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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물리학상 다섯 번째 여성 수상자 륄리에 “전화 받고도 계속 강의”

노벨물리학상 다섯 번째 여성 수상자 륄리에 “전화 받고도 계속 강의”

임병선 기자
입력 2023-10-04 07:41
업데이트 2023-10-04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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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노벨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3일(현지시간) 안 륄리에 스웨덴 룬드대 원자물리학과 교수가 마침 강의 중에 들었다. 강의실 앞에 찾아온 기자와 만나는데 뒤에 학생들이 함께 기뻐하고 있다. 학생들에게도 연구 의지를 불태울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 됐을 것이다. 룬드 EPA 연합뉴스
2023 노벨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3일(현지시간) 안 륄리에 스웨덴 룬드대 원자물리학과 교수가 마침 강의 중에 들었다. 강의실 앞에 찾아온 기자와 만나는데 뒤에 학생들이 함께 기뻐하고 있다. 학생들에게도 연구 의지를 불태울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 됐을 것이다.
룬드 EPA 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스웨덴 룬드대 원자물리학과 안 륄리에 교수는 학부생 100명과 함께 기초 공학 물리학 수업을 하던 중이었다. 전화가 걸려왔는데 휴대전화를 무음으로 해뒀기 때문에 받지 못했다. 쉬는 시간에 확인하고 노벨 위원회에 전화를 걸었다.

륄리에 교수는 나중에 수업을 마치는 게 힘들었다고 농담으로 말했다. 수상 소식을 기자회견이 열릴 때까지 비밀로 해달라는 노벨 위원회의 주문 때문에 학생들에게 말할 순 없었지만 다들 짐작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벨상 수상자 발표 기자회견을 위해 수업을 조금 일찍 마쳤다. 노벨 위원회는 소셜미디어에 륄리에가 휴대전화를 귀에 대고 있는 사진을 올리고선 ‘헌신적인 스승을 알립니다. 노벨상으로도 학생들에게서 떼낼 수가 없다’고 적었다.

AP,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피에르 아고스티니(82)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명예교수, 페렌츠 크러우스(61) 독일 막스플랑크 양자광학연구소 연구원과 함께 2023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륄리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을 받게 너무 기쁘다. 믿을 수 없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매우 감동했다”며 “알다시피 이 상을 받은 여성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매우 매우 특별하다”고 덧붙였다.

륄리에는 역대 다섯 번째이자, 2020년 이후 3년 만의 여성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다. 역대 여성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는 1903년 마리 퀴리, 1963년 마리아 메이어, 2018년 도나 스트리클런드, 2020년 앤드리아 게즈 등 4명이었다.

륄리에는 “나는 모든 여성들에게 흥미가 있고 이런 종류의 도전에 열정이 약간 있다면 그냥 해보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이들을 키우고 가정을 일구는 평범한 삶과 연구를 병행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결혼해 두 아들을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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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노벨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로 3일(현지시간) 선정된 프랑스 과학자 피에르 아고스티니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명예교수가 파리 아파트에서 수상 소감을 들려주고 있다. 파리 AP 연합뉴스
2023 노벨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로 3일(현지시간) 선정된 프랑스 과학자 피에르 아고스티니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명예교수가 파리 아파트에서 수상 소감을 들려주고 있다.
파리 AP 연합뉴스
아고스티니 명예교수는 발표 소식을 들은 딸로부터 ‘뉴스가 사실이냐’라는 전화를 받고서야 수상 사실을 처음 들었다고 했다. 마침 프랑스 파리에 머무르고 있어 노벨위원회 전화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젊은 과학자가 상을 받았더라면 더 기뻐했을 것 같다고 겸손한 수상 소감을 들려줬다.

그는 AP 통신 인터뷰를 통해 “노벨위원회에서 아직 전화를 받지 못했다”며 “위원회가 아직 나를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 찾고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농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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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노벨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3일(현지시간) 들은 헝가리 출신 페렌츠 크러우스(61) 독일 막스플랑크 양자광학연구소 연구원이 연구소 동료들과 샴페인으로 자축하고 있다. 가르칭 AFP 연합뉴스
2023 노벨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3일(현지시간) 들은 헝가리 출신 페렌츠 크러우스(61) 독일 막스플랑크 양자광학연구소 연구원이 연구소 동료들과 샴페인으로 자축하고 있다.
가르칭 AFP 연합뉴스
크러우스는 스웨덴 뉴스통신 TT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동료들이 지금 휴일을 즐기고 있지만, 내일 만나서 아마도 샴페인 한 병을 따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은 마침 독일 통일의 날 33주년으로 휴일이었다.

크러우스는 앞의 두 사람과 함께 ‘물질의 전자역학 연구를 위한 아토초(100경분의 1초) 펄스광을 생성하는 실험 방법과 관련한 공로’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는데 특히 650아토초 길이의 파장을 지닌 단일한 펄스광을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로이터 통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아토초 연구 성과를 소우주 내부를 정지된 프레임으로 찍을 수 있는 고속 셔터 카메라에 비유했다. 크러우스는 “(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1(F1)에서 자동차가 결승선을 지나는 순간의 사진을 고속카메라로 찍는 것을 예로 들자면, 당신은 선명한 스냅숏을 찍고 움직임을 재구성할 수 있는 카메라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은 정확히 우리가 원자핵 밖의 자연에서 일어나는 가장 빠른 움직임, 즉 전자의 움직임을 위해 사용하는 개념”이라고 덧붙였다.

크러우스는 노벨상 수상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예상하지 않았다. 벅찬 기분”이라며 현실감을 느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노벨재단 인터뷰에서도 수상을 알리는 전화가 올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꿈을 꾸는 것인지, 현실인지 확신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어 연구소 공개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으며, 자신의 연구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강의도 진행할 예정이라며 “잘 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계획은 그렇다”고 말했다.

헝가리 태생인 그는 전날 커털린 커리코 헝가리 세게드대학 교수가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기뻐했는데 자신도 역시 수상하게 될줄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커리코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연구로 mRNA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크러우스는 “그녀의 업적뿐 아니라 성취 방법에 대해서도 매우 존경한다”며 커리코가 자금 확보를 위해 고군분투하면서도 연구에 매진했던 점에 감명받았다고 밝혔다.
임병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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