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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비정규직 판결 대법관 인신공격성 비난…“사법권 독립 훼손”

현대차 비정규직 판결 대법관 인신공격성 비난…“사법권 독립 훼손”

강윤혁 기자
강윤혁 기자
입력 2023-06-19 17:03
업데이트 2023-06-1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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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환 법원행정처장, 이례적 ‘대법원 입장문’
별도 보도자료 “기업 입증책임 변화 없다” 해명
與, 사실상 ‘노란봉투법’ 판결 비판에 반박나선 듯
국회 처리·대통령 거부권 앞둔 정치적 쟁점화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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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에 답하는 김상환 법원행정처장
질의에 답하는 김상환 법원행정처장 김상환 법원행정처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5.16
최근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의 불법파업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한 대법원 판결을 두고 정치권에서 비난이 쏟아지자 대법원이 “사법권 독립이 훼손될 수 있다”며 이례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개별 노동자를 상대로 한 사측의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이른바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처리를 앞두고 사법부 판결이 정치 이슈화되자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대법원은 19일 김상환 법원행정처장 명의로 “대법원 판결 선고 이후 해당 판결과 주심 대법관에 대해 과도한 비난이 이어지는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이 특정 판결에 대한 논란을 이유로 법원행정처장 명의의 입장문을 낸 것은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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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보이는 쌍용자동차 노조
웃음 보이는 쌍용자동차 노조 김득중(가운데)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지부장이 1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재판을 마치고 나오며 밝게 웃고 있다. 이날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쌍용차가 금속노조를 상대로 낸 10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의 상고심에서 노조가 사측에 33억여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023.06.15.
김 처장은 “판결의 진의와 취지가 오해될 수 있도록 성급하게 주장하거나, 재판부를 구성하는 특정 법관에 대해 판결 내용과 무관하게 과도한 인신공격성 비난을 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또 “이러한 잘못된 주장은 오직 헌법과 법률의 해석에 근거해 판결을 선고한 재판부에 부당한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사법권의 독립이나 재판절차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은 지난 15일 현대차가 비정규직 노동자 4명을 상대로 20억원의 고정비용 손해를 청구한 사건에서 “개별 조합원 등에 대한 책임 제한 정도는 노동조합에서의 지위와 역할, 쟁의행위 참여 경위 및 정도, 손해 발생에 대한 기여 정도 등을 종합 고려해야 한다”며 원고 승소를 판결한 원심을 파기 환송했다.

이 판결이 노란봉투법 입법 취지와 닮았다는 평가가 나오자 국민의힘에서는 주심을 맡은 노정희 대법관 등을 상대로 비난이 쏟아졌다. 특히 지도부에선 “대법관 교체를 앞둔 알 박기 판결”, “법관 자격이 없다”는 등 강도 높은 목소리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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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행정자문회의 주재하는 김명수 대법원장
사법행정자문회의 주재하는 김명수 대법원장 김명수 대법원장이 14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사법행정자문회의 제28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3.6.14
대법원 관계자는 “판결 이후 정치권 상황을 잘 알지 않느냐”며 “판결에 대한 비판은 가능한데 인신공격까지는 이례적이라 입장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이날 별도로 판결의 취지를 재차 설명하는 보도자료까지 냈다.

여당의 비판에 대법원이 입장문을 내면서 김명수 대법원장 임기 말에 여당과 사법부는 정면으로 충돌한 양상이 됐다. 특히 노란봉투법이 국회에서 처리될 경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예고된 상황이라 이번 판결을 둘러싼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강윤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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