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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성시’의 명장 허우샤오센, 치매, 코로나와 싸우다 영화계 은퇴

‘비정성시’의 명장 허우샤오센, 치매, 코로나와 싸우다 영화계 은퇴

임병선 기자
입력 2023-10-26 16:07
업데이트 2023-10-2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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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세월이 무섭고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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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정성시’와 ‘자객 섭은낭’으로 낯익은 대만의 거장 허우샤오셴(侯孝賢·76) 감독이 치매를 일으키는 퇴행성 뇌 질환인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오래 전에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6일 중국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허우 감독의 배우자와 두 자녀는 전날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허우 감독이 영화계를 은퇴했다고 알렸다. 가족들은 “허우 감독이 이미 가정으로 완전히 돌아와 편안히 쉬고 있다”며 “현재 그의 심신 상태가 매우 양호하다”고 말했다.

사실 허우 감독의 은퇴 소식은 영국의 영화평론가 겸 큐레이터 토니 라인스가 주초 런던에서 ‘A Time to Live and a Time to Die’ 시사회를 갖기 전 작품을 소개하며 언급하는 바람에 먼저 알려지게 됐다.

가족들은 허우 감독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은 후에도 계속 다음 영화를 준비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재작년 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한 후유증이 겹쳐져 영화 작업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대만 언론은 허우 감독 차기작으로 대만 출신 세계적 스타인 수치(舒淇·서기)가 주연을 맡은 서란하상(舒蘭河上) 영화화 작업이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5년 제68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자객 섭은낭’이 허우 감독의 마지막 작품이 될 것으로 현지 언론은 내다봤다.

수치는 같은 날 허우 감독의 평온한 삶이 방해받지 않았으면 한다는 희망을 피력하면서 “시간의 거대한 물결 속에서 그분(허우 감독)은 잊혀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영화에 대한 그의 태도와 정신은 반드시 영화 팬들에 의해 남겨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족사업체 시노무비(Sinomovie)를 운영해 왔는데 가족들은 앞으로도 계속 운영하되 영화 만드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허우 감독은 1947년 중국에서 태어나 이듬해 대만으로 이주해 80년대 대만 영화계의 뉴웨이브인 ‘신랑차오’(新浪潮)를 주도했다. 그는 1980년 ‘귀여운 소녀들’로 데뷔해 1989년 ‘비정성시’로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1993년 ‘희몽인생’으로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으면서 세계적인 감독으로 부상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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