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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세상 뜨기 전에…”시민단체, 대법원에 강제동원 소송 신속 판결 촉구

“피해자 세상 뜨기 전에…”시민단체, 대법원에 강제동원 소송 신속 판결 촉구

김예슬 기자
김예슬 기자
입력 2023-08-29 18:00
업데이트 2023-08-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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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기업 현금화 명령 판결 1년 넘게 지체”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잊었나”
김정주 할머니 “나라에 배신당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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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동원 피해자 김정주 할머니가 29일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대회의실에서 열린 강제동원 소송 대법원 신속 판결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강제동원 피해자 김정주 할머니가 29일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대회의실에서 열린 강제동원 소송 대법원 신속 판결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우리 피해자들이 세상을 뜨기 전에 대법원이 마지막 판결을 해 줬으면 한다.”

29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후지코시 근로정신대 강제 동원 피해자인 김정주 할머니가 참석했다.

김 할머니는 “일본에 가면 공부도 하고 친언니를 만날 수 있다고 해서 13살에 일본 후지코시 회사로 갔다. 고생만 무척 하고 언니는 만나지도 못했다”고 했다. 이어 “여태 일본 정부와 전범 기업에 사죄도 못 듣고 끝내 우리나라에 배신당한 것만 같다”며 대법원이 하루라도 빨리 판결을 내려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다.

현재 대법원에는 일본 강제 동원 피해자와 유족들이 제기한 소송 9건, 일본 전범 기업들의 국내 주식에 대한 특별현금화 명령 재항고 사건 2건 등이 계류돼 있다. 2018년 10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강제 동원 피해자와 유족들이 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이에 피해자와 유족들은 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이 소유한 국내 주식을 압류하고, 이를 현금화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지난 3월 정부가 피해자와 유족 15명의 판결금과 지연이자를 일본 기업 대신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지급하는 내용의 ‘제3자 변제안’을 발표했다. 정부 발표 이후 생존 피해자 1명을 포함한 11명이 제3자 변제안을 수용했지만, 생존 피해자 2명(양금덕·이춘식)과 피해자 유족 2명은 수용 거부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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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법원에는 2018년 강제동원 배상 판결과 관련, 미쓰비시중공업 상표권 2건, 일본제철이 소유한 피엔알 주식에 대한 특별현금화명령 재항고 사건이 계류 중이다. 연합뉴스
현재 대법원에는 2018년 강제동원 배상 판결과 관련, 미쓰비시중공업 상표권 2건, 일본제철이 소유한 피엔알 주식에 대한 특별현금화명령 재항고 사건이 계류 중이다. 연합뉴스
일본 강제 동원 피해자를 지원하는 역사정의와 평화로운 한일관계를 위한 공동행동(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법원은 뚜렷한 이유 없이 일본 기업에 대한 현금화 명령 판결을 1년 넘게 내리지 않고 있다”며 신속한 판결을 촉구했다.

박석운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공동대표는 “시민들이 분개하고 하급심 법원들도 나서고 있다”며 “전주·광주·수원지법·안산지원에서 정부의 제3자 공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의 판결 지연은 지연된 정의를 넘어 직무유기이자 제2의 사법농단”이라고 비판했다.

조영선 민변 회장은 “헌법 제27조 3항은 ‘모든 국민이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규정함에도 강제 동원 피해자들은 최소 4년, 재소까지 10년 넘게 기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고와 피고만 다를 뿐 사건의 맥락과 구조는 일본이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도 개인 청구권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과 다를 바 없다”고 강조했다.
김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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