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이·팔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속사정…“중동산 원유 때문에”

기시다 이·팔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속사정…“중동산 원유 때문에”

김진아 기자
김진아 기자
입력 2023-10-11 15:01
업데이트 2023-10-1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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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11일 이스라엘 총리, 팔레스타인 수반과 각각 전화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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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밤샘 공습으로 파괴된 가자지구 건물
이스라엘 밤샘 공습으로 파괴된 가자지구 건물 1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소방관이 불이 꺼지지 않은 채 폭삭 주저앉은 건물 잔해에 소방호스로 물을 뿌리고 있다. 이스라엘은 간밤에 수백 차례에 걸쳐 가자지구를 공습했으며, 이에 따라 최소 30명이 죽고 수백 명이 다쳤다.
가자지구 AFP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각각 개별 전화 회담을 하는 방향으로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을 진정시키기 위한 목적이지만 그 배경에는 원유 가격 안정이라는 속내가 깔린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아사히신문과 산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르면 이날 중에 네타냐후 총리와 압바스 수반과 각각 전화 통화할 계획이다.

기시다 총리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어느 한쪽의 편을 드는 게 아닌 양측과 대화를 시도하려는 데는 일본 나름의 ‘균형 외교’라는 평가가 나온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8일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하마스에 대해 “강력 비난한다”면서도 가자지구에서 사상자가 나온 데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으며 당사자들에게 최대한 자제하기를 요구한다”고 하는 등 어느 한쪽의 편만 들지 않으려는 모양새를 취했다.

또 미국과 프랑스 등 주요 7개국(G7)에 속한 서방 5개 국가 정상이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지만 G7 국가인 일본은 여기에 참여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G7 국가로서 연대해 러시아 제재에 나섰던 일본이었지만 이번 이스라엘과 하마스 무력 충돌 사태에서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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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 연설하는 기시다 日총리
유엔총회 연설하는 기시다 日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달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78차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욕 AP 연합뉴스
일본이 이처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데는 원유 수입의 90%를 중동 지역에서 의존하고 있는 현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은 원유 수입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주요 원유 수입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의 입장을 신경 쓸 수밖에 없다”며 “일본의 외교 정책이 미국과의 동맹을 축으로 하고 있지만 중동 지역에서만큼은 독자적인 색깔을 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일본 정부의 노력이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아사히 신문은 “압바스 수반과 전화 회담이 되더라도 가자지구를 실효 지배하는 하마스와 직접 교섭은 할 수 없기에 사태를 타개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도쿄 김진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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