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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안 대리전’ 파라과이 대선, 친미·친대만 후보가 웃었다

‘양안 대리전’ 파라과이 대선, 친미·친대만 후보가 웃었다

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입력 2023-05-02 01:46
업데이트 2023-05-02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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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 페냐 ‘친중’ 알레그레에 완승
“美·대만 지정학적 관계 유지할 것”
대만 “투표로 민주적인 힘 보여줘”
중남미 휩쓸던 ‘핑크 타이드’ 멈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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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효하는 페냐
포효하는 페냐 71년 집권 저력을 등에 업은 파라과이 여당 콜로라도당의 산티아고 페냐 후보가 30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중도좌파 성향의 에프라인 알레그레를 제치고 승리가 확정되자 주먹을 들어 보이며 포효하고 있다.
아순시온 로이터 연합뉴스
동아시아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대리전 양상으로 큰 주목을 받은 파라과이 대통령 선거에서 ‘친미·친대만’ 우파 성항의 집권여당 산티아고 페냐(44) 후보가 승리했다.

콜로라도당(공화국민연합당·ANR) 소속의 페냐 후보는 30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42.74%의 득표율(개표율 99.89% 기준)로, 득표율 27.48%의 중도좌파 에프라인 알레그레(60) 후보를 가볍게 누르고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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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국을 제외하고 그간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파라과이 대선이 올해 국제사회의 눈길을 끈 건 파라과이가 양 후보가 지지하는 쪽이 달라 양안 관계의 대리전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1972년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한 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대만과 단교한 뒤에도 파라과이는 대만의 정식 수교국 13곳 중 한 곳이었다.

이번 파라과이 대선에서는 두 후보 간 ‘대만과 중국 중 어느 편에 서는 게 더 국익에 도움이 되냐’는 극명한 시각차가 뚜렷했다. ‘차이나 머니’를 앞세운 중국과 중남미에 거세게 일렁이는 온건 좌파 물결(‘핑크 타이드’)도 인구 750만명의 남미 내륙국 파라과이에서는 힘을 쓰지 못한 것이다.

페냐 당선인이 승리하며 외교적으로 미국과 대만과의 관계가 더 돈독해질 것으로 보인다. 페냐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월 CNN 인터뷰에서 “우리는 워싱턴(미국), 예루살렘(이스라엘), 대만이라는 지정학적 관계를 계속 안고 갈 것”이라며 “이 삼각형은 파라과이 발전을 위한 구도”라며 친대만, 친미국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친중 좌파 성향의 야당 후보인 알레그레는 선거 초반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며 ‘정권교체를 실현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지만 유세 막판 야권 대분열 위기 앞에 무릎을 꿇었다.

파라과이 주재 대만 대사관은 대선 결과 발표 직후 “투표로 시민의 민주적 힘을 세계에 보여 준 파라과이 국민에게 축하를 전한다”며 “산티아고 페냐 대통령 후보의 당선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페냐 당선인은 미 컬럼비아대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로 일하고 재무장관을 역임한 ‘경제통’이다. 그는 경제 부양에 우선순위를 두고 미국의 투자 유치, 친기업 정책 등 그간의 여당 정책을 계승할 것으로 보인다.

페냐의 당선으로 1947년 이후 딱 4년(2008∼2012년)을 제외하고 71년간 여당 자리를 지킨 콜로라도당은 ‘영원한 여당’의 아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파라과이는 멕시코와 브라질, 아르헨티나, 페루, 칠레 등 좌파 정권이 우후죽순 들어선 중남미의 핑크 타이드 속 몇 안 남은 우파 정권 명맥을 유지하게 됐다. 남미로만 한정하면 주요 13개국 중 에콰도르와 우루과이를 포함해 3개국이 우파로 분류된다.
최영권 기자
2023-05-0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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