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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값싼 韓 산업용 전기요금 보조금 수혜” 주장에… 산업용 전기요금 진짜 싼가 보니

美 “값싼 韓 산업용 전기요금 보조금 수혜” 주장에… 산업용 전기요금 진짜 싼가 보니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3-04-19 20:58
업데이트 2023-04-19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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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기요금을 보조금으로 첫 규정… 한국 철강에 0.5% 상계관세 예비판정

2021년 동결 이후 연동제로 인상 지속
1월 산업용 152원, 주택용 145원 역전
정부 “특정 산업 위한 전기료 책정 안해”
작년 9월 대용량 산업용 차등 인상 적용
OECD 평균의 83%… 원가 이하 공급
“요금 정상화로 수출 꼬투리 안 잡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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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인상, 일단 ‘정지’
전기요금 인상, 일단 ‘정지’ 당정이 31일 ‘국민 부담’을 이유로 올 2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 시기·폭 결정을 보류 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시내 골목에 늘어선 전깃줄. 2023.03.31. 뉴시스
원가 이하로 전기를 팔면서 한국전력공사의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가운데 미국 상무부가 지난 2월 말 2021년산 한국산 후판에 0.5% 상계관세를 매기는 예비판정을 내리며 “한국의 값싼 전기료가 보조금 수혜에 해당된다”는 주장을 또 제기했다. 한전이 가정용에 비해 산업용 전기를 매우 싸게 공급한다는 ‘상식’을 미국 측이 다시 한번 언급한 것이다.

“시장 원리 적용…몇 년 전 주장일뿐”
미소마진에 상계관세 부과는 안될듯

하지만 미국 측의 주장은 몇 년 전 상식에 기반한 주장일 뿐 최근에는 맞지 않는 얘기라고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 등이 19일 설명했다. 2021년 물가 인상 우려에 전기요금이 동결되긴 했지만 이후 연료비 연동제 적용을 받아 꾸준히 상승했다는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특정 산업이 아닌 지금까지 시장 원리에 따라 산업용 전기요금이 매겨왔다”면서 “업계와 소통하면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와 업계는 통상 3~6개월이 걸리는 미 상무부의 최종 판정을 지켜봐야겠지만 0.5% 상계관세는 ‘혐의는 있으나 미미해 기소유예’에 해당하는 미소마진에 해당돼 상계관세 부과 대상은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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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전기요금 누진제 효력 인정
대법, 전기요금 누진제 효력 인정 주택용 전기요금에 적용되는 현행 ‘누진제’가 정당하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30일 박모 씨 등 87명이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낸 전기요금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시내 전력 계량기. 2023.3.30 연합뉴스
‘고압에 대용량’ 산업용 공급단가 저렴
2017년 주택용 누진제 개편 이후 갭 줄어

전체 전력 판매량의 50.1%를 차지하는 산업용 전기요금은 고압에 대용량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주택용(14.6%)보다 공급단가를 저렴하게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바뀐 것은 주택용 요금 누진제로, 누진제가 완화되면서 산업용과 주택용 간 요금 격차가 줄었다.

구체적으로 2017년 주택용 요금 누진제가 6단계에서 3단계로 완화돼 평균 12% 인하 효과가 발생했고 지난해 9월 대용량 산업용 전기를 차등 인상하면서 갭이 더욱 좁혀졌다. <br>

올해 1월에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h당 151.7원으로 주택용(145.3원)보다 높았다.

지난해 세 차례, 올해 한 차례 요금을 인상한 상황에서 미 상무부가 2021년 산업용 전기료를 비교해 한국 철강산업 보조금을 언급하는 건 최근 전기료 단가 체계에서는 다소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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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지난해 적자 32조원, 전기요금으로 이어질까
한전 지난해 적자 32조원, 전기요금으로 이어질까 26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국전력 서울본부 현판과 오피스텔 건물 내 전기 계량기의 모습. 한전이 지난해 실적 32조 6034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도 8조6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에너지 공기업들의 재무 건전성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레이어 합성. 2023.2.26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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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가스 요금 당정에서 발언하는 이창양 산업부 장관
전기·가스 요금 당정에서 발언하는 이창양 산업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기·가스 요금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3.31 연합뉴스
원가 미달 산업용 전기요금에 차가운
국제 시선…“요금 정상화로 오해 없애야”

그러나 여전히 원가 미달의 산업용 전기요금을 지켜보는 국제사회의 시선은 차갑다. 정부 안팎에서도 한전이 전기를 팔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가 되지 않도록 전기요금의 생산 원가와 공급단가(판매단가)를 대등하게 맞추는 산업용 전기요금 정상화로 치열한 국가 간 수출 전선에서 불필요한 꼬투리를 잡혀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시장 원리에 따라 발전 원가와 전기 공급단가가 거의 비슷했던 이전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원가보다 낮은 수준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한국 정부가 산업계 보조금 지원’ 주장의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아 요금 정상화로 오해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2021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산업용 전기요금은 ㎿h당 115.5달러로 한국(95.6달러)은 평균치의 82.8% 수준이다. 영국 187.9달러, 독일 185.9달러, 일본 146.8달러, 프랑스 136.0달러, 폴란드 119.8달러 등 주요국들은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던 2021년 하반기 산업용 전기요금을 대폭 올렸지만 한국은 서민 경제 부담을 이유로 동결, 인상하지 않았다.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2020년 ㎾h당 107.4원에 공급했지만 2021년에는 105.5원으로 더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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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박대출 정책위의장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박대출 정책위의장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기·가스 요금 민·당·정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4.6 연합뉴스
세종 강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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