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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줄날줄] 닭갈비/이동구 논설위원

[씨줄날줄] 닭갈비/이동구 논설위원

이동구 기자
입력 2023-09-22 00:52
업데이트 2023-09-22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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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음식 3인방’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족발과 프라이드치킨, 피자를 꼽는다. 치킨의 경우 젊은이들 사이에 “하루 1닭 하지 않으면 입안에서 가시가 돋는다”고 할 정도로 일상화된 간식이다. 생닭에 튀김옷을 입혀 식용유에 튀긴 지금의 프라이드치킨은 미국에서 개발, 세계화가 된 패스트푸드다.

프라이드치킨의 세계화는 우리가 길거리에서 자주 접하는 치킨 가맹점의 입간판에 그려진 할아버지 커넬 할랜드 샌더스(1890~1980)의 업적이 절대적이다. 그는 미국 남부 지역의 가정집에서 먹던 치킨을 자신이 개발한 레시피로 튀겨 켄터키프라이드치킨(Kentucky Fried Chicken)이라는 이름을 붙여 판매했다. KFC 체인점은 1952년 솔트레이크시티에 1호점이 개설됐다.

춘천의 대표 먹거리 닭갈비가 해외 유명 음식 매체가 선정한 ‘세계 볶음요리 2위’에 선정됐다고 해서 화제다. 이 매체는 닭갈비 만드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하고 프라이팬에 밥을 추가해 볶음밥을 만들어 먹는 것도 소개했다. 해외에도 춘천 닭갈비 체인점이 개설될지도 모를 일이다.

춘천 닭갈비는 외국 음식매체가 소개한 방식이 아니라 숯불에 석쇠를 놓고 양념된 닭의 갈비살을 구워 먹었다는 게 정설로 알려져 있다. 1950년대 말~1960년대 초 춘천 선술집의 술안주로 닭의 갈빗살을 양념에 재워서 연탄불에 구워 먹은 것이 시초였던 것. 당시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못했던 소양감 댐 건설 인부와 군부대 장병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닭갈비란 뜻의 계륵(鷄肋)은 ‘큰 쓸모는 없지만 버리기에는 아깝다’는 의미의 고사성어다. 어쩌면 음식으로서의 닭갈비 또한 태생부터 서민 음식일 수밖에 없었는지 모를 일이다. 1970년대 초 ‘서민 갈비’, ‘대학생 갈비’라 불리며 타 도시로 급속히 퍼져 나갈 수 있었던 배경이 아닐지.

요즘은 닭갈비도 전문화ㆍ고급화되고 있다. 미슐랭 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닭갈비 전문점도 나왔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과 몰려드는 손님들로 이용하기가 만만치 않겠지만 닭갈비의 세계화엔 도움이 될 것이다. 프라이드치킨처럼 저렴하고 맛있는 서민 음식으로 닭갈비가 세계인에게 사랑받길 기대해 본다.
이동구 논설위원
2023-09-2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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