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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카스의 아버지’… 제약업계 거인 잠들다

‘박카스의 아버지’… 제약업계 거인 잠들다

김현이 기자
김현이 기자
입력 2023-10-04 00:10
업데이트 2023-10-0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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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호 동아쏘시오 명예회장 별세

“생명보다 더 큰 가치는 없다” 실천
항암·당뇨 등 국산 신약 개발 힘써
제약업계 경영인 첫 전경련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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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동아쏘시오그룹은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본사에 임직원을 대상으로 별도의 추모 공간을 차리고 그룹장으로 영결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인재 육성을 중시했던 고인은 생전에 임직원을 각별히 아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합뉴스
3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동아쏘시오그룹은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본사에 임직원을 대상으로 별도의 추모 공간을 차리고 그룹장으로 영결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인재 육성을 중시했던 고인은 생전에 임직원을 각별히 아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합뉴스
‘박카스의 아버지’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이 3일 96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강 명예회장은 1927년 경북 상주에서 고 강중희 동아쏘시오그룹 창업주의 1남 1녀 중 첫째 아들로 태어났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독일 프라이부르크대에서 박사 과정을 마친 뒤 1959년부터 부친의 뒤를 이어 42년간 동아제약에 몸담았다.

강 명예회장이 1961년 개발한 피로 해소제 ‘박카스’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수출되며 동아제약을 줄곧 국내 제약 업계 선두 자리에 올려놓는 발판이 됐다. 특히 고인은 ‘생명보다 더 큰 가치는 없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경영 현장을 진두지휘하면서 의약품 선진화에 힘썼다. 1994년 국내 최초 임상시험용 의약품 아드리아마이신 유도체 항암제 ‘DA125’를 보건복지부로부터 승인받았고, 국내 최초이자 세계 네 번째 발기부전 치료제인 ‘자이데나’와 당뇨병 치료제인 ‘슈가논’ 등을 개발해 국산 신약 발전을 이끌었다.

경기 안양에 현대식 공장을 준공해 1985년 국내 제약 업계 최초로 우수 의약품 품질·관리 기준(GMP) 시설을 인증받고, 1977년 업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로 기업 부설 연구소도 설립했다. 인재 확보도 중시해 업계 최초로 경기 용인에 인재개발원을 세워 사원 교육을 제도화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미로 ‘쏘시오’(Socio·사회)라는 단어를 기업명에 넣어 1994년 동아제약그룹을 동아쏘시오그룹으로 바꿨다. 1987년에는 사재를 출연해 수석문화재단을 설립하고 장학 사업과 평생 교육 사업 등을 후원해 1900명 이상의 장학생을 배출했다.

2017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도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장을 맡는 등 산업계 기술 개발 활동을 지원한 점 등을 인정받아 2002년 과학기술 분야 최고 훈장인 창조장을 수훈했다. 특히 1993년 신기술 인정(KT마크) 제도를 마련해 성공적으로 운영했다. 제약 산업 경영인으로는 최초로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을 맡기도 했다. 한국경제인협회(옛 전경련)는 이날 류진 회장 명의의 추도사를 통해 고인에 대해 “재계를 대표해 사회적 책임과 소명을 다한 경제 지도자”라며 “생명 존중과 나눔의 정신, 청년같이 뜨거웠던 기업가 정신은 우리 경제계의 소중한 유산”이라고 밝혔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이다. 유족으로는 자녀 정석·문석·우석·인경·영록·윤경씨가 있다.
김현이 기자
2023-10-04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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