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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원전 생태계 복원, R&D가 관건/이원희 삼신 전무

[기고] 원전 생태계 복원, R&D가 관건/이원희 삼신 전무

입력 2023-10-09 23:54
업데이트 2023-10-09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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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삼신 전무
이원희 삼신 전무
정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8월 7일 오후 5시 전력수요가 83.6GW로 역대 여름철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음에도 원자력발전 가동 확대로 올여름 전력수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신한울 1호기가 가동을 시작한 이후 피크시 발전량(21.9GW)·가동기수(21기) 모두 역대 여름철 최고치를 달성했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은 편안한 일상생활과 첨단산업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매우 중요한 일이다. 탈원전을 추진했던 독일 등 일부 유럽 국가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발생한 전력 부족 위기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산업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탈원전이 야기한 에너지 공급 불안정 문제가 가시화되자 유럽을 비롯한 각국은 친원전 정책을 다시 꺼내들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번 정부 들어 기존에 백지화했던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을 다시 추진하며 전체 발전량 중 원전 비중을 2036년까지 34.6%로 늘리겠다고 한다. 원자력발전소에 기자재를 공급하고 있는 중소기업 입장에서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수주량이 감소한 결과 원전 기자재를 공급하는 많은 중소·중견기업들이 고사 위기에 처해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미 웨스팅하우스가 건설하는 원전에도 밸브를 수출하는 등 우수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하던 폐사 역시 수주 급감으로 존립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상당수의 기자재 공급업체 또한 경영 악화는 물론 많은 숙련 기술자들이 타 업계로 이직하는 상황이다. 고도의 안전·검증 기술이 필요한 분야에서 숙련자들이 이탈함에 따라 원전 기자재 공급업체의 기술 경쟁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원전산업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치가 필요하다. 하나는 신규 원전을 조속히 건설하는 것이다. 신한울 3·4호기 건설에 차질이 없도록 국민의 응원과 정치권의 협조가 필요하다.

다른 하나는 원전 기자재 업체가 기술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R&D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다. 어려운 환경에도 폐사를 비롯한 많은 업체들이 정부 R&D 과제와 생태계 지원 사업의 도움을 받아 기술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아직도 많은 중소·중견기업에는 이를 복원할 기회가 절실하다. 엄격한 안전 기준을 만족하기 위해 설계와 제작에 고도로 훈련된 인력이 필수인 원전산업에 인재를 다시 불러들이려면 첨단기술을 개발할 기회가 필요하다. 고정밀 가공, 정밀 해석, 고신뢰성 부품·소재 등 R&D 수행을 통해 잃었던 기술경쟁력을 복구하는 동시에 개발인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가동원전 수명 연장, 안전한 신규 원전 건설, 해외 수출과 미래 시장을 선도할 소형모듈원전(i-SMR) 개발 등 당면 과제를 완수하기 위한 원전산업 생태계의 복원은 요원하다. 원전 기자재 업체들은 국민의 응원과 R&D 지원이 필요하다.
2023-10-1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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