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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 수확 후 ‘가루쌀’ 이모작… 수익·자급률 상승 일석이조[이토록 멋진 농업]

밀 수확 후 ‘가루쌀’ 이모작… 수익·자급률 상승 일석이조[이토록 멋진 농업]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3-06-29 00:50
업데이트 2023-06-29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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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쌀 대신 가루쌀 키우는 농가

110~115일간 재배… 20여일 단축
빵·과자 넘어 ‘맥주 원료’ 활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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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국 고창 훈습영농대표가 지난 27일 전북 고창군 부안면에서 밀 수확이 끝난 논에 가루쌀 이모작을 위해 가루쌀 모를 본논에 심는 모내기를 하고 있다.
김재국 고창 훈습영농대표가 지난 27일 전북 고창군 부안면에서 밀 수확이 끝난 논에 가루쌀 이모작을 위해 가루쌀 모를 본논에 심는 모내기를 하고 있다.
장맛비가 잠시 주춤했던 지난 27일 전북 고창군 부안면의 가루쌀 재배 논에서는 모내기가 한창이었다. 지난 15일 밀 수확을 끝낸 지 열흘 만에 가루쌀 이모작을 시작한 것이다. 5월 중순에 모내기를 하는 밥쌀과 달리 가루쌀은 6월 말~7월 초에 이뤄진다. 재배 기간이 110~115일로 일반쌀(130~140일)보다 짧아 밀과의 이모작이 가능하다.

비가 내려 자작하게 찰랑이는 8000㎡의 논에 육묘를 통해 모판에서 자란 20㎝ 남짓한 모가 이앙기 출발과 함께 8줄씩 착착 100m 길이로 심어졌다. 이 가루쌀은 4개월 뒤인 10월 10일쯤 수확한다. 가루쌀은 99% 수입에 의존하는 밀을 대체할 전략작물로 딱딱한 밥쌀과 달리 물에 불리지 않고 바로 빻아 가루로 만들 수 있다. 밀가루를 대체하는 데 적합하다는 평을 받는다. 가루쌀을 이용한 빵, 면, 맥주 등의 제품 개발도 한창이다.

40년간 밥쌀을 재배하다 올해 처음 가루쌀 재배에 나선 농민 하태선(66)씨는 “쌀값도 하락하고 판매도 불안정해 정부가 전량 수매하는 가루쌀로 바꿨다”고 말했다. 현행열 고창군 농업기술센터소장은 “일반벼는 늦어도 이달 5일엔 모내기가 완료돼야 하는데, 가루쌀은 밀 수확이 끝나고 6월 말까지 늦은 모내기가 가능해 콩이나 고구마 등 타 작물 식재 후에도 재배가 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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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쌀로 만든 스낵과 너깃, 돈가스 등 다양한 제품들.
가루쌀로 만든 스낵과 너깃, 돈가스 등 다양한 제품들.
가루쌀은 밀과의 이모작으로 수익이 두 배로 나고 1%에 불과한 밀 식량자급률도 올리는 일석이조 작물인 셈이다. 콩 등 타 작물과 달리 가루쌀을 재배할 때는 별도 배수 장비가 필요 없어 기존 벼농사 기계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지녔다.

가루쌀은 빵, 과자, 튀김류뿐 아니라 맥주 원료로도 활용된다. 2019년부터 개발하는 모든 맥주 제품에 가루쌀을 사용하고 있는 고창군 지역맥주 기업인 파머스맥주 이용선(63) 대표는 “불리는 과정 없이 가루쌀은 바로 분쇄해 맥주 제조에 활용할 수 있어 가공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였다”고 말했다. 올해 3월부터는 대만으로 가루쌀 맥주 9만캔을 수출했다. 발효조 탱크에서 직접 내린 도수 4.5도의 맥주는 풍미가 깊고 부드러웠다.

글·사진 고창 강주리 기자
2023-06-2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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