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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한전 사장 “올해 전기료 25.9원 더 인상해야”

김동철 한전 사장 “올해 전기료 25.9원 더 인상해야”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3-10-04 18:22
업데이트 2023-11-06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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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사장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

“전기료 인상 없으면 한전 재정 악화”
“회사채 한계시 전력 생태계 붕괴”
역대 총선 6개월 전 전기료 인상 없어
“2~3주내 추가 자구안 발표”
임금 삭감엔 “한전 연봉 크지 않아”
한전공대 지원엔 “학사 지장 없게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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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이 4일 세종시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요금과 자구책 마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전 제공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이 4일 세종시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요금과 자구책 마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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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의 빚은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했고, 올해도 수조원대의 영업손실이 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도 전기요금 추가 인상을 통한 적자 해소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작년부터 이미 전기요금이 40% 가까이 올라 추가 인상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2023.8.22 연합뉴스
한국전력의 빚은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했고, 올해도 수조원대의 영업손실이 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도 전기요금 추가 인상을 통한 적자 해소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작년부터 이미 전기요금이 40% 가까이 올라 추가 인상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2023.8.22 연합뉴스
200조원의 부채를 떠안고 임기를 시작한 김동철 신임 한국전력 사장이 4일 “전기요금을 인상하지 않고서는 한전의 재무 상황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이번(4분기)에 전기요금 (㎾h당) 25.9원의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올해 1·2분기 인상분(21.1원)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역대로 총선을 6개월 앞두고 전기료를 인상한 전례가 없어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당초 정부 약속대로 45.3원 올렸어야”
“뼈를 깎는 경영혁신, 내부계획 추진”

김 사장은 이날 세종에서 열린 첫 기자간담회에서 “국제연료가격 폭등과 탈원전으로 인해 비싼 액화천연가스(LNG)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고 고환율까지 겹쳐 발전원가는 대폭 상승했는데 전기요금에 반영되지 않다 보니 한전 부채는 200조원이 넘고 누적적자는 47조원이 넘은 상태”라며 이렇게 주장했다.

김 사장이 “언젠가 회사채를 비롯해 차입에도 한계에 부닥칠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한전의 모든 일들이 중지되고 전력 생태계도 결국 붕괴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언급한 한전에 필요한 인상폭 ㎾h당 25.9원은 지난해 12월 산업통상자원부가 국회에 제출한 ‘한전 경영 정상화 방안’에서 제시한 올해 필요한 인상분 총 51.6원(기준연료비 45.3원, 기후환경요금 1.3원, 연료비조정요금 5원)에서 전기료의 핵심인 기준연료비의 올해 인상분(19.4원)을 빼고 남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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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달 전기 사용량이 여름 최대치를 기록해 가정, 소상공인 전기요금도 껑충 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전력거래소를 통해 거래된 전력량은 5만 천여 기가와트로 집계됐다. 이는 7-8월 역대 최대 규모다. 사진은 4일 서울의 한 오피스텔 가정에 배달된 전기요금 고지서 모습. 2023.09.04 뉴시스
기록적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달 전기 사용량이 여름 최대치를 기록해 가정, 소상공인 전기요금도 껑충 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전력거래소를 통해 거래된 전력량은 5만 천여 기가와트로 집계됐다. 이는 7-8월 역대 최대 규모다. 사진은 4일 서울의 한 오피스텔 가정에 배달된 전기요금 고지서 모습. 2023.09.04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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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이 4일 세종시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요금와 자구책 마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전 제공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이 4일 세종시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요금와 자구책 마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전 제공
김 사장은 “당초 정부 약속대로 이행한다면 올해 (㎾h당) 45.3원을 인상했어야 하는데, 인상한 것은 (목표에) 못 미쳤다”며 “이 선(기준연료비 25.9원 인상)에서 최대한 전기요금을 올리는 게 맞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에 전기료를 인상하지 못할 경우 2021년 이후 지속된 대규모 적자(누적적자 47조원)로 인해 하루 118억원에 달하는 이자비용의 추가 증가 등 전기료에 반영될 국민 부담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은 지난해부터 올해 5월까지 5차례에 걸쳐 ㎾h당 40.4원(39.6%)의 전기료를 인상했다. 그 결과 한전은 전년보다 30%가량 전기판매수익이 늘었지만 연료비와 전력구입비 증가로 올해 상반기 8조 45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한전은 지난 5~7월 역마진 구조가 일시적으로 해소됐지만 최근 국제 연료가가 급등하면서 다시 역마진의 확대를 예상하고 있다. 한전은 최소 전기 판매단가가 구입단가보다 22원 정도 더 높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미 수차례 인상으로 인해 국민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두 자릿 수 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한전 안팎의 분석이다.

김 사장은 “한국은행 총재도 말했지만 전기요금을 안 올려서 물가 부담을 덜 주는게 아니라 전기요금이 적정하지 않으면 에너지 과소비가 일어나고 더 많은 에너지를 수입해 국제수지에 부담을 줘 물가에 압박을 주게 된다”며 적정 수준의 전기료 인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사장은 “한전도 국민 협조를 구하기 위해 뼈를 깎는 경영 혁신과 내부 계획을 추진해나가겠다”면서 “2~3주 안에는 자구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전은 이와 관련, 서울의 한전아트센터 3개층 임대와 올해 임금인상분 전직원 반납 등에 대해 빠른 시일 내 실적을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전은 지난 5월 비상경영 선포와 함께 자산 매각 등 25조 7000억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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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이 4일 세종시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요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전 제공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이 4일 세종시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요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전 제공
‘특단의 2차 추가 자구안’ 검토
인력효율화·추가 매각자산 포함
임금삭감엔 “노조 대화 엄청 중요”
“금통위 같은 전기료 독립 기구 필요”

김 사장은 인력효율화, 추가 매각가능 자산 등을 담은 ‘특단의 2차 추가자구안’와 관련해 “한전이 지금까지 해온 조직 축소와 인력 효율화보다는 상상할 수 없는 규모라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인력 축소, 임금 삭감이 포함되느냐는 질문에는 “노조와 수십차례 협의를 했고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언급한 뒤 “다만 급여나 인력규모 축소 등은 노조와의 대화가 엄청나게 중요하다”면서 “한전 연봉 수준이 90년대까지 한전이 시가 총액 2위였을 때랑 비교하면 그동안 임금인상이 이뤄지지 못해 그렇게 큰 규모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올해 한전 직원 1인당(임원 제외) 평균 연봉은 8024만원이다.

김 사장은 정치권 등 외압에 휘둘리지 않고 전기요금이 원가를 반영할 수 있도록 독립된 규제기관 설립 등 요금 결정 체계의 개편 필요성도 언급했다. 김 사장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결정처럼 전기요금도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기관에서 원가에 연동해 (결정)하는 것이 어떤 정부가 됐든 국정 운영 부담도 덜고 국민 수용성도 높일 것”이라면서 “그런 노력과 관련해 정부나 국회 쪽에 주의를 환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른바 ‘한전공대’로 불리는 한국에너지공과대(켄텍·KENTECH)의 출연금 삭감과 관련해서는 재정 위기에 따른 출연금 축소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김 사장은 “켄텍의 육성·지원이 에너지공대법에 규정돼 있지만 그건 한전이 정상적인 상황일 때 얘기”라면서 “부채 누적과 적자가 쌓여 있는 상황에서 켄텍에 당초 약속한대로 지원을 해줄 수는 없고 학사 일정이나 연구 활동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지원 규모도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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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빚 200조’ 전기요금 인상되나
‘한전 빚 200조’ 전기요금 인상되나 22일 서울 시내 한 주택 외벽에 전력량계가 부착돼 있다.
한국전력의 빚은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했고, 올해도 수조원대의 영업손실이 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도 전기요금 추가 인상을 통한 적자 해소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작년부터 이미 전기요금이 40% 가까이 올라 추가 인상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2023.8.22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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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나주시에 위치한 한전 본사 사옥. 사진 한국전력 제공
전남 나주시에 위치한 한전 본사 사옥. 사진 한국전력 제공
세종 강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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