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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 품은 美 과학계 ‘노벨상 산실’[노벨과학상 ‘뒷이야기’]

이민자 품은 美 과학계 ‘노벨상 산실’[노벨과학상 ‘뒷이야기’]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3-10-12 01:38
업데이트 2023-10-12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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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자 8명 중 6명이 미국 국적
출생 국적과 다른 이민자가 6명
륄리에, 물리학상 ‘유리천장’ 깨
獨 막스플랑크연구소 25명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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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커털린 커리코(왼쪽·68) 바이온텍 수석부사장과 드루 와이스먼(가운데·64)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교수가 자신들이 개발한 mRNA 백신의 안전성을 증명하기 위해 2020년 12월 코로나19 백신을 처음 접종받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제공
2023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커털린 커리코(왼쪽·68) 바이온텍 수석부사장과 드루 와이스먼(가운데·64)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교수가 자신들이 개발한 mRNA 백신의 안전성을 증명하기 위해 2020년 12월 코로나19 백신을 처음 접종받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제공
현존하는 상 중에서 가장 잘 알려져 있고 과학 발전 척도로 여겨지는 ‘노벨과학상’ 올해 수상자가 지난 2~4일 공개됐다. 올해도 수상자들과 관련해 풍성한 이야깃거리가 쏟아져 나왔다.

이번 수상자들은 과학계에서 수상 시점만 예측 못 했을 뿐 반드시 받을 사람들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른 분야와 달리 항상 발표 시간을 엄수했던 생리의학상은 수상자 공개가 예정보다 15분이나 늦어지면서 예상 밖의 인물들이 선정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렇지만 예상대로 2021년 이후 매년 유력 수상자로 언급됐던 mRNA를 이용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끌어낸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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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피에르 아고스티니(앞줄 가운데·82)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교수가 실험실 연구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제공
2023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피에르 아고스티니(앞줄 가운데·82)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교수가 실험실 연구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제공
물리학상 역시 최근 몇 년 동안 계속 이름이 오르내렸던 유력 후보들이 수상했다. 아토초라는 찰나의 순간을 포착해 원자와 분자 내부 전자의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는 가장 정밀한 방법을 찾아낸 과학자들이 주인공이었다.

QLED TV를 가능하게 만든 양자점(퀀텀닷)의 발견과 개발을 이끈 과학자들에게 돌아간 화학상은 123년 노벨과학상 역사상 처음으로 수상자 명단이 사전 유출되면서 명성에 먹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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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세이 예키모프
알렉세이 예키모프
호사가들의 이목을 끈 것은 수상자들의 국적이었다. 전체 8명의 수상자 중 6명이 미국 국적이었으며 출생 국적과 다른 이민자가 6명에 달했다. 생리의학상 수상자 중 한 명인 커털린 커리코 바이온텍 수석부사장은 헝가리와 미국 이중국적 과학자다. 물리학상 수상자인 피에르 아고스티니 교수는 프랑스계 미국인, 페렌츠 크러우스 교수는 헝가리계 독일인, 안 륄리에 교수는 프랑스계 스웨덴인이다. 화학상 수상자인 문지 바웬디 교수와 알렉세이 예키모프 박사는 각각 프랑스와 러시아 출신으로 미국에서 연구를 이어 가고 있다.

1901년부터 올해까지 노벨과학상을 받은 미국 국적자는 320명이며 이 중 약 35%인 113명이 이민자 출신으로, 이는 미국 과학계의 개방성을 보여 주는 대표적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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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륄리에. 연합뉴스
안 륄리에.
연합뉴스
여성 과학자들에게 유독 벽이 높았던 물리학상은 안 륄리에 교수를 다섯 번째 여성 수상자로 선정했다. 역대 여성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는 1903년 마리 퀴리, 1963년 마리아 거트루드 메이어, 2018년 도나 스트리클런드, 2020년 앤드리아 게즈 4명이었다. 여성 수상자 3명이 2010년대 이후 나왔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그런가 하면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는 올해도 수상자를 배출해 ‘노벨 사관학교’라는 명성을 이어 가게 됐다. 지난해 생리의학상을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스반테 페보 박사가 단독 수상한 데 이어 올해는 막스플랑크 양자광학연구소의 페렌츠 크러우스 박사가 물리학상 수상자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렸다. 노벨과학상 최대 수상자 배출 기관 순위에서도 막스플랑크 연구소(25명)는 미국 하버드대(22명)와의 격차를 더 벌리고 1위를 지켰다.

막스플랑크 연구소들은 현대물리학의 문을 연 독일 최고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의 이름을 따 만든 막스플랑크 연구회 소속이다. 막스플랑크 연구회에는 생물학, 천문학, 물리학 등 전통 기초과학은 물론 경험 미학, 사회인류학, 노화 생물학, 범죄·안전·법 연구소까지 다양한 기초연구를 수행하는 86개 연구소가 있다. 연구회의 설립 철학은 ‘지식은 응용에 앞서야 한다’이며, 운영 철학은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를 표방하고 있다.

국내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막스플랑크 연구소를 경험한 한 대학 연구자는 “막스플랑크 연구회뿐만 아니라 독일 공공연구기관들은 설립 이유와 목적성을 흔들림 없이 지키고 있기 때문에 산업화면 산업화, 기초과학이면 기초과학 등 해당 분야에서 확실한 존재감과 세계적 성과를 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용하 기자
2023-10-1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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