인 경기 파주시 대성동마을에는 전운 대신 활기가 감돌았다. 가까운 북쪽 철탑 위로 북한 인공기가 희뿌옇게 보였지만 초등학생 5명은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졸업식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 오전 10시쯤 마을의 유일한 학교인 대성동초등학교의 55번째 졸업식이 열려 김담혜·여소윤·정유화양과 박희율·신의창군이 졸업장을 받았다. 이 학교 졸업생은 총 226명으로 늘었다.

학교 2층 대강당에는 이들을 축하하려 교직원과 학부모뿐 아니라 군과 통일부, 파주시 관계자 등 90여명이 찾았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단상 위 졸업생 5명은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상장과 기념품에 1시간 가까이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해야 했다.

DMZ 내에 학교가 있어서인지 졸업식 참석자 중 상당수는 군복을 입고 있었다. 졸업식 식순에 ‘순국선열을 위한 묵념’이 들어가고 단상 위 태극기 옆으로는 성조기와 유엔기가 나란히 놓였다.

최근의 엄중한 안보 상황을 고려한 듯 축사 중에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있어 주축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안보와 세계 평화에 크게 이바지하는 어른들로 성장하기를 기원한다”는 무거운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이곳에서 배우고 자란 아이들은 여느 학생과 다를 바 없었다. 윤영희 대성동초 교장은 “담혜는 정형외과 의사, 희율이는 유튜버, 의창이는 체육 교사, 소윤이는 패션디자이너, 유화는 바리스타를 꿈꾸고 있다”고 소개하며 “자기 장점을 그대로 살려 자신 있고 당당하게 밝은 미래를 향해 달려가 꿈을 이루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대성동마을은 ‘DMZ 내에 남과 북 각각 하나의 마을을 두고 거주 및 영농활동을 할 수 있다’는 6·25 정전협정 조항에 따라 1953년 조성됐다. 역시 DMZ 안에 있는 북한의 기정동마을과 불과 800m 떨어져 있다. 이날 졸업식이 끝나고 오후부터 북한의 해상 사격 사실이 알려졌다.
고혜지 기자
2024-01-0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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