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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노벨상 향방 가늠해 볼 연구들

기초과학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노벨상 향방 가늠해 볼 연구들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3-09-27 18:00
업데이트 2023-09-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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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일 노벨 생리의학, 3일 물리, 4일 화학상
노벨상 한 달 전부터 다양한 과학상 시상식

2012년 짐 쿠퍼 하원의원과 미국과학진흥협회(AAAS)는 기초과학 연구가 당장은 쓸모 없고 돈 먹는 하마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나중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취지에서 황금거위상을 만들었다. 황금거위상 트로피 모습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제공
2012년 짐 쿠퍼 하원의원과 미국과학진흥협회(AAAS)는 기초과학 연구가 당장은 쓸모 없고 돈 먹는 하마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나중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취지에서 황금거위상을 만들었다. 황금거위상 트로피 모습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제공
추석 연휴 막바지인 다음 주 과학에 관심이 있는 세계인의 이목은 북유럽 국가인 스웨덴으로 집중된다. 매년 10월 초 열리는 노벨과학상 수상자 발표 때문이다. 올해는 오는 10월 2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3일 물리학상, 4일 화학상 수상자가 공개된다.

노벨상 수상자 발표 한 달 전부터 각종 과학 관련 시상식이 이어지면서 분위기는 한껏 고조된다. 지난 14일에는 패러디 노벨상으로 유명한 이그노벨상, 21일에는 ‘예비 노벨 생리의학상’ 래스커상에 이어 27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는 제12회 ‘황금거위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부 차원에서 많은 투자를 했다. 하지만 1980년대 신자유주의 영향으로 당장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쓸모없어 보이는 연구만 하는 기초과학에 정부가 투자해야 하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짐 쿠퍼 하원의원은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와 함께 2012년 기초과학 연구가 당장은 쓸모없고 돈 먹는 하마처럼 보이지만 황금알을 낳는 거위 같은 역할을 한다는 취지에서 정부의 과학예산을 받아 연구하는 기초과학 분야 연구자 중 인류에 공헌한 이들을 선정해 시상하는 ‘황금 거위상’을 만들었다.

황금알 낳는 거위 ‘기초과학’
27일 ‘제12회 황금 거위상’ 수상자 발표


올해는 가성비 높고 휴대성까지 높인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의 기초를 제시한 과학자들과 박테리아를 이용해 해충에 강한 식물을 만든 연구자, 닭을 효과적으로 번식시킬 수 있는 기초연구로 식량난 극복의 초석을 마련한 과학자에게 수상의 영광이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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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포어 시퀀싱 연구로 황금거위상을 수상한 마크 애크슨 UCSC 교수, 데이비드 디머 UCSC 명예교수, 다니엘 브랜튼 하버드대 명예교수 (왼쪽부터)
나노포어 시퀀싱 연구로 황금거위상을 수상한 마크 애크슨 UCSC 교수, 데이비드 디머 UCSC 명예교수, 다니엘 브랜튼 하버드대 명예교수 (왼쪽부터)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크루즈대(UCSC) 마크 애크슨 교수, 데이비드 디머 명예교수, 하버드대 다니엘 브랜튼 명예교수는 ‘나노포어 시퀀싱’이라는 3세대 염기서열 분석의 기초를 제시한 공을 인정받았다.

나노포어 시퀀싱은 나노 크기의 작은 구멍에 단일 가닥의 DNA나 RNA 시료를 통과시킬 때 염기마다 다른 전류의 흐름을 나타낸다는 점에 착안해 염기서열을 측정하는 기술이다. 1989년 데이비드 디머 교수가 처음 아이디어를 내고 다니엘 브랜튼 교수가 개념을 확장한 뒤 마크 애크슨 교수가 합류해 기술로 구현했다. 과학계의 회의적 반응에도 불구하고 30년 넘는 연구를 통해 2014년 1000달러짜리 휴대용 크기의 기기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해 결핵, 에볼라, 지카, 코로나19 등 각종 감염병 현장에서 폭넓게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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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T 기술 개발로 황금거위상을 받은 농업기업 ‘신젠타’의 메리 델 칠튼 박사. 칠튼 박사는 현대 식물 생명공학 창시자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국립역사박물관 제공
AMT 기술 개발로 황금거위상을 받은 농업기업 ‘신젠타’의 메리 델 칠튼 박사. 칠튼 박사는 현대 식물 생명공학 창시자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국립역사박물관 제공
현대 식물 생명공학 창시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농업기업 신젠타 소속 메리 델 칠튼 박사도 수상자로 선정됐다. 칠튼 박사는 박테리아로 유전자를 변형시켜 해충에 강한 식물을 만든 업적을 인정받았다.

1970년대 칠튼 박사는 박테리아가 자기 DNA를 식물로 옮길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를 응용한 ‘아그로박테리움 매개 형질 전환’(AMT) 기술을 개발했다. AMT 기술은 옥수수, 대두, 면화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특히 해충 저항성 특성을 가진 면화는 살충제 사용량을 1994년 이후 2019년까지 약 66%를 감소시켰고 작물 수확량과 수익은 증가하는 데 이바지했다. AMT는 3세대 유전자 가위로 알려진 크리스퍼-캐스9을 식물에 전달할 때도 사용되는 등 생명공학 연구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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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금류 연구 외길을 걸어온 ‘닭 연구의 교과서’ 폴 시겔 버지니아공과대 명예교수도 황금거위상을 수상했다.  버지니아공과대 제공
가금류 연구 외길을 걸어온 ‘닭 연구의 교과서’ 폴 시겔 버지니아공과대 명예교수도 황금거위상을 수상했다.

버지니아공과대 제공
가금류 유전학자로 잘 알려진 폴 시겔 버지니아공과대 명예교수는 전 세계 주요 단백질 공급원인 닭을 사육하고 번식하는 현대적 방법의 기초를 제시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자로 꼽혔다.

시겔 교수는 1957년 처음 닭의 계통 연구를 시작해 지금까지 약 65년 동안 면역 기능, 생식 생물학, 게놈 진화 등 닭과 관련한 대부분의 기초 연구 결과를 내놨다. 시겔 교수의 연구는 전 세계 가금류 연구자에게 교과서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닭이 전 세계 곳곳의 주요 식량 공급원이 될 수 있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용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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