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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서 소 럼피스킨 첫 확진, 34건으로… 정부 “이달 말까지 400만 마리 백신 도입”

전북서 소 럼피스킨 첫 확진, 34건으로… 정부 “이달 말까지 400만 마리 백신 도입”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3-10-25 18:38
업데이트 2023-11-06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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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피스킨병 중수본 방역 현황 브리핑… 살처분 대상 2459마리로, 잠복기 최대 28일

부안 등 5곳 추가 확진…전북 첫 발병
전체 사육두수보다 많은 백신 확보
항체 생기는 새달 말 안정화될 듯
백신 유효기간 1년 후엔 추가 접종
한우 도매 가격 일주일 만에 10%↑
“일시이동중지에 따른 단기적 영향”
“사육두수 영향 적어 가격 영향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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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피스킨병에 감염된 한우
럼피스킨병에 감염된 한우 럼피스킨병에 감염된 한우.전북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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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피스킨병 발생현황-9면-20판 수정
럼피스킨병 발생현황-9면-20판 수정
소 가축전염병인 럼피스킨병이 25일 결국 전북으로까지 번졌다. 전북 부안군 등 5개 지역에서 양성 판정이 잇따르며 확진 사례는 발병 엿새 만에 모두 34건으로 늘어났다. 방역당국은 럼피스킨병 확산을 막기 위해 이달 말까지 소 400만 마리분의 백신을 국내에 긴급 도입하기로 했다. 전체 한우 사육 두수(356만 마리)보다 많은 양이다. 당국은 다음달 초까지 모든 소 농장의 백신 접종이 마무리되면 항체가 생기는 다음달 말에는 럼피스킨병 확산세가 안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심사례 4곳 검사 중
모기 외 분비물 접촉 감염…공기 전파 안돼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5일 오후 7시 기준 럼피스킨병이 충남 서산시와 당진시, 경기 화성시, 인천 강화군, 전북 부안군에서 추가로 발생해 확진 사례가 34건(살처분 대상 2459마리)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전북에서의 확진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4건의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중수본은 럼피스킨병 발병을 조기 안정시키기 위해 미리 확보한 백신 54만 마리분 외에 백신 127만 마리분을 오는 28일, 273만 마리분을 31일까지 확보해 모두 400만 마리분을 터키, 네덜란드 등에서 도입하기로 했다.

권재한 농림축산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백신이 국내에 도착하는 즉시 럼피스킨병 발생 시·군, 인접 시·군, 발생 시·도, 그 외 시·도순으로 백신을 신속히 배분하고 다음 달 초순까지는 전국 모든 소 농장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할 계획”이라면서 “접종 후 약 3주 뒤 항체가 형성되면 다음 달 안에는 럼피스킨병 발생 추세가 안정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백신은 유럽 등 해외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제품들로 백신 효과는 1년간 유지되며 이후에는 추가 접종을 해야 한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중수본은 첫 발생 농장의 감염된 소의 임상 증상을 볼 때 지난달 중순쯤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증상이 발현되는 단계여서 당분간 추가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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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피스킨병’ 축산 농가 출입 통제
‘럼피스킨병’ 축산 농가 출입 통제 ‘럼피스킨병’ 축산 농가 출입 통제
(인천=연합뉴스) 임순석 기자 = 25일 인천시 강화군의 한 축산농가 입구를 방역 당국 관계자가 통제하고 있다. 이 농가는 지난 24일 소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피스킨병’ 확진 판정을 받았다. 2023.10.25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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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럼피스킨병’ 대응상황 브리핑하는 권재한 농업혁신정책실장
소 ‘럼피스킨병’ 대응상황 브리핑하는 권재한 농업혁신정책실장 권재한 농림축산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이 25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소 ‘럼피스킨병’ 발병 현황과 방역 조치 사항을 브리핑하고 있다. 2023.10.25 연합뉴스
축산농 근로 외국인 조사 “아직 문제 없어”
방역 차량으로 감염 확산엔 “무리 있다”

감염 경로와 빠른 확산에 대해 권 실장은 “모기·파리 등 흡혈곤충이 해외에서 바람을 타고 넘어왔거나, 코로나 이후 해외 교류 증가로 항만을 통해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고 침 등 농장 내 감염, 사람과 차량에 의해 감염될 수도 있어서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럼피스킨병은 흡혈곤충이 주요 감염경로지만 침, 정액, 분뇨 등 여러 가지 소의 분비물과 이를 통한 접촉으로도 감염이 되고 공기로는 전파된 사례가 없다고 중수본은 설명했다.

권 실장은 “농촌에 계절근로 등 3만명이 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들어오는데 축산농가에서 일하는 외국인 인력은 현재까진 문제가 없었다”며 방역 차량에 의한 감염 확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권 실장은 2019년 중국, 2020년 대만 등 인근 국가로까지 럼피스킨이 확산한 상황에서도 국내 소들에 대한 백신 접종이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해마다 농가의 모든 소에 접종한다면 200억원 이상 비용이 발생하고 2005년에는 1000억원 수준의 비용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방역당국 논의에서는 사전에 전국 소들에 백신을 놓기 보다 우선 국내 예찰을 충분히 진행하고 추후에 생길 경우 긴급 대응할 수 있는 백신을 확보하고, 추가적인 백신을 도입해 대응하는 것이 더 낫겠다라는 판단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명헌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질병관리부장은 “잠복기에 있는 모든 가축에 대한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고 제조사가 권고하고 있고 백신 접종을 했을 때 항체 형성을 계속 유도해 사실상 전파 차단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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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충남 서산시 부석면 봉락리 한 축산농가에서 농협 관계자가 소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피스킨병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2023.10.23 연합뉴스
23일 오후 충남 서산시 부석면 봉락리 한 축산농가에서 농협 관계자가 소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피스킨병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2023.10.23 연합뉴스
한우 도매가 일주일새 ㎏당 13% 올라
“사람 전염 안되고 확진 소 모두 살처분”
“안심하고 소고기·우유 소비해도 돼”

한우 고기 도매가격이 럼피스킨병 발생으로 일주일 만에 10% 넘게 올라 물가 부담 우려도 제기됐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한우 고기 도매가격은 ㎏당 2만 53원으로 일주일 전(1만 7723원)보다 13.1% 올랐다.

이에 대해 권 실장은 “일시이동중지 명령 연장 등으로 최대 96시간 동안 도축장에 출하돼야 할 소가 출하하지 못하면서 단기적으로 공급량이 조금 줄 수 있다”면서 “다만 한우 전체 사육 두수가 356만 마리인데 육우·젖소 포함해 살처분은 1000여 마리 정도로 전체 물량에선 미미한 수준이라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연섭 농식품부 축산경영과장도 “평소에는 4500~6000마리 정도가 나오는데 이동제한으로 월요일, 화요일에 (각각) 3500마리 정도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중수본은 백신 접종 완료 전까지는 발병 시·군과 인접 시·군 소재 농장의 소의 이동을 제한하고 가축분뇨도 정밀검사 후 음성인 경우에만 이동을 허용하되, 소고기 판매를 위한 도축장 출하의 경우 당국에 신고를 전제로 이동을 허용하기로 했다.

권 실장은 “럼피스킨병은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으며 감염된 소는 모두 살처분돼 식품유통망으로 들어오지 못하므로 안심하고 소고기와 우유를 소비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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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소 ‘럼피스킨병’ 대응상황 발표
농식품부, 소 ‘럼피스킨병’ 대응상황 발표 권재한 농림축산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이 25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소 ‘럼피스킨병’ 발병 현황과 방역 조치 사항을 브리핑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3.10.25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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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피스킨병 확산으로 우시장 폐쇄
럼피스킨병 확산으로 우시장 폐쇄 25일 전남 장흥 가축시장이 폐쇄돼 있다. 매주 수요일 개장하는 장흥축협 가축시장이 소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피스킨병’ 확산으로 이날 개장하지 못했다. 2023.10.25 연합뉴스
선별적 살처분 안돼… 잠복기 전파 위험
감염 확산 키울 우려… 항체 형성 뒤엔 가능
잠복기 최대 28일… 수출엔 아직 지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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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럼피스킨병 방역에 한우고기 도매가 1주새 13%↑
소 럼피스킨병 방역에 한우고기 도매가 1주새 13%↑ 충남, 경기 등에서 가축전염병인 ‘럼피스킨병’이 발생하면서 1주새 한우 고기 평균 도매가격이 10% 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한우 고기 도매가격은 ㎏당 2만53원으로, 럼피스킨병 발생 이전인 1주 전 1만7천723원과 비교해 13.1% 올랐다. 사진은 이날 서울 마장동 축산시장 모습. 2023.10.25 연합뉴스
확진 소들에 대한 선별적 살처분에 대해서는 백신 접종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잠복기에 있는 소들로 인한 추가 감염으로 인한 확산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당장은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라고 중수본은 전했다. 중수본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40마리 중에 7마리(17.5%) 발생이 가장 많은 사례지만 잠복기에 있는 가축들이 있기 때문에 증상을 발현하는 개체가 얼마나 있느냐를 일반화해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백신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확진된 소만 살처분하는) 선별적 살처분을 한다면 당장은 살처분이 줄어드는 효과가 단기적으로 있겠지만 농장 내 바이러스가 번져 또 다른 농장으로 전파돼 산업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올 가능성이 높다”면서 “모든 농가의 소들에 항체가 충분히 형성된 뒤 (선별적 살처분을) 한다면 그때는 살처분 수를 조정하는게 합리적일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고 권 실장은 전했다.

럼피스킨의 잠복기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서는 4~14일, 세계동물보건기구(WOAH)는 최대 28일까지 각각 보고 있으며 보수적으로 본다면 최대 28일까지로 볼 수 있다고 중수본은 판단했다.

럼피스킨병으로 인해 말레이시아 등 최근 시작된 한우 수출에 제한을 받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럼피스킨병이 발생하지 않은 지역의 한우 고기는 계속 수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말레이시아 같은 경우 최근 1년간 럼피스킨병이 없었던 곳에서만 고기를 수출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 수출 물량 작업장은 강원 홍천군에 있는데, 이곳에서는 아직 발생하지 않아 수출이 가능하다”고 중수본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편 럼피스킨병 확산에 따라 경북 청도에서 열리던 소싸움경기가 중단됐다. 청도공영사업공사는 이날 럼피스킨병 확산 방지를 위해 28~29일 45회차 청도소싸움경기를 휴장한다고 밝혔다. 공사는 질병 상황에 따라 재개장 시기를 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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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피스킨병 발생 농가 살처분 준비 작업하는 관계자들
럼피스킨병 발생 농가 살처분 준비 작업하는 관계자들 22일 오후 소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피스킨병이 발생한 경기도 평택시의 한 젖소 농가에서 관계자들이 살처분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2023.10.22.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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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피스킨병 확산에 문닫은 청도 소싸움 경기장
럼피스킨병 확산에 문닫은 청도 소싸움 경기장 25일 경북 청도군 소싸움경기장 입구에 럼피스킨병 확산으로 인한 휴장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3.10.25 연합뉴스
세종 강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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