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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으로 못 크는 우물 안 K스타트업… “내수·규제·자금 탓”

유니콘으로 못 크는 우물 안 K스타트업… “내수·규제·자금 탓”

김민석 기자
김민석 기자
입력 2023-06-25 23:51
업데이트 2023-06-25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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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선 다른 국내 유니콘기업

4년 동안 10곳→ 14곳 증가뿐
내수 작아 매출 1000억 어려워
규제 유예·면제도 제한된 적용
자금난에 구조조정·CB 발행
“대기업 벤처투자 규제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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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병재, 도티, 침착맨, 조나단 등 크리에이터 400여팀이 소속된 다중채널네트워크(MCN) 기업 샌드박스네트워크는 구독자 100만명 이상 채널을 60개 이상 확보한 대형 콘텐츠 기업이다.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의 ‘예비유니콘’에 선정되고 500억원 규모 ‘시리즈D’ 투자를 유치했다. 하지만 2020년 73억원이었던 영업손실이 2021년 121억원, 2022년 253억원으로 매년 두 배가량 불어났고,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난해 11월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 결과 국내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 수는 2019년 10곳에서 2023년 14곳으로 단 4곳이 증가했을 뿐이다. 2019년 218곳이었던 미국 유니콘은 5년간 655곳으로, 중국은 109곳에서 169곳으로 늘어났다. 2019년 2곳뿐이었던 캐나다 유니콘은 2023년엔 20곳으로 10배 증가했다.

전경련의 조사 결과는 국내 스타트업이 기업가치를 1조원 이상으로 불리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업계는 국내 스타트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하는 데 불리한 점으로 작은 내수시장과 규제, 부족한 자금 유동성 등을 꼽았다.

스타트업과 벤처투자사(VC) 관계자들은 국내 스타트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첫 번째 이유가 작은 내수시장이라고 입을 모았다. 국내 서비스 회원 수나 제품의 국내 판매 상황 등을 평가받아 투자를 유치하고, 글로벌로 사업을 확장하는 게 일반적인 스타트업에 내수시장이 작다는 것은 해외 경쟁사와 출발선부터 다르다는 얘기다. 안창주 엔슬파트너스 대표는 “유니콘, 나아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선 매출 1000억원을 넘기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국내 시장에서 스타트업의 초기 비즈니스 모델로 1000억원의 매출을 일으키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는 일정 기간 기존 규제를 면제·유예하는 ‘규제샌드박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특정 지역에서 제한된 수의 업체에만 적용되는 샌드박스는 업계의 수요에 턱없이 부족하다. 많은 스타트업이 규제가 없는 나라를 찾아가 기술검증(POC)을 진행하거나 서비스를 운영하는 게 현실이다. 한 예로 협동로봇 솔루션 스타트업 로앤에프는 기계식 주차장에서 전기차를 자동으로 충전하는 로봇 기술을 개발 중이지만, 국내에선 주차장법상 관리자 이외의 인원이 기계식 주차장 내부에 드나들기가 어려워 태국에서 POC 단계를 밟고 있다.

스타트업의 자금 유동성 부족은 고금리와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국내 VC들의 투자 성향이 보수화된 영향도 있다. 한 유니콘 기업 관계자는 “VC마다 다르긴 하지만 최근 성과지향적 단기 투자가 성행하는 게 사실”이라며 “과거보다 투자 조건을 까다롭게 제시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많은 스타트업이 기업가치 500억~1000억원대에서 자금난에 부딪혀 유니콘으로 올라서지 못하고 구조조정에 돌입하거나 전환사채(CB)를 발행하고 있다. 전경련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대기업벤처투자(CVC)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민석 기자
2023-06-2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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