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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쏘시개 속 쪽지문, 16년 전 인천 택시 강도살인범 잡았다

불쏘시개 속 쪽지문, 16년 전 인천 택시 강도살인범 잡았다

한상봉 기자
한상봉 기자
입력 2023-03-08 03:01
업데이트 2023-03-08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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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끈질긴 수사로 2명 구속
방화에 쓰인 종이서 지문 발견
CCTV 찍힌 2400명 직접 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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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찰청 중요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은 강도살인 혐의로 A씨와 B씨 등 남성 2명을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이들은 2007년 7월 1일 인천시 남동구 한 도로변에서 택시기사를 살해하고 현금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은 경찰에 검거된 A씨 모습. 2023.3.7 인천경찰청 제공
인천경찰청 중요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은 강도살인 혐의로 A씨와 B씨 등 남성 2명을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이들은 2007년 7월 1일 인천시 남동구 한 도로변에서 택시기사를 살해하고 현금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은 경찰에 검거된 A씨 모습. 2023.3.7 인천경찰청 제공
16년 전 인천에서 40대 택시 기사를 살해한 뒤 6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던 남성 2명이 경찰의 끈질긴 수사 끝에 검거됐다. 경찰은 범인들이 택시에 불을 지를 때 사용한 종이 불쏘시개에서 ‘쪽지문’(작은 지문)을 채취해 수천 명의 용의자 중 한 명을 범인으로 특정할 수 있었다.

인천경찰청 중요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은 강도살인 등의 혐의로 40대 남성 2명을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20대였던 2007년 7월 1일 오전 3시쯤 인천 남동구 남촌동 제2경인고속도로 남동고가 밑에서 택시 기사 이모(당시 43세)씨를 흉기로 17차례 찔러 살해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친구 사이인 이들은 시신을 범행 현장에 방치한 채 택시를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한 주택가에 버린 뒤 뒷좌석에 불을 지르고 달아났다.

사건 발생 직후 경찰은 수사전담반을 꾸리고 수도권에 등록된 용의 차량 5968대를 수사했다. 휴대전화 기지국 통신 기록 2만 6300여건을 확인하고 876가구를 탐문했으나 단서를 찾지 못했다. 2016년 사건을 넘겨받은 인천경찰청 중요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은 지문 재감정 등 보강수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택시 방화 현장의 폐쇄회로(CC)TV에 찍힌 흰색 번호판 차량을 특정하기 위해 같은 종류의 차량 9만 2000여대를 재차 분석했고 이후 의심 차량을 990대로 압축했다. 이어 의심 차량의 전·현 소유주 2400명을 직접 만났다. 마침내 불을 지를 때 불쏘시개로 사용한 차량 설명서 책자에서 쪽지문을 찾아내 감정했다.

경찰은 쪽지문을 대조하는 과정에서 A씨를 용의자로 특정해 지난 1월 5일 체포했고 지난달 28일 공범 B씨도 붙잡았다. A씨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부인했으나 B씨는 “A씨와 함께 범행했다”고 자백했다.

경찰 관계자는 “살인죄의 공소시효가 폐지된 데다 미제사건 수사팀이 운영됐고 과학 수사기법에 끈질긴 집념이 더해져 범인들을 검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가족 측은 “아무런 원한도 없으면서 겨우 6만원의 택시 운송수익금을 빼앗으려고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다니 기가 막힌다”며 울분을 토했다.
한상봉 기자
2023-03-0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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