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부장검사가 고개를 숙이고 입을 꾹 다문 채 화를 참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SBS뉴스 유튜브 채널 캡처
화제의 인물은 신준호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 수사부장이다. 신 부장은 지난달 30일 ‘폭력조직 수노아파 하얏트호텔 난동사건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젊은 조폭들이 술집에서 회동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조폭들이 “파이팅!”이라고 구호를 크게 외치며 단합대회를 하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을 지켜보던 신 부장은 고개를 돌리거나, 두 눈을 질끈 감고 입술을 앙 다무는 등 화를 애써 참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SBS 뉴스는 신 부장의 브리핑 모습을 갈무리해 유튜브 채널에 올렸고, 이 영상은 조회수 132만회를 돌파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전국 조폭 모임에 참석한 폭력단체 ‘수노아파’ 조직원들이 온몸에 문신을 드러낸 모습. 서울중앙지검 제공.
이어 “온몸에 문신하고 지역구 1등이네, 전국구 별이네 이딴 소리 하면서 모여 노는 게 좀 같잖았다. 아니꼬웠고 비위가 상했다”고 비판했다.
또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발달했는데, 자기들끼리 우리 조직에 누가 있네 모였네 이러면서 과시하는 게 조폭 세계의 저질 문화”라고 지적했다.
자신이 분노를 참는 영상이 화제가 된 데 대해선 “검사가 좀 당황한 그런 표정이 보기 드물었나 보다”며 웃었다.
신 부장은 “수사할 때는 이 영상을 PC로 봤는데 막상 브리핑장에서 대형 화면으로 띄워 놓고 보니까 (분노가) 확 올라오더라”며 “어떤 분이 댓글에 ‘(표정이) 단전에서 올라오는 깊은 빡침이다’라고 하셨는데 그게 정확한 제 심정”이라고 말했다.
30일 오전 서울고검에서 신준호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장이 폭력조직 수노아파 하얏트호텔 난동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3.6.30 연합뉴스
그는 “2023년임에도 불구하고 일상 거리에서부터 자본 시장까지 조폭이 진출해 있다. 쉽게 말해 조폭이 그룹 회장이 되는 세상”이라며 “이제 조폭과의 전쟁이 사실상 선포됐다. 앞으로는 조폭에 연계됐다고 하면 선처는 기대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폭들을 향해 “나쁜짓 하러 몰려다니지 말고 착하게들 사시길 바란다”며 “오프라인상에서 안 뵀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