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자원 무기화 ‘경고’ 날린 中…정부 “타격 주시… 단기 영향 제한적”

반도체 자원 무기화 ‘경고’ 날린 中…정부 “타격 주시… 단기 영향 제한적”

류지영 기자
류지영, 강주리 기자
입력 2023-07-06 00:58
업데이트 2023-07-07 09:3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WSJ “광물 수출제한에 한일 긴장”
美 압박 동참 국가 통제 확대 우려
中은 “특정국 겨냥 아니다” 발뺌

이미지 확대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서울신문 DB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서울신문 DB
중국이 갈륨과 게르마늄 등 반도체 필수 광물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반도체 핵심 제조국인 한국이 긴장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당장은 큰 피해가 없지만 중국이 다른 반도체 소재로 수출 통제를 확대하면 타격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날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는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들과 산업 공급망 비상점검회의를 열고 갈륨·게르마늄 비축분 현황과 수입처 동향을 점검했다. 주영준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단기간 수급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다른 품목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중국의 동향을 점검할 것”이라며 “특정국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대체물질 기술 개발과 재자원화 등 역량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일본도 중국의 수출 통제 선언이 미칠 파장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지난 3일 중국 상무부는 “다음달 1일부터 갈륨과 게르마늄이 수출 통제 대상이 된다”고 발표했다. 두 광물은 첨단 반도체와 군사 레이더, 발광다이오드(LED) 패널, 전기자동차 등에 두루 쓰인다. 중국이 전 세계 수요의 80% 이상을 생산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중국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갈륨을 팔고 있지만 2013년까지만 해도 한국의 고려아연에서 갈륨을 생산했다”며 “게르마늄 가스도 국내 업체들이 아르곤 가스로 대체해 쓰고 있어 큰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진짜 문제는 중국이 갈륨이나 게르마늄 등 비교적 구하기 쉬운 광물이 아닌 희토류 등 핵심 자원을 무기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4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항상 전 세계 공급망 안정을 유지하고자 노력해 왔으며 공정하고 비차별적인 수출 통제를 해 왔다”며 “다음달 1일 발효하는 갈륨·게르마늄 수출 제한은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이는 많지 않다. 이미 중국은 2010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일본이 중국 어선을 억류하자 희토류 수출 중단으로 보복한 전례가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번 수출 제한 선언이 미국의 대중국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에 맞서 한국과 일본, 네덜란드 등 첨단 반도체 제조국에 타격을 가하려는 선전포고로 본다. 대중 반도체 압박에 동참하면 반도체 소재 광물의 공급을 끊을 수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세종 강주리 기자
2023-07-06 5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를 담은 ‘모수개혁’부터 처리하자는 입장을, 국민의힘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각종 특수직역연금을 통합하는 등 연금 구조를 바꾸는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모수개혁이 우선이다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