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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줄날줄] 고체연료 로켓/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고체연료 로켓/임창용 논설위원

임창용 기자
임창용 기자
입력 2023-12-06 01:21
업데이트 2023-12-06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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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김현종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기자들에게 “한국판 뉴딜 정책을 우주로 확장하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한미 미사일 지침이 개정된 사실을 브리핑하는 자리에서였다. 그때까지 한국은 이 지침에 따라 액체연료 로켓에 비해 가성비가 월등히 뛰어난 고체연료 로켓을 개발·사용할 수 없었다. 고체연료 로켓 자체를 군사용으로 간주해 미국이 개발을 막아 왔기 때문이다. 한데 이 제한이 풀림으로써 우리나라의 모든 기업과 연구소 등이 기존 액체연료뿐만 아니라 고체연료와 하이브리드형 등 다양한 우주발사체를 연구개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고체연료 로켓은 오래 저장할 수 있고 취급이 쉽다. 액체연료의 10분의1에도 못 미치는 저비용에 단기간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발사 준비 시간이 짧아 긴급 상황에 맞춰 신속한 발사가 가능한 게 최대 강점. 우주산업 선진국들은 이미 다양한 형태의 고체연료 로켓을 운용하고 있다. 미국은 델타 로켓으로 군 위성 서비스를 하고 있고, 유럽은 베가 로켓을 운용 중이다. 다만 고체연료는 효율이 액체연료에 비해 낮고 점화 후 추력 조절이 어려워 탑재 중량이 1.5t으로 제한된다. 저궤도(고도 400~600㎞)에 관측·정찰위성을 쏘아 올리는 데 적합하다. 반면에 지구 정지궤도나 우주탐사선 등 무거운 탑재체를 쏘아올리는 데는 액체연료 로켓이 사용된다. 스페이스X의 ‘팰컨9’이나 우리나라의 ‘누리호’ 등이 대표적이다.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 중인 고체연료 추진 우주발사체 3차 시험발사가 지난 4일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1, 2차 시험발사에선 모의(더미) 위성을 탑재했지만 이번엔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소형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을 우주 궤도에 진입시켰다. SAR은 레이더를 이용해 날씨에 관계없이 영상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고체연료 로켓 개발이 완료되면 우리 군은 안보 수요에 대응해 소형 위성을 적기에 발사할 수 있는 독자적 능력을 갖추게 된다. 군은 2025년까지 북한 내 전략 표적을 감시하는 정찰위성 5개를 확보하는 한편 우주산업 활성화를 위해 연료 로켓 기술을 민간에도 이전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에도 스페이스X 같은 우주운송업을 하는 기업이 머지않아 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임창용 논설위원
2023-12-0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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