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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율보다 치명적인 기후변화[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저출산율보다 치명적인 기후변화[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3-05-25 01:13
업데이트 2023-05-25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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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전통적인 장마 개념도 사라지고 있다. 더 심각한 건 지구온난화가 출산율 저하로 인한 인구 감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는 것이다. 서울신문 DB
기후변화로 전통적인 장마 개념도 사라지고 있다. 더 심각한 건 지구온난화가 출산율 저하로 인한 인구 감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는 것이다.
서울신문 DB
얼마 전 ‘올 7월에는 사흘이나 나흘 정도를 제외하고 매일 비가 내린다’는 온라인 날씨 예보가 인터넷상에 떠돌면서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기상청과 전문가들의 해명 덕분에 해프닝으로 끝나기는 했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폭염, 폭우, 한파, 가뭄 등 각종 기상 이변이 이제 일상화돼 이변이라 부르기도 머쓱한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2.7도 오르면 20억명 생존 위협

7개국 기후과학자와 생태학자들은 지구온난화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계속된다면 인류의 22% 정도가 생존에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된다고 24일 밝혔습니다. 이 연구에는 영국 엑서터대, 중국 난징대,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 오스트리아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소, 미국 시애틀 워싱턴대,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덴마크 오르후스대, 네덜란드 바에닝언대 과학자들이 참여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및 생태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속가능’ 5월 23일자에 실렸습니다.

많은 나라가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하로 막겠다고 큰소리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실제 세계 각국의 기후정책을 분석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2100년까지 지구 평균온도는 2.7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입니다.

●인도 6억명 이상 위험에 노출

연구팀은 지구 평균온도 상승에 따라 얼마나 많은 사람이 위험에 노출되는지 시뮬레이션했습니다. 그 결과 현재와 같은 탄소 배출 상황이 지속돼 지구 평균온도가 2.7도 높아질 경우 인류의 5분의1 이상인 약 20억명이 생존이 불가능한 폭염에 노출됩니다.

지구온난화가 산업화 이전에 비해 3.6~4.4도 상승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넘는 약 50억명의 생존이 불확실해진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최근 세계기상기구(WMO)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7년까지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상승할 확률은 66%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3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발표한 ‘IPCC 제6차 평가보고서 종합보고서’에서는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1도 상승했다고 했습니다. 이번 연구팀은 1.2도가 넘는 순간부터 평균기온은 이전보다 가파르게 오르고 0.1도 상승할 때마다 약 1억 4000만명씩 생존에 위협을 받는다고 밝혔습니다.

●“인구감소와 비교 안 될 인적 비용”

연구팀에 따르면 미래 지구 인구를 95억명이라고 가정하고 지구 평균온도가 2.7도 상승했을 때 가장 많은 사람이 위험에 노출되는 나라는 인도입니다. 약 6억명 이상이 위험에 노출된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1.5도로 상승을 막을 경우 이 수치는 약 9000만명으로 떨어진다고 합니다. 그다음으로 위험한 나라는 아프리카대륙의 나이지리아로 약 3억명의 인구가 위험한 열기에 노출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부르키나파소, 말리 같은 국가는 거의 100% 인간이 살 수 없는 지역이 될 정도로 더워질 것이라고 분석됐습니다. 인구가 아닌 면적으로 따지면 호주와 인도는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 가장 넓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습니다.

이번 연구를 이끈 티모스 렌턴 영국 엑서터대 교수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인적 비용은 출산율 저하로 인한 인구 감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치명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용하 기자
2023-05-2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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