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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란 후 ‘숙청설’ 수로비킨 러 항공우주군 총사령관, 공식 해임” 의미는?

“반란 후 ‘숙청설’ 수로비킨 러 항공우주군 총사령관, 공식 해임” 의미는?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3-08-23 09:29
업데이트 2023-08-2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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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 군사반란 후 사라진 ‘아마겟돈 장군’ 수로비킨
숙청설·감금설 돌아…러 언론인·매체 “공식 직위 해제”
메두자 “수로비킨, 푸틴 명령으로 군인 신분은 유지”
“항공우주군 총참모장 빅토르 아프잘로프 상장(3성) 후임 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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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무력 보복 예고에 러시아군 수뇌부 중 프리고진이 유일하게 친분을 과시한 세르게이 수로비킨 항공우주군 총사령관이 23일(현지시간) 긴급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3.6.23 텔레그램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무력 보복 예고에 러시아군 수뇌부 중 프리고진이 유일하게 친분을 과시한 세르게이 수로비킨 항공우주군 총사령관이 23일(현지시간) 긴급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3.6.23 텔레그램
러시아 민간용병기업(PMC) 바그너 그룹 군사반란 이후 사라진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항공우주군 총사령관이 공식 해임됐다고 현지 저명 언론인이 22일(현지시간) 말했다.

러시아 매체 메두자에 따르면 이날 반정부 성향 라디오 방송 ‘에호 모스크비’(모스크바의 메아리) 보도국장을 지낸 알렉세이 베네딕토프는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수로비킨이 공식 해임됐다고 밝혔다.

수로비킨은 항공우주군 총사령관직에서 물러남과 동시에 우크라이나전 부사령관직에서도 해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메두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명령에 따라 수로비킨의 군인 신분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로이터·DPA·블룸버그 및 폴리티코 등 다수의 외신은 수로비킨 해임 소식을 타전했다.

러시아 매체 RBC 통신도 자체 소식통들을 인용해 “수로비킨 대장(4성)이 다른 직책으로의 전보와 관련, 현 직책(항공우주군 총사령관)에서 해임됐다”면서 “그가 현재 단기 휴가 중”이라고 전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해임된 수로비킨을 대신해 항공우주군 총참모장 빅토르 아프잘로프 상장(3성)이 총사령관직을 맡았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에 대한 언론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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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시리아 참전부대 격려행사의 푸틴 대통령과 수로비킨 총사령관. 크렘린궁/AP 연합뉴스 자료사진
과거 시리아 참전부대 격려행사의 푸틴 대통령과 수로비킨 총사령관. 크렘린궁/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수로비킨 총사령관은 러시아 동부군관구 사령관, 시리아 파견부대 사령관 등을 역임한 백전노장이다. 작년 10월 우크라이나전 통합사령관을 맡았다가 올해 1월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에게 밀려 통합 부사령관으로 사실상 강등됐다.

그는 시리아 내전에 러시아가 군사 개입했을 당시 무자비한 작전 성향을 보여 인류 최후의 전쟁을 일컫는 ‘아마겟돈’ 장군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수로비킨은 러시아군 내 강경파를 대표하며 군부 내 인망도 상당히 높다고 알려졌다. 바그너 그룹 수장 프리고진이 지지한 거의 유일한 군 고위 인사이기도 하다. 시리아 내전 때 프리고진과 함께 일한 적이 있다.

수로비킨은 그러나 반란이 있었던 24일 바그너 용병을 회유하는 동영상 메시지에 등장한 뒤 공개 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

이후 그가 프리고진의 반란을 도왔을 것이라는 추측이 무성했다.

반란 며칠 후에는 수로비킨이 반란 관련으로 체포 및 구금됐다는 모스크바타임스(MT)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당시 모스크바타임스 소식통들은 바그너 반란이 있었던 지난달 24일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수로비킨 대장이 반란을 미리 알고도 묵인, 방조 내지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수로비킨 대장이 바그너 그룹의 비밀 VIP 회원이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베네딕토프 국장도 모스크바타임스에 수로비킨 대장이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으며 경호원들도 연락이 두절됐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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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9일 러시아 모스크바 국방부 청사에서 세르게이 수로비킨이 시리아 내전 관련 작전 브리핑 중이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7년 6월 9일 러시아 모스크바 국방부 청사에서 세르게이 수로비킨이 시리아 내전 관련 작전 브리핑 중이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프리고진은 반란 후에도 신변의 위협은커녕 벨라루스와 러시아 본토를 오가며 러-아프리카 정상회의 사절단과 만나는 등 ‘생존’을 넘어 ‘건재’를 과시하는 반면, 프리고진이 지지한 유일한 군 수뇌부인 수로비킨이 해임된 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바그너 반란 이후 숙청설에 휘말렸던 수로비킨이 해임된 게 사실이라면 이는 앞서 여러 소식통이 추정한대로 그가 어떤 형태로든 반란에 연루됐다는 걸 의미한다.

일각에선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을 미끼로 군 수뇌부와 엘리트 그룹의 ‘도전’을 사전 차단하고 ‘진짜 반역자’를 솎아내려 한 것 ▲바그너 그룹과 러시아 국방부, 용병과 정규군 사이 세력 다툼으로 혼란한 상황 속에 ‘반란 연극’으로 군 지도부에 특별군사작전에의 집중력 향상 및 충성을 유도하려 한 것이라고 추정하기도 한다.

수로비킨과 달리 프리고진은 군인이 아닌 민간인 신분이고, 반란 당시 프리고진의 용병들이 보로네시-45 기지에서 핵가방을 탈취한 터라 어쩌지 못한다는 설도 있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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