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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탑 7300t 압력” 잠수정, 수압 못 견디고 찌그러져 ‘내파’ 추정…유해 회수는?

“에펠탑 7300t 압력” 잠수정, 수압 못 견디고 찌그러져 ‘내파’ 추정…유해 회수는?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3-06-23 20:33
업데이트 2023-06-2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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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 압력 견디지 못해 ‘내파’ 추정
5명 유해 회수조차 어려울 듯
美 해양경비대 “바닷속 환경 가혹”
美해군, 잠수정 실종 당시 폭음 즉각 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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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년 침몰한 호화 여객선 타이태닉호의 바닷속 잔해를 탐사하는 관광용 잠수정 타이탄은 2023년 6월 18일(현지시간) 오전 캐나다 뉴펀들랜드 해안에서 남쪽으로 약 약 640㎞ 떨어진 바다에서 해저 3840m에 가라앉은 타이태닉호 잔해를 보러 내려갔다가 실종됐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22일 타이탄이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해저에서 ‘내파’됐고 탑승자 5명도 전원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사진은 잠수정 업체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이 제공한 촬영 날짜 미상의 잠수정 ‘타이탄’ 사진. 2023.6.20 오션게이트/AP 연합뉴스
1912년 침몰한 호화 여객선 타이태닉호의 바닷속 잔해를 탐사하는 관광용 잠수정 타이탄은 2023년 6월 18일(현지시간) 오전 캐나다 뉴펀들랜드 해안에서 남쪽으로 약 약 640㎞ 떨어진 바다에서 해저 3840m에 가라앉은 타이태닉호 잔해를 보러 내려갔다가 실종됐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22일 타이탄이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해저에서 ‘내파’됐고 탑승자 5명도 전원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사진은 잠수정 업체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이 제공한 촬영 날짜 미상의 잠수정 ‘타이탄’ 사진. 2023.6.20 오션게이트/AP 연합뉴스
해저에서 잔해로 발견된 관광용 잠수정 ‘타이탄’이 출항 직후 치명적인 압력실 손상을 겪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미국 매체 CNN과 인사이더 등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미국 해안경비대는 111년 전 침몰한 여객선 타이태닉호 뱃머리로부터 488m 떨어진 해저에서 잠수정 잔해물을 발견했다며 이같은 추정을 내놓았다. 탑승자 5명도 전원 사망한 것으로 봤다.

해안경비대는 “바닷속에서 잠수정의 압력을 관리하는 압력실이 손상되는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내파(implosion·외부 압력으로 구조물이 안쪽으로 급속히 붕괴하며 파괴되는 현상)로 인해 산산조각난 잔해가 해저 곳곳에 흩어졌다고 분석했다.

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잠수정 꼬리 부분의 원통형 구조물(테일 콘)과 착륙 프레임 등 선체 조각들을 살펴보면 선실 내 압력이 떨어지면서 발생한 내파 양상과 일치한다는 설명이다.

잠수정 밖 심해의 엄청난 수압을 기체가 견디지 못해 사고에 이르렀다는 관측이다.

잠수정 개발 연구 전문가인 호주 시드니대학의 스테판 윌리엄스 해양로봇공학 교수는 이같은 종류의 내파는 누출, 정전, 전기 단락으로 인한 소형 화재 등으로 순식간에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존 모거 보스턴 해안경비대 소장은 브리핑에서 “잠수정 연락 두절 순간에 내파가 발생했다고 얘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유해 회수 가능성과 관련해선 “계속해서 수색 작업을 진행할 것이지만, 그런 전망에 대한 답은 현재로서는 없다”며 말을 아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심해에서 탑승자 5명의 시신을 회수하는 일은 영영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타이탄은 지난 18일 오전 8시 잠수를 시작했으며, 1시간 45분 지난 오전 9시 45분쯤 연락이 끊겼다. 해안경비대는 그로부터 8시간이 지난 오후 5시 45분쯤 문제 통보를 받고 수색을 시작했다.

인사이더는 해안경비대가 음파 추적기가 달린 부표를 바다에 띄웠는데도 폭음이 감지되지 않은 걸 보면, 수색 작업 이전에 이미 사고가 발생했을 개연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 타이탄 연락 두절 직후 해군이 폭음으로 의심되는 소리를 감지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단 해양경비대는 잔해 발견 현장인 해수면 아래 3㎞ 지점에 원격수중탐사장비(ROV)를 남겨놓고 관련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잠수정 사고 원인 규명으로 초점 이동
블랙박스 없어 최후 움직임 추적 난항
탄소섬유 구조 정밀 조사, 결함 살필 듯
“압력 에펠탑 무게 7300t 맞먹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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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태닉호 탐사 업체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의 잠수정 ‘타이탄’.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타이태닉호 탐사 업체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의 잠수정 ‘타이탄’.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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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우즈홀해양연구소(WHOI)가 1986년 수중 탐사 때 촬영해 2023년 2월 15일 공개한 타이태닉호 잔해. 타이태닉호 뱃머리가 보인다. 2023.2.15 WHOI/AFP 연합뉴스
미국 우즈홀해양연구소(WHOI)가 1986년 수중 탐사 때 촬영해 2023년 2월 15일 공개한 타이태닉호 잔해. 타이태닉호 뱃머리가 보인다. 2023.2.15 WHOI/AFP 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라이언 램지 전 영국 해군 잠수함 함장은 23일 BBC방송에 “왜 이 일이 일어났고, 어떻게 사고 재발을 예방할 수 있는지 알려면 찾을 수 있는 모든 잔해를 모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고 잠수정에 블랙박스가 없기에 잠수정 자체의 마지막 움직임을 추적할 수는 없지만, 조사 절차는 항공기 추락사고 때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이탄 잠수정은 탄소섬유와 티타늄으로 만들어졌는데, 조사관들은 탄소섬유 구조 내 파손 구조를 관찰할 것으로 예상된다.

램지 전 함장은 이런 작업이 잠수정의 마지막 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사관들은 현미경으로 각 잔해의 탄소섬유 필라멘트(가는 실) 방향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파열이 정확히 어느 위치에서 발생했는지를 암시하는 부분을 찾을 예정이라고 BBC는 전했다.

조사관들은 또 사고가 잠수함 선체의 구조적 결함 때문에 일어났는지 알아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구조적 결함이 원인이라면 잠수정은 에펠탑 무게와 맞먹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압력을 받아 파손됐을 것이라고 블레어 손턴 영국 사우샘프턴대 교수는 설명했다. 에펠탑의 무게는 7300t으로 알려졌다.

중요한 것은 일부 전문가들이 지적한 것처럼 잠수정에 대한 적절한 검사가 이뤄지지 않아 이러한 사고가 발생했는지 여부다.

로더릭 A 스미스 임페리얼칼리지 런던 교수는 “탄소섬유는 구조적 내부 결함으로 인해 약해진다”며 탄소섬유와 티타늄의 연결부를 매우 엄격히 검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격렬한 내파 발생으로 사건이 어떤 순서로 일어났는지 확인하기가 매우 어려울 수 있다면서 “따라서 최대한 잔해를 회수하고 정밀 조사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BBC는 이러한 잠수정 사고 조사에 대한 규정이 딱히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어느 기관이 조사를 주도할지도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모거 소장도 이 사고에 다양한 국적자가 연루됐고, 대양의 외딴 지점에서 발생했기에 상황이 특히 복잡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BBC는 미 해양구조대가 지금까지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계속 중요한 기능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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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타이탄은 캐나다 뉴펀들랜드 해안에서 남쪽으로 약 600㎞ 떨어진 해저에 가라앉은 타이태닉호 잔해를 보러 심해로 내려갔다가 실종된 잠수정 ‘타이탄’ 탑승자 5명이 전원 사망했다고 미국 해안경비대가 22일 밝혔다. 사진은 타이탄 탑승자 5명.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영국 국적의 억만장자 해미쉬 하딩,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 최고경영자(CEO) 스톡턴 러시, 파키스탄 재벌 샤자다 다우드와 그 아들 술레만, 프랑스 국적의 해양 전문가 폴 앙리 나졸레. 2023.6.22 AFP 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타이탄은 캐나다 뉴펀들랜드 해안에서 남쪽으로 약 600㎞ 떨어진 해저에 가라앉은 타이태닉호 잔해를 보러 심해로 내려갔다가 실종된 잠수정 ‘타이탄’ 탑승자 5명이 전원 사망했다고 미국 해안경비대가 22일 밝혔다. 사진은 타이탄 탑승자 5명.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영국 국적의 억만장자 해미쉬 하딩,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 최고경영자(CEO) 스톡턴 러시, 파키스탄 재벌 샤자다 다우드와 그 아들 술레만, 프랑스 국적의 해양 전문가 폴 앙리 나졸레. 2023.6.22 AFP 연합뉴스
1912년 침몰한 호화 여객선 타이태닉호의 바닷속 잔해를 탐사하는 관광용 잠수정 타이탄은 18일 오전 캐나다 뉴펀들랜드 해안에서 남쪽으로 약 약 640㎞ 떨어진 바다에서 해저 3840m에 가라앉은 타이태닉호 잔해를 보러 내려갔다가 실종됐다.

실종된 타이탄은 6.7m 길이에 탄소섬유와 티타늄으로 만들어진 잠수정으로 조종사 1명과 승객 4명을 태우고 해저 4000m까지 내려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잠수정에는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 최고경영자(CEO) 스톡턴 러시(61)와 영국 국적의 억만장자 겸 탐험가 해미쉬 하딩(58), 프랑스 국적의 해양 전문가 폴 앙리 나졸레(77), 파키스탄 재벌 샤자다 다우드(48)와 그의 아들 술레만(19)이 타고 있었다.

이 잠수정 투어는 1인당 비용이 25만 달러(약 3억 2500만원)에 달하는 초고가 관광 상품이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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