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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찰 7번 수모 ‘짝퉁 거북선’, 낙찰자마저 포기했다

유찰 7번 수모 ‘짝퉁 거북선’, 낙찰자마저 포기했다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3-06-27 13:28
업데이트 2023-06-27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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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만원 낙찰자, 인도 포기… 소각 수순
20억 들였으나 저급품 소나무 사용 논란
부식 심해 유지비만 1억 5000만원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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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 들인 거제 거북선, 7번 유찰 끝에 ‘154만원’ 낙찰
‘20억’ 들인 거제 거북선, 7번 유찰 끝에 ‘154만원’ 낙찰 20억원을 들여 원형 복원했지만 13년만에 폐기 절차를 밟으며 논란이 된 ‘1592 거북선’. 사진은 지난달 10일 경남 거제시 조선해양문화관 야외광장에 전시된 거북선. 2023.5.17 뉴스1
20억원을 들여 제작했지만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한 ‘1592 거북선’이 결국 소각·폐기되는 운명을 맞게 됐다.

경남 거제시는 1592 거북선을 폐기하기로 결정하고 곧 소각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이 거북선은 지난달 16일 진행된 ‘거제시 공유재산 매각 일반입찰’에서 7번의 유찰 끝에 154만원에 낙찰돼 활용 방안을 찾는 듯했다.

그러나 낙찰자가 인도 기한이었던 지난 26일까지 인도해가지 않으면서 결국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이 거북선은 2010년 경남도가 진행한 이순신 프로젝트 일환으로, 김태호 전 지사 재임 당시 2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2011년 건조됐다.

길이 25.6m, 폭 8.67m, 높이 6.06m의 3층 구조인 거북선은 사료 고증을 토대로 1592년 임진왜란 당시 모습으로 만들어져 ‘1592 거북선’으로도 불린다.

그러나 제작 당시 금강송을 사용했다고 홍보했지만, 실제로는 저급품인 미국산 소나무를 섞어 만든 사실이 드러나면서 ‘짝퉁’ 논란이 일었다.

애초 지세포항 앞바다에 정박해 놓고 승선 체험 등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흔들림이 심하고 물이 새는 등의 이유로 1년여 만에 육지로 올라온 후 조선해양문화관 앞마당에 전시됐다.

또 방부 처리를 소홀히 해 목재가 심하게 부식되거나 뒤틀렸고 지난해 태풍 힌남노 때는 선미(꼬리) 부분이 파손돼 폐기 처분 의견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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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시 거제조선해양문화관 앞 마당에 전시돼 있는 거북선 목재가 썩어 있다. 거제시 제공
경남 거제시 거제조선해양문화관 앞 마당에 전시돼 있는 거북선 목재가 썩어 있다. 거제시 제공
시는 거북선 유지보수를 위해 2015년부터 연평균 2000만원, 총 1억 5000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 매각에 나섰지만 100t이 넘는 무게와 심한 부식 등으로 7번이나 유찰되는 수모를 겪었다.

당시 낙찰가 154만원은 최초 제작비인 20억원과 비교하면 0.077%에 불과하다.

낙찰자는 이순신 장군 관련 시설에 이 거북선을 기증할 계획이었으나 이동과 관리에 큰 문제가 생기게 되면서 인도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나무는 소각장에서 불태우고 철물은 고물상에 팔 계획”이라며 “안타깝지만 복구와 관리가 어려워 폐기 처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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