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설 리스크 피하고 화제성 높고…‘가상인간 쇼호스트’ 늘어난다

구설 리스크 피하고 화제성 높고…‘가상인간 쇼호스트’ 늘어난다

김현이 기자
김현이 기자
입력 2023-05-10 00:14
업데이트 2023-05-10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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쓱닷컴 ‘와이티’ 정식 발탁

섬유유연제 향기 맡고 “좋아요”
사람보다 조회수·매출 30% 많아
롯데홈쇼핑 ‘루시’ 네 차례 완판
1020 ‘잘파’세대의 호감도도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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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가 가상 인간을 쇼호스트, 패션 모델 등 마케팅 활동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사진은 신세계그룹이 개발한 가상 인간 ‘와이티’가 상품 판매 영상을 진행하는 모습.
유통업계가 가상 인간을 쇼호스트, 패션 모델 등 마케팅 활동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사진은 신세계그룹이 개발한 가상 인간 ‘와이티’가 상품 판매 영상을 진행하는 모습.
“냄새 너무 좋은데? 엄마, 빨래 뭐로 했어?”

긴 생머리의 젊은 여성이 옷소매 냄새를 맡고 발랄하게 외친다. 신인 쇼호스트인가 싶지만 온라인 쇼핑몰 쓱(SSG)닷컴에서 정식으로 활동하게 된 가상 인간 ‘와이티’다.

쓱닷컴의 모바일 영상 쇼핑 플랫폼 ‘쓱티비’에서 2분 남짓한 길이의 상품 판매 영상을 진행하는데, 사람 대역에 딥페이크(인공지능을 활용한 영상 편집) 기술을 활용해 입 모양과 표정 등이 자연스러운 것이 특징이다. 쓱닷컴은 와이티를 두 달여간 테스트 방송에 투입해 가능성을 확인했다.

9일 쓱닷컴에 따르면 와이티가 등장한 영상은 실제 쇼호스트의 영상에 견줘 조회수와 매출이 평균 30%가량 높다. 지난달 테스트 차원에서 와이티가 진행한 스와로브스키 장신구 판매 영상은 누적 조회수가 3만회에 달하고, 화장품 에스케이투 판매 영상은 매출이 2억원에 근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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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가 가상 인간을 쇼호스트, 패션 모델 등 마케팅 활동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사진은 롯데홈쇼핑의 ‘루시’가 상품 판매 영상을 진행하는 모습/
유통업계가 가상 인간을 쇼호스트, 패션 모델 등 마케팅 활동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사진은 롯데홈쇼핑의 ‘루시’가 상품 판매 영상을 진행하는 모습/
유통업계에서 가상 인간의 활용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롯데홈쇼핑이 개발한 가상 인간 ‘루시’도 지난해 12월부터 모바일 실시간 방송 판매 진행자로 나섰다. 아직 호흡이 긴 TV 방송을 진행하기는 어렵지만, 모바일 앱에서 20~30분짜리 실시간 방송을 진행하는 데는 손색이 없다. 그동안 ‘미우미우’, ‘메종 마르지엘라’ 등 인기 명품 브랜드의 지갑과 가방 등을 판매하면서 네 차례 완판을 기록했다. 롯데홈쇼핑은 앞으로 루시의 자체 목소리를 개발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고도화해 대역 없이 완전히 자동화된 모델을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패션 기업 LF도 1년간의 개발 끝에 지난달 초 딥러닝 기술 기반의 가상 모델 ‘나온’을 내놨는데, 자사 옷 브랜드인 ‘던스트’뿐 아니라 타사 패션 브랜드와도 협업해 화보를 찍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가상 인간은 예기치 않은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화제를 몰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명 홈쇼핑 쇼호스트들이 생방송 중 부적절한 발언을 해 출연이 정지되는 일이 있었는데 가상 인간은 구설을 피하고 회사가 의도하는 대로 활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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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가 가상 인간을 쇼호스트, 패션 모델 등 마케팅 활동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사진은 LF의 ‘나온’이 촬영한 패션 화보.
유통업계가 가상 인간을 쇼호스트, 패션 모델 등 마케팅 활동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사진은 LF의 ‘나온’이 촬영한 패션 화보.
가상 세계에 익숙한 10·20대 ‘잘파’세대(Z세대와 알파세대의 합성어)는 가상 모델에 대한 호감도가 높다. ‘데뷔’한 지 2년이 넘는 루시의 경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팔로어가 13만명을 넘었고, 와이티도 4만명을 넘기면서 소비자와 기업 간의 소통 창구 역할도 하고 있다.

김현이 기자
2023-05-1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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