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 되려면 군대 다녀와야” 스페인 레오노르 공주 육사 입교

“여왕 되려면 군대 다녀와야” 스페인 레오노르 공주 육사 입교

임병선 기자
입력 2023-08-21 11:01
업데이트 2023-08-2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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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왕위 계승 서열 1위 레오노르 공주(왼쪽부터)가 지난 17일(현지시간) 사라고사에 있는 육군사관학교에 입교하는 것을 국왕 펠리페 6세와 레티지아 왕비, 여동생 소피아 공주가 배웅하고 있다. 사라고사 EPA 연합뉴스
스페인의 왕위 계승 서열 1위 레오노르 공주(왼쪽부터)가 지난 17일(현지시간) 사라고사에 있는 육군사관학교에 입교하는 것을 국왕 펠리페 6세와 레티지아 왕비, 여동생 소피아 공주가 배웅하고 있다.
사라고사 EPA 연합뉴스
스페인의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레오노르(17) 공주가 지난 17일(현지시간) 사라고사에 있는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해 군사 훈련을 시작한 사실이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현지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레오노르 공주는 국왕 펠리페 6세(55), 레티지아 왕비(50), 동생 소피아와 함께 사관학교 교정에 도착해 3년의 군사 훈련을 시작했다. 레오노르 공주는 취재진에게 “큰 열정으로 올해를 맞이하고 있다”면서도 “조금 긴장감도 든다”고 밝혔다.

군복 차림의 펠리페 6세가 배웅했고, 맏딸이 육사 방명록에 입교 사실을 적는 것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레오노르 공주는 어머니와 감격적인 포옹을 한 뒤 손수 여행가방을 끌며 웃으며 기숙사 쪽으로 향했다.

지난 3월 마르가리타 로블레스 스페인 국방장관은 국무회의 후 “모든 의회 군주 국가에서 그렇게 하듯 왕위 계승자는 군인 경력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적절한 과정을 거친 뒤 이에 따라 군의 총사령관은 여성이 될 것”이라면서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는 여성을 군대에 편입시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해왔다”고 덧붙였다.

남자 후계자가 태어나지 않는 한 레오노르 공주는 이사벨라 2세(재위 1833~1868) 이후 200년 만에 여왕에 즉위할 가능성이 높다.

스페인과 영국 등 입헌군주제 국가는 명목 상 국왕이 군대의 총사령관을 겸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왕이 될 가능성이 높은 왕족은 의무적으로 군사 훈련을 받는다.

국왕 펠리페 6세의 맏딸인 레오노르 공주는 최근 영국 웨일스 UWC 애틀랜틱 칼리지에서 2년의 고등학교 과정을 마쳤다. 그는 육군사관학교에서 1년 과정을 이수한 뒤 후안 세바스티안 엘카노 훈련선을 타는 과정을 포함해 해군 사관학교에서 훈련을 받을 예정이다. 또 마지막 과정인 제너럴 에어 아카데미까지 마치면 레오노르 공주는 육해공 군사 훈련을 마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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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레티지아 왕비(가운데)가 20일(현지시간)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축구대회에서 사상 첫 우승을 차지한 스페인 대표팀을 향해 손뼉을 마주치고 있다. AFP 통신은 오른쪽이 레오노르 공주라고 설명을 달았는데 소피아 공주의 잘못이다.  왼쪽은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 시드니 AFP 연합뉴스
스페인의 레티지아 왕비(가운데)가 20일(현지시간)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축구대회에서 사상 첫 우승을 차지한 스페인 대표팀을 향해 손뼉을 마주치고 있다. AFP 통신은 오른쪽이 레오노르 공주라고 설명을 달았는데 소피아 공주의 잘못이다. 왼쪽은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
시드니 AFP 연합뉴스
한편 레티지아 왕비는 소피아 공주와 함께 호주 시드니로 날아가 20일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잉글랜드와 스페인의 결승전을 함께 지켜봤다. 이 대회 우승을 한 번도 차지하지 못한 두 입헌군주국 왕실 대표들이 나란히 참석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윌리엄 왕자는 엑스(X, 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부득이한 사정이 있어 불참한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왕비와 소피아 공주의 응원을 받은 스페인이 1-0으로 이겨 사상 첫 우승의 영광을 차지하자 영국 언론 중에는 윌리엄 왕자 타박을 하는 매체도 나오고 있다.

AP 통신이 사진설명을 소피아 대신 레오노르 공주라고 잘못 적고, 미국 시사주간 뉴스위크도 같은 잘못을 저질렀다. 스페인 왕실은 분명 미리 레티지아 왕비와 소피아 공주가 월드컵 참관을 위해 떠난다고 예고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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