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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방부 펜타곤 폭발” 증시 출렁…러시아도 속은 AI 가짜사진의 위력 [월드뷰]

“美국방부 펜타곤 폭발” 증시 출렁…러시아도 속은 AI 가짜사진의 위력 [월드뷰]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3-05-23 14:31
업데이트 2023-05-23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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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불안 확산, 금융시장 일시 출렁
러시아·우크라이나 매체도 속속 타전
‘공포조장’ AI 가짜사진에 또 속았다
미 당국 “펜타곤 인근 사고 없다” 진화
미 대선 앞두고 AI 생성 가짜사진 초비상
전문가들 “유권자 맞춤형 허위정보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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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오전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미국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카운티에 있는 국방부 청사 펜타곤 영내에서 폭발이 발생했다는 소식과 함께 확인되지 않은 사진 한 장이 나돌기 시작했다. 확인되지 않은 SNS발 속보에 일부 투자자들이 동요하면서 금융 시장은 일시 출렁였다. 오전 9시 30분에 개장하는 미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3% 정도 떨어졌다가 회복했다. 해당 사진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만든 가짜로 드러났다. 2023.5.23 트위터
22일(현지시간) 오전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미국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카운티에 있는 국방부 청사 펜타곤 영내에서 폭발이 발생했다는 소식과 함께 확인되지 않은 사진 한 장이 나돌기 시작했다. 확인되지 않은 SNS발 속보에 일부 투자자들이 동요하면서 금융 시장은 일시 출렁였다. 오전 9시 30분에 개장하는 미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3% 정도 떨어졌다가 회복했다. 해당 사진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만든 가짜로 드러났다. 2023.5.23 트위터
미국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카운티에 있는 국방부 청사 펜타곤 근처에서 대형 폭발이 발생했다는 가짜뉴스가 나돌아 금융시장이 일시 출렁였다. 테러 의혹으로까지 이어진 해당 사진은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만든 가짜 사진으로 밝혀졌다.

22일(현지시간) 오전 트위터와 텔레그램 등 각종 SNS에 펜타곤 폭발 현장 사진이 하나 나돌기 시작했다. 사진에는 펜타곤과 닮은 직사각형 건물 주변에서 검은 연기 기둥이 치솟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사진은 오전 8시 42분 트위터 유료 인증 계정 ‘@CBKNews121’에 처음 게시됐다. 이 계정에서는 미국 내 음모론자들과 관계가 있는 여러 아이콘, 대표적 음모론 단체인 큐어넌에 대한 지지가 목격됐다.

게시물은 유명 ‘오픈 소스 정보’(OSINT) 관련 계정을 타고 급속도로 확산했다. 전쟁 당사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매체도 큰 관심을 보였다.

같은날 오전 10시 3분 러시아 해외 선전매체인 RT는 “펜타곤(미국 국방부 청사) 근처에 폭발 보도가 있다”고 트윗했고, 친러 세력은 환호했다.

반대로 우크라이나 나우는 텔레그램을 통해 해당 소식을 속보로 전하며 우려를 표했다.

사진은 트위터 팔로워 65만명으로 블룸버그통신의 헤드라인을 트윗하는 경제뉴스 인플루언서까지 퍼날랐다. 그는 오전 10시 6분쯤 “펜타곤 단지 근처에 대형 폭발”이라는 글을 올렸다가 나중에 삭제했는데, 그 사이 리트윗 수백건이 이뤄졌다.

팔로워 160만명을 보유한 월가의 유명 블로거 ‘제로헤지’도 “펜타곤 근처 폭발”이라는 설명과 함께 사진을 게시했다가 지웠다. 블룸버그 통신과 전혀 관계가 없는 ‘블룸버그 피드’ 등 가짜뉴스 제조단체들도 사진을 퍼뜨리는 데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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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오전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미국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카운티에 있는 국방부 청사 펜타곤 영내에서 폭발이 발생했다는 소식과 함께 확인되지 않은 사진 한 장이 나돌기 시작했다. 게시물은 유명 ‘오픈 소스 정보’(OSINT) 관련 계정(사진 오른쪽)을 타고 급속도로 확산했다. 전쟁 당사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매체도 큰 관심을 보였다. 왼쪽은 해당 소식을 전한 러시아 해외 선전매체인 RT 정. 2023.5.22 트위터
22일(현지시간) 오전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미국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카운티에 있는 국방부 청사 펜타곤 영내에서 폭발이 발생했다는 소식과 함께 확인되지 않은 사진 한 장이 나돌기 시작했다. 게시물은 유명 ‘오픈 소스 정보’(OSINT) 관련 계정(사진 오른쪽)을 타고 급속도로 확산했다. 전쟁 당사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매체도 큰 관심을 보였다. 왼쪽은 해당 소식을 전한 러시아 해외 선전매체인 RT 정. 2023.5.22 트위터
러시아 선전매체도 ‘깜빡’ 속아
투자자 동요→금융 시장 일시 출렁
AI 가짜사진의 위력


확인되지 않은 SNS발 속보에 일부 투자자들이 동요하면서 금융 시장은 일시 출렁였다.

오전 9시 30분에 개장하는 미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3% 정도 떨어졌다가 회복했다. 이는 시장에 큰 우려가 돌출할 때 나타나는 전형적 현상으로 관측됐다. 위기 때 투자자들이 피신하는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와 금의 가격은 반대로 잠시 상승했다.

불안이 확산하자 현지 언론인들이 속속 사실 확인에 나섰다.

블룸버그 수석 에디터 데이비드 요아킴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국방부 대변인은 오늘 아침 펜타곤에서 폭발 같은 건 없었다고 했다”며 “가짜 뉴스”라고 밝혔다.

튀르키예 국영방송 TRT 워싱턴 특파원 유누스 팍소이는 직접 찍은 현장 사진과 함께 “펜타곤 폭발은 없다. 가짜 뉴스”라고 전했다.

당국이 개입에 나선 것은 약 2시간 만인 같은 날 오전 10시 27분쯤이었다.

버지니아주 알링턴카운티 소방당국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SNS 등 온라인에 펜타곤 폭발 관련 정보가 돌고 있으나, 펜타곤 영내는 물론 그 근처에서 그 어떤 폭발이나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대중에게 즉각적인 위험은 없다”고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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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오전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미국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카운티에 있는 국방부 청사 펜타곤 영내에서 폭발이 발생했다는 소식과 함께 확인되지 않은 사진 한 장이 나돌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는 가짜로 드러났다. 튀르키예 국영방송 TRT 워싱턴 특파원 유누스 팍소이(사진 왼쪽)도 직접 찍은 현장 사진과 함께 “펜타곤 폭발은 없다. 가짜 뉴스”라고 전했다. 버지니아주 알링턴카운티 소방당국(사진 오른쪽)도 “SNS 등 온라인에 펜타곤 폭발 관련 정보가 돌고 있으나, 펜타곤 영내는 물론 그 근처에서 그 어떤 폭발이나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대중에게 즉각적인 위험은 없다”고 설명했다. 2023.5.22 트위터
22일(현지시간) 오전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미국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카운티에 있는 국방부 청사 펜타곤 영내에서 폭발이 발생했다는 소식과 함께 확인되지 않은 사진 한 장이 나돌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는 가짜로 드러났다. 튀르키예 국영방송 TRT 워싱턴 특파원 유누스 팍소이(사진 왼쪽)도 직접 찍은 현장 사진과 함께 “펜타곤 폭발은 없다. 가짜 뉴스”라고 전했다. 버지니아주 알링턴카운티 소방당국(사진 오른쪽)도 “SNS 등 온라인에 펜타곤 폭발 관련 정보가 돌고 있으나, 펜타곤 영내는 물론 그 근처에서 그 어떤 폭발이나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대중에게 즉각적인 위험은 없다”고 설명했다. 2023.5.22 트위터
전문가들은 이번 소동에 다소 황당한 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디지털자료분석단체 ‘벨링캣’ 조사관 닉 워터스는 “사진을 두고 허둥지둥한 게 아예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어 “사진은 진짜 공간이 아닌 까닭에 진짜 위치를 찾을 수 없고 워싱턴DC 어느 곳에도 그런 건물은 없다”고 지적했다.

해당 사진에서는 AI가 이미지를 생성하는 과정에서 건물 앞의 서로 다른 담장이 변형되고 뒤섞인 흔적도 포착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AI발 가짜뉴스 하나가 세상을 어느 정도로 뒤흔들 수 있는지가 재확인됐다.

AP통신은 “점점 섬세해지고 접근하기 편한 프로그램이 일상에 가할 수 있는 혼란이 이번 사태에서 부각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요 선거를 앞두고 사실 여부를 쉽게 가려낼 수 없는 가짜뉴스가 대규모로 유통될 경우 선거 판도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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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오전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미국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카운티에 있는 국방부 청사 펜타곤 영내에서 폭발이 발생했다는 소식과 함께 확인되지 않은 사진 한 장이 나돌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는 가짜로 드러났다. 2023.5.23 트위터
22일(현지시간) 오전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미국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카운티에 있는 국방부 청사 펜타곤 영내에서 폭발이 발생했다는 소식과 함께 확인되지 않은 사진 한 장이 나돌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는 가짜로 드러났다. 2023.5.23 트위터
미 대선 국면 AI발 허위정보 유포 우려
“유권자 맞춤형 허위정보·사진·음성 등장”


20일 영국 가디언은 생성형 AI 작업물은 사람들에게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 상호작용을 통해 더 설득력 있는 방식으로 표현된다는 점에서 대규모로 선거에 악용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고 짚었다.

미국 사이버보안 업체인 ‘레코디드 퓨처’의 알렉산더 레슬리 분석가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이런 기술이 더 진보하고, 더 널리 이용 가능해질 수 있다”며 “폭넓은 교육과 인식 개선 없이는 이것이 대선의 진짜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앨런 튜링 연구소의 AI 연구 재단을 맡고 있는 마이클 울드리지 교수도 “AI 기술이 만들어낼 가짜뉴스가 내 가장 큰 걱정거리”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과 미국에서 선거 일정이 다가오고 있고, 소셜미디어가 허위정보 전달의 강력한 도구라는 점은 이미 알려져 있다”며 “생성형 AI는 이런 가짜뉴스를 산업적인 규모에서 찍어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주 간단한 프로그래밍 지식만 갖고 있다면, 온라인상 허위 계정들을 만든 후 특정 성향이나 특정 지역의 유권자를 겨냥한 맞춤형 가짜뉴스를 생산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역시 16일 미 의회 청문회에서 “가장 우려하는 분야 중 하나는 이러한 모델이 설득과 조작을 통해 일종의 일대일 대화형 허위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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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확산한 순백의 패딩 입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진(왼쪽)은 인공지능(AI) 툴 미드저니(Midjourney)로 만들어진 가짜로 밝혀졌다. 오른쪽은 인공지능(AI) 툴 미드저니(Midjourney)가 구현해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가짜 사진. 트위터
지난 3월 확산한 순백의 패딩 입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진(왼쪽)은 인공지능(AI) 툴 미드저니(Midjourney)로 만들어진 가짜로 밝혀졌다. 오른쪽은 인공지능(AI) 툴 미드저니(Midjourney)가 구현해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가짜 사진. 트위터
실제로 챗GPT가 내뱉는 그럴싸한 답변, 미드저니와 같은 도구가 만들어내는 매끈한 이미지, 일부 ‘딥페이크’ 동영상 등은 이미 현실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성추문 사건과 관련해 체포 전망이 제기되던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수갑을 차고 경찰에 연행되는 모습의 AI 가짜 사진이 유포됐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 풍의 하얀 패딩 재킷을 입은 허위 이미지도 대중에 실제인 것처럼 인식돼 논란이 벌어진 바 있다.

지난 1월에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목소리를 사용해 그가 마치 백악관 회견을 통해 트랜스젠더 혐오 발언을 내뱉은 것처럼 꾸며낸 AI 영상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뉴스가드 공동CEO인 스티븐 브릴은 “누군가 이런 잘못된 이야기를 고의적으로 대량 생산하기 위해 AI를 활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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