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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가수 시네이드 오코너 사망 “난 저항하는 가수” [메멘토 모리]

아일랜드 가수 시네이드 오코너 사망 “난 저항하는 가수” [메멘토 모리]

임병선 기자
입력 2023-07-27 07:06
업데이트 2023-07-28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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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난 아일랜드 싱어송라이터 시네이드 오코너가 2005년 8월 6일 자메이카 킹스턴에서 열린 프라임 미니스터 인디펜던스 갈라 무대에서 열창하고 있다.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난 아일랜드 싱어송라이터 시네이드 오코너가 2005년 8월 6일 자메이카 킹스턴에서 열린 프라임 미니스터 인디펜던스 갈라 무대에서 열창하고 있다.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주검 발견 상황 및 경찰 수사 현황 등을 28일 새벽 5시쯤 손질했습니다.

아일랜드 여성 싱어송라이터 시네이드 오코너가 26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56세 한창 나이였다.

아일랜드 공영방송 RTE와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오코너의 가족들은 성명을 내 “사랑하는 시네이드의 죽음을 알리게 돼 매우 슬프다”면서 “어려운 시기 사생활을 존중해달라”고 밝혔다.

경찰은 고인의 죽음에 의심스러운 정황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의 주검은 런던 남부 헤르네 힐에 있는 자택에서 당일 오전 11시 18분쯤 발견됐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고인은 “반응이 없었고 즉각 사망 선고가 내려졌다”고 했다.

검시관실은 의학적인 사망 원인을 아직 결론내리지 못해 부검을 실시할 것이라며 몇주 정도 걸려야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오코너는 1990년에 팝스타 프린스의 곡 ‘낫씽 컴페어즈 투 유’를 불러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고 세계적으로 큰 명성을 얻었다. 그는 1987년 ’사자와 코브라‘(The Lion and the Cobra)로 데뷔해서 영국과 미국의 음반 순위 40위 안에 들었으며, 2014년까지 스튜디오 앨범을 10장 발매했다.

머리를 삭발하고 늘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는 것으로 유명했던 그는 1990년대 초 음악계에서 여성의 이미지를 바꿨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그는 종교, 성, 페미니즘, 전쟁 등에 관한 견해를 뚜렷이 밝히고 순응하지 않는 태도로 음악 외적으로도 눈길을 끄는 인물이었다. 미국 예능 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출연 중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사진을 찢는 퍼포먼스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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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말리의 ‘War’에 아카펠라로 출연한 그는 카메라를 똑바로 쳐다보며 “진짜 적과 싸우라”고 말했는데 나중에 가톨릭 교회의 성폭력을 반대한 시위였다고 설명했다. 조국 아일랜드가 가톨릭 국가인데도 이런 용기를 부렸다.

미국 NBC는 출연 금지령을 내렸고, 뉴욕의 타임스퀘어에서는 그의 레코드에 불을 붙이는 시위가 열렸다. 그는 2021년 일간 뉴욕타임스(NYT) 인터뷰를 통해 “내가 한 짓이 미안하지 않다. 똑똑했다”고 돌아봤다.

같은 해 발표한 회고록 ‘리멤버링’에서 그는 “난 저항하는 가수”라며 “유명해지고 싶은 열망은 없다”고 말했다. 더블린 근처 글레나기어리에서 시네이드 마리 버나드테 오코너로 태어난 그는 불후한 어린 시절을 보낸 것으로 유명하다. 더블린의 안 그리아난 훈련센터에서 지냈는데 갈데 없는 소녀들을 호되게 다룬 것으로 악명 높은 막달레인 세탁 프로그램을 하던 곳이었다.

한 수녀가 그에게 기타를 사주며 음악 교사 역할을 해 음악의 길로 인도했다.

오코너는 2018년 이슬람으로 개종하고 이름을 슈하다 사다캇으로 바꿨지만 활동명은 그대로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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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이드 오코너는 미국에서 환영받는 가수가 아니었다. 1992년 10월 17일(현지시간) 뉴욕의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밥 딜런 기념공연 도중 오코너가 관중들의 야유를 받고 낙담하자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이 다독이고 있다. 오코너가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에 출연해 노래를 들려준 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사진을 찢는 퍼포먼스를 한 뒤 처음 선 공연 무대였다.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시네이드 오코너는 미국에서 환영받는 가수가 아니었다. 1992년 10월 17일(현지시간) 뉴욕의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밥 딜런 기념공연 도중 오코너가 관중들의 야유를 받고 낙담하자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이 다독이고 있다. 오코너가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에 출연해 노래를 들려준 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사진을 찢는 퍼포먼스를 한 뒤 처음 선 공연 무대였다.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지난해 1월 17세 아들 셰인을 먼저 저하늘로 보냈다. 이틀 전 실종 신고됐는데 끝내 극단을 선택하고 말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누구도 그를 따라 해선 안된다”고 적었다. 지난해 예정됐던 모든 공연 일정을 취소하며 그 이유를 아들을 잃은 슬픔 때문이라고 해 모두를 먹먹하게 만들었다. 고인의 마지막 트윗 중 하나는 셰인을 “내 인생의 사랑, 내 영혼의 등불, 우리는 두 개의 반쪽을 지닌 하나의 영혼이었다”고 되뇌었다. 그래도 세 자녀를 남겼다.

벨파스트의 영화감독 캐스린 퍼거슨은 고인과 마지막으로 얘기를 나눈 몇 안되는 사람 중의 한 명이었는데 고인과 다큐멘터리 영화 ‘낫씽 컴페어’를 만들고 있었다. 오는 29일 공개할 예정이었던 터라 사망 소식에 황망함을 느꼈다고 했다. 퍼거슨은 “내게 우리 영화는 시네이드에 보내는 사랑의 편지였다. 오래 오래 만들어왔다. 그는 아일랜드에서 자란 나같은 어린 소녀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레오 바라드카 아일랜드 총리는 추모 메시지에서 “오코너의 음악은 세계에서 사랑받았고 그의 재능은 비할 데가 없다”고 기렸다. 그 외 많은 음악계와 유명인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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